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무죄
서울형사지법 1987. 5. 27. 선고 86노6773 제8부판결 : 확정
[위증피고사건][하집1987(2),542]
판시사항

증인의 증언이 허위인지 여부의 판결기준

판결요지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의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해당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함에 있다.

그러므로 보건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서 피고인의 원심법정에서의 판시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 원심증인 공소외 1, 2, 3의 각 증언과 검사 및 사법경찰관사무취급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및 공소외 1, 2, 3에 대한 각 진술조서, 법원주사 공소외 4 작성의 증인 신문조서등본의 각 기재 등을 들고 있으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경찰이래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공소외 5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5 회사라고만 한다)는 국내원양업자들로부터 구입한 수산물을 공소외 6주식회사(이하 공소외 6 회사라고만 한다)에 외상으로 판매하고 공소외 6 회사는 이를 공소외 1 등을 통하여 판매한 후 대금을 공소외 5 회사에 입금시키는 방법으로 거래를 하여 오던 중, 1983년에 들어 공소외 5 회사가 공소외 6 회사에대하여 외상대금의 지급을 독촉하자 공소외 5 회사, 6 회사 및 공소외 1간의 거래관계를 정산하기로 하여 공소외 5 회사의 수산물 판매과장으로 있던 피고인이 공소외 6 회사의 거래장부 등을 정사하기에 이르렀는데, 원래 공소외 5 회사는 공소외 6 회사와의 거래에 있어서 공소외 5 회사가 원양업자로부터 구입한 수산물의 매수대금과 경비를 합친 다음 이에 대한 3퍼센트의 이윤과 월 1.5퍼센트의 이자를 합산한 금액을 매매대금으로 정하여 왔으며 한편 피고인이 공소외 6 회사와 공소외 1간의 거래에 대한 대금정산을 함에 있어서는 공소외 6 회사의 회장인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공소외 6 회사가 공소외 1에 대하여 별도의 이윤을 남길 것 없이 공소외 5 회사로부터 매입한 금액 그대로 정산하라는 지시가 있었으므로 이에 따라 공소외 6 회사에 비치된 제장부 및 공소외 5 회사의 직원인 공소외 7의 출장보고 등을 토대로 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6 회사가 공소외 1에게 명태를 판매하고 받아야 할 미수금을 산출하여 본 결과 1983.1.에는 금 415,095,068원이, 같은 해 2.에는 금 395,243,709원이 되는 것으로 계산되어서, 같은 해 5.24. 피고인 공소외 1, 2 등이 공소외 6 회사의 사무실에 모인 자리에서 공소외 1이 공소외 6 회사에 지급할 수산물거래대금을 직접 공소외 5 회사에 지급하기로 하여 이에 따라 (1) 액면금 94,935,000원, 지급기일 1983.10.25.로 된 약속어음 (2) 액면금 352,896,169원, 지급기일 같은 해 11.25.로 된 약속어음 (3) 액면금 315,303,876원, 지급기일 같은 해 12.26.로 된 약속어음 각 1장(이하 이 사건 약속어음 3장이라고 한다)을 발행하였는 바, 위 (1)의 어음에 대하여는 공소외 1이 그 지급기일에 어음금을 공소외 5 회사에 지급하였으나 위 (2),(3)의 각 어음에 대하여는 일부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공소외 5 회사가 공소외 1을 상대로 약속어음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러 피고인은 위 약속어음금 청구사건의 민사법정에서 원고인 공소외 5 회사의 소송대리인이 신문하는대로 사실대로 대답하였을 뿐이고 그시 허위의 공술을 하고자 하는 범의가 없었다고 그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 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진술외에 원심이 유죄인정의 증거로서 채택거시한 그밖의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기로 한다.

먼저 증인 공소외 3의 경찰,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관하여 보건대, 위 증인의 원심법정에서의 증언 가운데는 증인이 공소외 1에게 위탁판매수수료를 지급한 적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부분이 있기는 하나(공판기록 제139정 참조), 위 증인의 수사기관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진술의 요지는 공소외 6 회사와 공소외 1간의 거래 형태는 위탁매매가 아닌 단순매매 관계이며 양자간의 명태거래대금의 총액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공소외 1이 공소외 6 회사로부터 건태를 가져가면 공소외 6 회사의 장부에는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외상매출금으로 기재된다는 것으로서 오히려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되는 것이므로 위 진술기재 부분은 신빙하기 어렵고(이 부분은 증인신문조서에 기재된 전후진술내용에 비추어 볼 때 오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다음 증인 공소외 2의 경찰,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관하여 보건대, 위 증인은 경찰에서는 공소외 1은 공소외 6 회사의 위탁판매인인데 이 사건 약속어음 3장을 누가 발행하였는지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공소외 1은 당시 공소외 6 회사에 대하여 위 약속어음 액면금 상당의 채무가 없었고 또한 공소외 1이 공소외 6 회사의 채무를 공소외 5 회사에 직접 변제하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진술하였다가(수사기록 제198-202정 참조), 검찰에서는 공소외 1이 공소외 6 회사로부터 수산물을 가져가면 그때부터 그 소유권은 공소외 1에게 있으며 당시 공소외 1이 공소외 6 회사에 줄 돈이 많았으므로 공소외 6 회사가 부담할 수산물대금을 공소외 1이 직접 부담하기로 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 3장을 발행한 것이라고 진술을 바꾸었다가(수사기록 제342-345정 참조), 원심법정에 이르러서는 위 증인 공소외 1 및 피고인이 모인 자리에서 증인이 공소외 1에게 공소외 5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 3장을 발행하도록 종용하였다고 진술하는 등(공판기록 제45정 참조) 일관성이 없어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듯한 위 증인의 경찰에서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신빙하기 어렵고 한편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공소외 6 회사와 공소외 1간의 명태거래로 인한 미수금의 액수에 대하여 위 증인은 원심법정에서 공소외 6 회사가 공소외 1에게 명태를 판매하면 그 단가 및 결제조건은 증인과 공소외 1 두사람 사이에서만 비밀리에 결정되고 담당직원은 증인이 알려주는 대로 장부에 기재하게 된다고 진술을 하면서도, 증인은 장부관계에 대하여는 아는 바가 없고 단지 공소외 1의 공소외 6 회사에 대한 채무는 수억원일 것이라고 진술하고(공판기록 제45-49정 참조) 있을 뿐이므로 위와 같은 위 증인의 진술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위증죄의 유죄의 증거로 삼기에는 심히 부족하다 할 것이다.

끝으로 증인 공소외 1의 경찰,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관하여 보건대, 위 증인은 경찰에서는 증인은 공소외 6 회사의 수산물위탁판매인인데 이 사건 약속어음 3장을 발행한 사실조차 없다고 진술하였다가(수사기록 제106-114정 참조),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는 1983.5.24. 공소외 6 회사의 사무실에서 증인 공소외 2 및 피고인 등이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이 사건 약속어음 3장이 작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증인은 공소외 6 회사에게 지급할 채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단지 공소외 2의 부탁을 받아 견질용으로 위 약속어음을 발행한 것이라고 진술하는 등 전후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뒤에서 드는 증거들에 비추어 볼 때 위 증인의 진술을 그대로 신빙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의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뒤어야 할 것인 바( 대법원 1987.1.20.선고 86도485 판결 , 동 1987.3.24. 선고 87도27 판결 참조), 이 사건 기록에 편철된 계산서, 어획물 인수량 및 판매현황 등의 각 사본(공판기록 제51정 내지 제118정)의 기재내용에 서울민사지방법원 (사건번호 생략)호 원고 공소외 5 회사, 피고 공소외 1간의 약속어음금청구사건의 소송의 진행경과 등을 아울러 검토하여 보면 이미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변소가 일응 수긍이 가고, 그와 같은 경위로 공소외 6 회사의 관계장부를 실사하여 공소외 6 회사와 공소외 1간의 거래명세를 작성한 피고인이 위 거래명세표를 토대로 하여 발행된 이사건 약속어음 3장 중 지급되지 않은 어음미수금청구사건의 소송과 관련한 이 사건 증언에서 위 소송대리인이 묻는 대로 공소사실기재와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증언을 함에 있어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거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살펴보아도 이를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을 유죄로 단정하였으니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잘못이 있다 할 것이고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그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공소외 5 회사의 수산물 판매과장으로 있는 자인 바, 1984.10.23. 14:00경 서울 중구 서소문동 소재 서울민사지방법원 제111호 법정에서 원고가 공소외 5 회사, 피고가 공소외 1인 (사건번호 생략) 약속어음금 청구사건에 관하여 법률에 의하여 선서하고 증언함에 있어 공소외 6 회사가 공소외 1에게 명태를 판매하고 그 대금을 정산하여 미수금이 415,095,068원이나 395,243,709원으로 되었던 일이 전혀 없었음에도 원고 대리인의 신문에 답하면서 1983.1.에 " 공소외 6 회사는 피고에게 명태를 판매하고 이를 정산하여 미수금이 415,095,068원이 있었다"라고 말하고, 1983.2.에 " 공소외 6 회사는 피고에게 명태를 판매하고 대금을 정산하여 미수금이 395,243,709원이 발생하였다"라고 말하여 기억에 반하여 허위의 공술을 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는 바, 앞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의 선고를 하는 것이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오섭(재판장) 홍경호 권순일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