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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2. 23. 선고 99후1768 판결
[등록무효(의)][공2001.4.15.(128),806]
판시사항

[1] 의장법 제5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국내 또는 국외에서 공지된 의장'의 의미

[2] 교육용 영어 카세트테이프를 제작·판매하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고안을 의뢰하여 원고가 창작한 등록의장이 표현된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목합 샘플에 피고 회사가 소외인에게 의뢰하여 만든 하드커버와 드라이보드의 샘플을 접합함으로써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완제품 샘플을 만든 후 종래 피고 회사에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를 제작·공급하여 오다가 피고 회사와 함께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제품 개발에 착수하여 온 피고 회사의 계열사 실무담당직원들에게 위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완제품 샘플을 제시한 경우, 등록의장이 그 출원 전에 공지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의장법 제5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국내 또는 국외에서 공지된 의장'이라 함은 반드시 불특정 다수인에게 인식되었을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여져 있는 의장을 말한다

[2] 교육용 영어 카세트테이프를 제작·판매하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고안을 의뢰하여 원고가 창작한 등록의장이 표현된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목합 샘플에 피고 회사가 소외인에게 의뢰하여 만든 하드커버와 드라이보드의 샘플을 접합함으로써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완제품 샘플을 만든 후 종래 피고 회사에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를 제작·공급하여 오다가 피고 회사와 함께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제품 개발에 착수하여 온 피고 회사의 계열사 실무담당직원들에게 위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완제품 샘플을 제시한 경우, 등록의장이 그 출원 전에 공지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원모)

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현대영어사 (소송대리인 아주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황선당 외 8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피고 회사는 교육용 영어 카세트테이프를 제작·판매하는 회사로서 평소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를 계열사인 소외 주식회사 새한음반(이하 '새한음반'이라고만 한다)으로부터 공급받아 오다가, 1994년 초경 새한음반과 함께 재활용 가능한 카세트테이프를 개발하는 일에 착수하게 되었다.

피고 회사의 제작관리과장으로 근무하던 소외 1은 1994년 3월경 원고에게 재활용이 가능하고 자동화작업까지 가능한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개발을 의뢰하였고, 원고는 1994년 6월경 이 사건 등록의장[1995. 2. 16. 출원, 1996. 6. 28. 등록, (등록번호 생략)] 중 바탕부를 제외한 카세트테이프 수납체를 창작하여 그 목합(나무로 실제 제품과 동일한 크기와 형태로 만든 것) 샘플을 위 소외 1에게 건네주었다.

위 소외 1은 위 건네받은 목합 샘플을 소외 2와 소외 3에게 보여 주고 하드커버와 드라이보드의 샘플을 제조하게 한 후 위 목합 샘플에 접합함으로써 이 사건 등록의장과 동일한 완제품 샘플을 만들었고, 이어 1994년 9월경 이러한 완제품 샘플을 가지고 신제품 개발에 관한 한 경쟁관계에 있던 위 새한음반을 찾아가 관리과 실무담당직원들에게 샘플을 보여 주면서 그 기능 개선효과 등을 설명해 준 바가 있다.

그런데 만일 위 완제품 샘플이 채택된다면 기존의 하청업체들을 정리하여야 할 문제점 등으로 위 완제품 샘플에 대하여 탐탁치 않게 여기던 새한음반은 자체적으로 다른 샘플을 만들어 1994년 12월경 피고 회사에 제출함으로써 양 샘플은 경합하게 되었고, 그 후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한 끝에 1995년 2월말경 원고의 샘플이 채택되었다.

한편, 원고와 위 소외 1은 위 소외 1의 처인 소외 4 명의로 등록출원을 하기로 하고, 1995. 2. 16. 이 사건 등록의장에 관한 등록출원을 하여 1996. 6. 28. 그 등록을 마쳤으며, 1997. 3. 15. 원고 앞으로 의장권이전등록이 이루어졌다.

나.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이 사건 등록의장은 늦어도 그 출원 전인 1994년 9월경 피고 회사의 제작관리과장이던 위 소외 1이 위 완제품 샘플을 가지고 새한음반을 찾아가 그 관리과 실무담당직원들에게 공개함으로써(비록 위 샘플의 카세트테이프 수납체가 이 사건 등록의장의 재질인 합성수지가 아니라 나무로 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재질만의 차이로 별개의 의장이라 할 수 없다.) 공지되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등록의장은 인용의장과 대비하여 볼 필요도 없이 그 등록이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2. 의장법 제5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국내 또는 국외에서 공지된 의장'이라 함은 반드시 불특정 다수인에게 인식되었을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여져 있는 의장을 말한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후377 판결 등 참조).

3. 원심 판시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의장을 창작한 자는 원고이고 피고 회사는 그 고안을 의뢰한 자이므로, 피고 회사는 신의칙상 이 사건 등록의장이 표현된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완제품 샘플에 관하여 비밀로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에게 직접 카세트테이프 수납체의 개발을 의뢰한 위 소외 1 역시 피고 회사를 위하여 당연히 그 비밀을 보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새한음반은 종래 피고 회사가 제조·판매하는 교육용 영어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를 제작·공급하여 온 피고 회사의 계열사이므로, 위 소외 1이 새한음반의 실무담당직원들에게 위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완제품 샘플을 제시한 것은 제품의 판매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제품의 개발단계에서 위 완제품의 시장성과 상품성 등을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고, 또 피고 회사와 새한음반의 양 회사는 이 사건 등록의장과 출원 전까지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위 완제품 샘플을 채택하기로 결정하였는바, 이러한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새한음반이나 그 관계직원들은 신의칙상 또는 사회통념상 피고 회사를 위하여 위 완제품 샘플의 의장을 비밀로 하여야 할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당시 양 회사간에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제품의 개발에 관하여 경쟁관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소외 2와 소외 3이 위 소외 1의 의뢰에 따라 하드커버와 드라이보드의 샘플을 만들어 원고가 고안한 목합 샘플에 접합함으로써 카세트테이프 수납케이스 완제품 샘플을 만들었다거나, 위 소외 1의 처인 소외 4 명의로 이 사건 등록의장이 출원되어 등록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등록의장이 그 출원 전에 공지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등록의장이 그 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공지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등록의장이 그 출원 전에 공지된 의장이라고 판단하고 인용의장과의 유사 여부를 살피지 아니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의장의 공지 여부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송진훈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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