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의료인 등이 보존하여야 할 진료기록부 등의 범위 및 보존연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각 호 의 규정이 한정적, 열거적인 것인지 여부(적극)
[2] 초음파 검사 사진이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제6호 에 정한 방사선사진에 준용되는지 여부(소극)
[3] 종합병원 산부인과 의사가 분만실에 내원한 환자에 대하여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도 초음파사진을 보존하지 않았다고 하여 15일간 의사면허를 정지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의료법 제22조 제2항 은 의료인 등이 보존하여야 한 진료기록부 등의 범위 및 보존연한에 관하여 시행규칙에 위임하고, 그에 따라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에서 제1호 에서 제9호 까지 보존하여야 할 진료에 관한 기록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규정하고 있는 위 각 규정의 규정형식, 그 밖에 수범자인 의료인의 입장에서 광범한 진료에 관한 기록 중 보존의무를 부담하는 진료기록의 범위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큰 점, 더욱이 의료법은 의료법 제22조 제2항 에 위반하여 진료기록부 등을 보존하지 않은 의료인에 대하여 행정적 제재뿐만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각 호 의 규정은 한정적, 열거적인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2] 초음파 검사는 방사선 검사와 그 기능, 원리 및 작용방식 등이 상이하여, 의료법 제22조 규정의 취지와 함께 환자 및 태아의 상태에 관한 객관적 정보를 담은 것으로서 초음파 검사 사진이 가지는 의미와 보존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는 사정만으로 초음파 검사 사진이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제6호 에 정한 방사선사진에 준용된다고 볼 수 없다.
[3] 종합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의사가 분만실에 내원한 환자에 대하여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도 초음파 사진을 보존하지 않았다고 하여 의료법 제22조 제2항 의 위반을 이유로 15일간 의사면허를 정지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의료법 제22조 제2항 의 위임에 따라 진료기록부 등의 범위 및 보존연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같은 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각 호 의 규정이 한정적, 열거적인 것이고, 초음파 검사는 방사선 검사와 그 기능, 원리 및 작용방식 등이 서로 달라 초음파 검사 사진이 위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제6호 에 정한 방사선사진에 준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에서 초음파 검사 사진을 보존하여야 할 진료에 관한 기록의 하나로 명시하지 않은 이상 의사가 초음파 사진을 보존하지 않았다고 하여 의료법 제22조 제2항 에 따른 보존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어, 이를 전제로 한 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의료법 제22조 제2항 ,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2]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제6호 [3] 의료법 제22조 제2항 ,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조율 담당변호사 전호성)
피고
보건복지가족부장관
변론종결
2009. 9. 17.
주문
1. 피고가 2009. 7. 14. 원고에 대하여 한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7. 3.경부터 서울 영등포구 (동 및 지번 생략)에 위치한 ○○병원에서 산부인과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는 의사이다.
나. 피고는 2009. 7. 14.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의료법 제22조 를 위반하여 환자 소외인의 초음파사진을 보존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8호 (행정처분서상의 ‘ 제3호 ’는 오기로 보인다) 및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제4조 [별표] 행정처분기준 1. 공통기준 라. (1), 2. 개별기준 가. (15)의 규정을 적용하여 2009. 8. 1.부터 2009. 8. 15.까지 15일간 원고의 의사면허를 정지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초음파 검사 사진은 의료법 제22조 제2항 및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에서 보존의무를 지우고 있는 진료기록부 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초음파 검사 사진이 위 규정상의 진료기록부 등에 해당하여 보존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원고는 2008. 12. 8. 원고가 근무하는 ○○병원 분만실에 내원한 소외인에 대하여 분만 전 태아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당시 산모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에 병원 중앙컴퓨터시스템에 연결되어 검사 결과가 자동으로 저장되는 외래진료실 초음파기기 대신에 검사 결과가 저장되지 않는 분만실 이동식 초음파기기를 사용하여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대신 검사 결과를 기록해 두었던 바(갑 제3호증의 1, 2), 이와 같이 초음파사진 보존을 위해 분만이 임박한 산모를 외래진료실로 데리고 가 검사를 하여야 한다는 것은 부당한 점, 이동식 초음파기기까지 모두 병원 중앙컴퓨터시스템에 연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제22조 (진료기록부 등)
① 의료인은 각각 진료기록부, 조산기록부, 간호기록부, 그 밖의 진료에 관한 기록(이하 ‘진료기록부 등’이라 한다)을 갖추어 두고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하여야 한다.
제66조 (자격정지 등)
①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8. 그 밖에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
제90조 (벌칙)
제15조 (진료에 관한 기록의 보존)
① 의료기관의 개설자 또는 관리자는 진료에 관한 기록을 다음 각 호에 정하는 기간 동안 보존하여야 한다.
1. 환자 명부 : 5년
2. 진료기록부 : 10년
3. 처방전 : 2년
4. 수술기록 : 10년
5. 검사소견기록 : 5년
6. 방사선사진 및 그 소견서 : 5년
7. 간호기록부 : 5년
8. 조산기록부: 5년
9. 진단서 등의 부본(진단서·사망진단서 및 시체검안서 등을 따로 구분하여 보존할 것) : 3년
4조 (행정처분기준)
「의료법」제68조 와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제25조 에 따른 행정처분기준은 [별표]와 같다.
[별표] 행정처분기준
1. 공통기준
다. 행정처분기관은 의료관계 법령의 위반행위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이 규칙이 정하는 행정처분기준에 불구하고 그 정상을 참작하여 해당처분의 감경기준 범위 안에서 감경하여 처분할 수 있다.
감경대상 | 감경기준 |
자격·업무 또는 영업정지 | |
(1) 해당사건에 관하여 검사로부터 기소유예의 처분을 받은 때 | 해당처분기준의 2분의 1의 범위 안에서 감경 |
2. 개별기준
위반사항 | 근거 법령 | 행정처분기준 |
(15) 법 제22조를 위반하여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보존하지 아니한 경우 | 법 제66조 제1항 제3호 및 제8호 | 자격정지 1개월 |
다. 판단
의료법 제22조 제1항 은 “의료인은 각각 진료기록부 그 밖의 진료에 관한 기록(이하 ‘진료기록부 등’이라 한다)을 갖추어 두고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하여야 한다”라고, 같은 조 제2항 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기록부 등을 보건복지가족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존하여야 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으며,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은 의료법 제22조 제2항 의 위임에 따라 제1호 내지 제9호 에서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의사 등이 직접 기록한 장부 자체를 뜻하는 협의의 진료기록부(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제2호 의 진료기록부는 이러한 협의의 진료기록부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를 비롯하여 그 밖에 진료에 관한 기록으로서 보존하여야 할 것들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개별 진료에 관한 기록별로 보존연한을 정하여 보존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의료법은 의료법 제22조 제2항 에 위반하여 진료기록부 등을 보존하지 않은 의료인에 대하여 자격정지( 의료법 제66조 ), 형벌( 의료법 제90조 )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법 제22조 에서 진료기록부 등의 작성, 보존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 자신으로 하여금 환자의 상태와 치료의 경과에 관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 보존하여 이를 그 이후 계속되는 환자치료에 이용하도록 함과 아울러 다른 의료관련 종사자들에게도 그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의료행위가 종료된 이후에는 그 의료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에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124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의료법 제22조 제2항 은 의료인 등이 보존하여야 할 진료기록부 등의 범위 및 보존연한에 관하여 시행규칙에 위임하고, 그에 따라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에서 제1호 에서 제9호 까지 보존하여야 할 진료에 관한 기록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규정하고 있는 위 각 규정의 규정형식과 그 밖에 수범자인 의료인의 입장에서 광범한 진료에 관한 기록 중 보존의무를 부담하는 진료기록의 범위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 필요성이 매우 큰 점,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의료법은 의료법 제22조 제2항 에 위반하여 진료기록부 등을 보존하지 않은 의료인에 대하여 행정적 제재뿐만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각 호 의 규정은 한정적, 열거적인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초음파 검사는 방사선 검사와 그 기능, 원리 및 작용방식 등이 상이하다 할 것이어서, 앞서 의료법 제22조 규정의 취지와 함께 환자 및 태아의 상태에 관한 객관적 정보를 담은 것으로서 초음파 검사 사진이 가지는 의미와 보존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초음파 검사 사진이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방사선사진에 준용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에서 초음파 검사 사진을 보존하여야 할 진료에 관한 기록의 하나로 명시하지 아니한 이상 원고가 초음파 사진을 보존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의료법 제22조 제2항 에 따른 보존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