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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집행유예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6. 5. 선고 2015고합282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이상현(기소), 박하영(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다임 담당변호사 김태영

주문

1.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2년 6개월로 정한다.

2. 다만, 이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3. 압수된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백색 분말 0.91g(비닐피 포함, 증 제1호), 엑스터시로 추정되는 알약 6정(증 제2호), 대마로 추정되는 녹갈색 건초 2.1g(비닐피 제외, 증 제3호), 대마로 추정되는 녹갈색 건초 0.75g(비닐피 제외, 증 제4호), 성분 미상의 빨간색 캡슐 1정(증 제14호), 성분 미상의 빨간색 캡슐 1정(증 제17호), 필로폰 흡입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터 8개(증 제33호), 필로폰 흡입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 기구 8개(증 제34호)를 몰수한다.

4. 피고인으로부터 28만 원을 추징한다.

5. 위 추징금에 해당하는 돈의 가납을 명한다.

6.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소부틸 니트리트 성분이 함유된 흥분제 사용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 점은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은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외국인으로, 마약류 취급자가 아니다.

1. 향정신성의약품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 이하 ‘필로폰’이라고 한다) 투약

가. 피고인은 2015. 2. 6.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 호텔 1208호실에서 공소외인과 함께 유리로 만든 흡연용 파이프에 필로폰 불상량을 넣고 라이터로 가열하여 발생하는 증기를 흡입하는 방법으로 이를 투약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5. 2. 8. 00:30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호텔 1502호실에서 공소외인과 함께 위 가.항과 같은 방법으로 필로폰 불상량을 투약하였다.

2. 향정신성의약품 엠디엠에이(MDMA, 일명 ‘엑스터시’, 이하 ‘엑스터시’라고 한다) 투약 및 교부

피고인은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은 일시 장소에서 엑스터시 1정을 물과 함께 삼키는 방법으로 투약하고, 공소외인에게 엑스터시 1정을 무상으로 교부하였다.

3. 필로폰 등 마약류 밀수입

피고인은 2015. 3. 14. 23:05경 인천 중구 소재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캐세이패시픽 CX430편 비행기를 이용하여 입국하면서 피고인의 여행용 가방에 대마 약 4.05g,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 약 0.29g, 5-메오-딥트 약 0.26g을 각 은닉하고, 피고인의 속옷 안에 필로폰 약 0.7g, 엑스터시 11정을 은닉한 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검색대를 통과하는 방법으로 이를 밀수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공소외인에 대한 검찰진술조서

1. 내사보고(사건 외 공소외인과 피혐의자의 채팅 내용 첨부, 피혐의자 인적사항 특정 경위) 및 첨부자료, 수사보고(일부 압수품에 대한 인천공항세관 분석실의 감정회보서 첨부, 필로폰 투약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기구에서 확인된 필로폰 양성 반응에 대하여, 피의자 인적사항 특정 경위 및 보강증거 첨부 관련, 피의자 추징금 관련) 및 첨부자료

1. 개인별 출입국 현황, 압수물 감정회보서(세관), 모발감정결과회보서(서덕순), 추송서, 피의자 모발 감정서

1. 압수된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백색 분말 0.91g(비닐피 포함, 증 제1호), 엑스터시로 추정되는 알약 6정(증 제2호), 대마로 추정되는 녹갈색 건초 2.1g(비닐피 제외, 증 제3호), 대마로 추정되는 녹갈색 건초 0.75g(비닐피 제외, 증 제4호), 성분 미상의 빨간색 캡슐 1정(증 제14호), 성분 미상의 빨간색 캡슐 1정(증 제17호), 필로폰 흡입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터 8개(증 제33호), 필로폰 흡입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 기구 8개(증 제34호)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 제50조 {5-메오-딥트, 케타민, 필로폰, 엑스터시 수입으로 인한 각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죄 상호간, 범정이 가장 무거운 5-메오-딥트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5-메오-딥트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 유기징역형 선택

필로폰 투약, 엑스터시 투약, 엑스터시 교부로 인한 각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가장 무거운 5-메오-딥트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사정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사정 거듭 참작)

1. 몰수

1. 추징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7조 단서{판시 제1항과 같이 투약한 필로폰 가액 20만 원= (1회 투약분 10만 원 × 2회) + 판시 제2항과 같이 투약한 엑스터시 가액 8만 원}

1. 가납명령

양형의 이유

1.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

1) 유형의 결정

마약 〉 수출입·제조 등 〉 제3유형(마약, 향정 가.목 및 나.목 등)

2) 권고영역의 결정

기본영역

3) 권고형의 범위

4년 ~ 7년

나. 제2범죄

1) 유형의 결정

마약 〉 투약·단순소지 등 〉 제4유형(마약, 향정 가.목 등)

2) 권고영역의 결정

기본영역

3) 권고형의 범위

1년 ~ 3년

다. 최종 형량범위{다수범 가중(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결과}

4년 ~ 8년 6월

2.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은 국내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이 마약을 유통시킬 목적으로 수입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는 유리한 사정이다.

마약 범행은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끼치는 행위이므로 엄벌의 필요성이 크다. 피고인이 의사로서 가지고 있는 지식 등을 활용하여 마약을 취득하고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불리한 사정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홍콩에 피고인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피고인의 가족들이 다수 있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에도 불구하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공소사실 요지

가. 임시향정신성의약품 이소부틸 니트리트 성분이 함유된 흥분제(일명 ‘러쉬’, 이하 ’러쉬‘라고 한다) 사용

피고인은 2015. 2. 8. 00:30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호텔 1502호실에서, 공소외인과 함께 러쉬의 병뚜껑을 열고 그 증기를 코로 흡입하는 방법으로 이를 사용하였다.

나. 러쉬 밀수입

피고인은 2015. 3. 14. 23:05경 인천 중구 소재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캐세이패시픽 CX430편 비행기를 이용하여 입국하면서 피고인의 여행용 가방에 러쉬 2병을 은닉한 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검색대를 통과하는 방법으로 이를 밀수입하였다.

2.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처벌 근거

러쉬 사용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 점에 관하여 적용되는 공소장 기재 법률조항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59조 제1항 제5호 , 제3조 제5호 , 제2조 제3호 가목 이고, 러쉬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 점에 관하여 적용되는 공소장 기재 법률조항은 법 제58조 제1항 제3호 , 제3조 제5호 , 제2조 제3호 가목 이다.

그런데 러쉬는 법 시행령에 의해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법 제5조의2 에 따른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 제2014-369호(2014. 12. 11.자, 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에 의해서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정되어 있다. 한편 법 제5조의2 제5항 은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의 취급에 관하여 법 제3조 를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법 제5조의2 제5항 도 적용된다.

법 제5조의2 제1항 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마약류가 아닌 물질·약물·제제·제품 등(이하 이 조에서 "물질 등"이라 한다) 중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하여 취급·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물질 등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2항 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임시마약류를 지정하려는 때에는 미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1개월 이상 관보 및 인터넷 홈페이지에 예고하여야 하고, 임시마약류를 지정한 때에는 다음 제1호 부터 제3호 까지 및 제5호 의 사항을 관보 및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하여야 한다. 1. 임시마약류의 지정 사유 2. 임시마약류의 명칭 3. 임시마약, 임시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임시대마의 구분 4. 임시마약류 지정의 예고 기간 등 임시마약류의 지정 예고에 관한 사항 5. 임시마약류 지정 기간 등 임시마약류의 지정에 관한 사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5항 은 ‘예고임시마약류의 처분에 관하여는 제47조 를 준용하며, 임시마약류의 취급 및 처분 등에 관하여는 제3조 , 제5조 제2항 제3항 , 제41조 제47조 를 준용한다. 이 경우 "마약류"는 "예고임시마약류" 또는 "임시마약류"로, "마약"은 "임시마약"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은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대마"는 "임시대마"로 각각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법 제2조 제3호 는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약물 또는 물질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정의하고,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의 심각성 여부, 의료용으로의 사용 여부, 안전성의 결여 여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발생 여부에 따라 가목 에서 라목 으로 분류하고 있다. 즉, ① 오용 또는 남용의 우려가 심하고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며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약물이나 이를 함유하는 물질은 법 제2조 제3호 가목 으로, ② 오용 또는 남용의 우려가 심하고 매우 제한된 의료용으로만 쓰이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약물이나 이를 함유하는 물질은 법 제2조 제3호 나목 으로, ③ 가목 나목 에 규정된 것보다 오용 또는 남용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고 의료용으로 쓰이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그리 심하지 아니한 신체적 의존성 또는 심한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약물이나 이를 함유하는 물질은 법 제2조 제3호 다목 으로, ④ 다목 에 규정된 것보다 오용 또는 남용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고 의료용으로 쓰이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다목 에 규정된 것보다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킬 우려가 적은 약물이나 이를 함유하는 물질은 법 제2조 제3호 라목 으로, ⑤ 가목 내지 라목 에 열거된 것을 함유하는 혼합물질 또는 혼합제제는 법 제2조 제3호 마목 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향정신성의약품의 취급과 관련하여서는 법 제3조 제5호 를 위반하여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입하는 행위 및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가 법 제2조 제3호 나목 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입하는 행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법 제58조 제1항 제3호 , 제6호 , 제4조 제1항 )에,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가 법 제2조 제3호 다목 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입하는 행위는 1년 이상의 징역( 법 제59조 제1항 제10호 , 제4조 제1항 )에,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가 법 제2조 제3호 라목 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입하는 행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 법 제60조 제1항 제3호 , 제4조 제1항 )에 각 처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하여는 가목 내지 라목 의 구분에 따라 그 법정형을 달리 정하고 있다.

법 제5조의2 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 사건 공고의 붙임 1. 연번 56에서 러쉬의 성분인 알킬 니트리트{Alkyl nitrite, 이소부틸 니트리트(Isobutyl nitrite)는 Alkyl nitrite의 화학명칭이다} 물질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면서,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앞서 언급된 적용법조 외에 이 사건 공고 연번 56 역시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적용되는 법령이다.

나. 위임 형식의 위헌성 여부

위 규정들에 의하면, 우선 법 제5조의2 는 임시마약류로 지정된 물질 등을 마약류와 동일하게 처벌하면서, 위와 같은 임시마약류 지정을 대통령령 등 법규명령이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직접 위임하고 있다. 법 제5조의2 가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의 일부인 임시마약류 지정 권한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직접 위임하는 형식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앞서 본 규정들과 기록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법 제5조의2 의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는 국민의 건강과 보건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신종 환각물질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하여 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법이 개정되면서 새로 도입되었다.

② 법에서는 임시마약류 지정권한을 법규명령이 아닌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공고에 직접 위임하고 있다. 이는 법규명령인 법 시행령 개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그러한 개정과정에서 유사 마약류가 급증하여 국민의 건강과 보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긴급한 필요성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공고라는 행정규칙에 직접 위임한 것으로 보인다.

③ 임시마약류는 비록 법에서 금지하는 마약류는 아니지만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하여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하여 취급·관리될 필요성이 있는 물질 등으로, 그 범위가 마약류인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및 대마에 준하는 것으로 한정될 정도로 위임의 범위가 명확하고,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수범자라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④ 임시마약류 지정행위는 신종 환각물질 또는 향정신성물질의 구조적 성분, 약리효과(중추신경계 자극, 흥분, 억제 등), 부작용 및 유해사례, 국내 반입·유통 여부, 국외 유통 및 규제 현황 등을 고려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전문적·기술적 사항으로 봄이 상당하다.

⑤ 임시마약류 지정은 관계기관의 협의를 거쳐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지정하도록 되어 있는 등 임시적·잠정적 조치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법 제5조의2 가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의 일부인 임시마약류 지정을 법규명령에 위임하지 않고 행정규칙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공고에 직접 위임한 형식 자체는 헌법상 죄형법정주의 또는 포괄위임입법 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도14928 판결 참조).

다. 이 사건 공고 연번 56의 위임 범위 일탈 여부

(1) 위임 범위 일탈 여부 판단 기준

이 사건 공고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문제 되고 있는 러쉬의 성분인 알킬 니트리트(Alkyl nitrite)를 포함한 86개의 물질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면서, 위 86개의 물질 모두에 대해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만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법 제2조 제3호 는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하여,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의 심각성 여부, 의료용으로의 사용 여부, 안전성의 결여 여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발생 여부에 따라 가목 에서 마목 으로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 벌칙 조항도 가목 내지 라목 의 각 단계별로 향정신성의약품의 취급행위 태양에 따라 처벌의 정도에 차등을 두고 있다. 법 제5조의2 제2항 각 호 에서는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는 경우 임시마약류의 지정사유, 임시마약류의 명칭, 임시마약, 임시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임시대마의 구분, 임시마약류의 지정에 관한 사항 등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에서는 마약 및 대마와는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는 ‘ 법 제2조 제3호 가목 내지 마목 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각 구분하고 있으므로, 신종 유사마약류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할 때도 적어도 이에 준하는 정도의 구분의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법 제5조의2 제4항 에서 임시마약류에 대한 일반적인 금지규정을 만들어 두고 있으나 이에 위반하는 경우의 형사처벌에 관하여는 같은 조 제5항 에서 법 제3조 를 준용하도록 함으로써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에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간주하여 향정신성의약품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일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가 인정되지 않는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을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향정신성의약품과 동일하게 처벌할 경우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는 등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신종 유사마약류를 임시마약류로 지정하기 전에 신종 유사마약류에 대한 외국 규제 사례나 약리효과 등의 검토를 통해 해당 물질의 약리작용, 의학적 용도, 부작용 및 위해성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신종 유사마약류를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므로, 위와 같은 검토 과정에서 해당 물질의 오·남용 우려의 심각성 정도, 안전성의 결여 여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발생 여부 등에 관해 현재의 과학적 수준에서 검증 가능한 정도의 범위 내에서 개략적이나마 그 정도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특히 적어도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심각한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결여,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는 임시마약류 지정 단계에서도 외국 규제 사례나 약리효과 등의 검토를 통해서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고 규제 대상의 성질을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해 보면, 앞서 본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 도입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임시마약류’도 향후 ‘마약류’로 지정하기 위한 임시조치라는 점을 고려하여 임시마약류를 마약류와 동일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임시마약류 중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여 중하게 처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공고가 임시마약류 중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심각한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가 인정되지 않는 물질을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하여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향정신성의약품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모법인 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지 여부

이 사건 공고 연번 56은 알킬 니트리트를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알킬 니트리트(Alkyl nitrite)를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여 처벌하려면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가) 중추신경계 작용 관련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물질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공고에 의하면 alkyl nitrite의 약리적 효과는 ‘혈관 확장’에 불과하여 위 60개의 물질 중 유일하게 alkyl nitrite의 경우에만 ‘중추신경계 작용 또는 작용 가능성’이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알킬 니트리트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의료용 여부 및 안전성 결여 여부 관련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고 안전성이 결여된 물질이어야 한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알킬 니트리트가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고 안전성이 결여된 물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오·남용의 우려 및 신체적·정신적 의존성 여부 관련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가 심하고,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이어야 한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알킬 니트리트가 오·남용의 우려가 심하고 심한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소결론

위에서 본 바를 종합하면, 알킬 니트리트는 적어도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 정도의 물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고 연번 56에서 알킬 니트리트를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하는 것은 모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무효이다.

3. 결론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이 사건 공고 연번 56이 적용된다. 그런데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러쉬 사용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 점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러쉬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 점은 이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죄와 5-메오-딥트, 케타민, 필로폰, 엑스터시 수입으로 인한 각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이동근(재판장) 임현준 조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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