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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2014. 12. 5. 선고 2014노369 판결
[최저임금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김춘수(기소), 장아량, 김태균, 최윤경(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김정호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회사의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은 최저임금법 개정 취지를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강행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위 각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들의 적법한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위 각 취업규칙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파주시 (주소 생략) 소재 공소외 1 합자회사의 대표사원으로 상시근로자 76명을 고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위 회사의 근로자 공소외 2의 2010. 7. 임금을 지급하면서 331,894원을 최저임금에 미달하여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기재와 같이 22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합계 49,136,961원을 최저임금에 미달하여 지급함으로써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1) 기본적인 사실관계

가)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0년도(2010. 1. 1.부터 2010. 12. 31.까지) 최저임금은 시간당 4,110원이다.

나) 각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의 내용

(1) 2007. 7. 1. 무렵부터 시행·적용된 공소외 1 합자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의 취업규칙(이하 ‘종전 취업규칙’이라 한다)상 기본근로시간은 1일 8시간, 주 40시간, 월 209시간이다(취업규칙 제30조, 피고인 제출 증제1호증).

(2) 공소외 1 회사는 2010. 7. 29. 취업규칙의 내용을 변경하였는데(이하 ‘1차변경 취업규칙’이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1일 2교대제 근로자의 경우 1일 6시간 20분, 월 184시간, 격일제 근로자의 경우 1일 7시간, 월 182시간으로 각 정하였다(취업규칙 제34조, 피고인 제출 증제2호증).

(3) 공소외 1 회사는 2010. 10. 27. 다시 취업규칙의 내용을 변경하였는데(이하 ‘2차변경 취업규칙’이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1일 2교대제 근로자의 경우 1일 4시간, 월 116시간, 격일제 근로자의 경우 1일 6시간 40분, 월 115시간으로 각 정하였다(취업규칙 제34조, 수사기록 제60면)

(4) 공소외 2에 대한 2007. 6. 11.자 근로계약서(피고인 제출 증제4호증), 공소외 3에 대한 2009. 10. 15.자 근로계약서(수사기록 14면)에는 기본근로시간이 월 209시간으로 기재되어 있고, 공소외 4에 대한 2010. 6. 30.자 근로계약서(피고인 제출 증제5호증)에는 소정근로시간이 월 184시간(1일 2교대제) 또는 월 182시간(격일제)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 모두 부칙에서 그 시행일을 2010. 7. 1.로 정하고 있다.

라) 종전 취업규칙,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 모두 “임금은 매월 1일에 기산하여 매월 말일로 마감하고 익월 5일부터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2) 판단

원심은, 검사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의 각 소정근로시간 규정은, 위 각 취업규칙의 제정 전후로 공소외 1 회사 소속 택시기사들의 실질 근로시간이 단축된 사실이 없음에도 택시기사들에게 지급되는 고정급여가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고정급에 맞추어 명목상의 근로시간만을 감축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각 취업규칙의 해당 규정을 곧바로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기록에 의하여 확인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취업규칙에 대한 근로자들의 동의 여부 당시 공소외 1 회사를 비롯한 택시업계는 전반적으로 불황의 어려움에 처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기 지역 택시공급 증대 등의 이유로 상당한 경영난에 처하였던 점, ② 그리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종전대로 유지한다면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에 의하여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최저임금액이 큰 폭으로 상승하여 회사로서는 적자를 면하기 어려워 결국 사납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 경우 근로자들로서는 사납금 인상으로 인하여 실제 수입이 감소할 수 있었기 때문에 노사 양측의 이익을 위해서 피고와 노동조합이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던 점, ③ 당시 근로자들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아니하면 사납금이 인상되는 사정을 상당 부분 인식하고 있었고 그리하여 다수의 근로자들이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감축하는 내용의 취업규칙 개정에 동의하였던 점, ④ 결국 근로자들로서는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사납금의 인상을 막을 수도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 규정을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다음, 위 각 취업규칙 제정시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위 소정근로시간 규정은 효력이 있으며, 2010. 7. 이후의 최저임금을 산정함에 있어 2차변경 취업규칙을 소급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각 근로자별 최저임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2010. 7.분부터 2010. 9.분까지의 각 월별 최저임금액은 1차변경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을(1일 2교대제 근로자의 경우 1일 6시간 20분, 월 184시간, 격일제 근로자의 경우 1일 7시간, 월 182시간), 2010. 10.분부터 2010. 12.분까지의 각 월별 최저임금액은 2차변경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1일 2교대제 근로자의 경우 1일 4시간, 월 116시간, 격일제 근로자의 경우 1일 6시간 40분, 월 115시간)을 각 적용하여야 하는데, 이와 달리 2010. 7.분부터 2010. 12.분까지의 각 월별 최저임금을 산정함에 있어 종전 취업규칙상의 기본근로시간(1일 8시간, 주 40시간, 월 209시간)을 적용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헌법 제32조 제1항 은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제정된 최저임금법은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입법목적으로 정하여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면서 같은 법 제6조 제3항 에서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이 사건과 같은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택시운전 근로자들이 일정한 금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을 근로자 자신의 소득으로 하는 사납금제의 임금체계에서 현실적으로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아 근로자들의 임금액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송수입금이 적을 때에는 근로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문제점에 대한 입법적 조치로서, 택시운전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그 입법취지이다.

그런데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위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1 회사는 2010. 7. 1.부터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이 시행되어 더 이상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에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수입금 등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산입시킬 수 없게 되자,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고정급이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종전과 변함이 없음에도 2번에 걸친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고정급에 맞추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시켰고, 그 결과 종전 소정근로시간인 월 209시간에서 1일 2교대제의 경우 116시간, 격일제의 경우 115시간으로 거의 절반 가량 근로시간이 단축되었는바,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은 최저임금법 개정 취지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고정급이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도록 고정급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고정급의 비율은 거의 그대로 둔 채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에 비하여 현격하게 짧은 근로시간을 근로조건으로 정함으로써 형식적·외형적으로만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체결된 것으로서, 비록 근로자들의 적법한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것으로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각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이 사건 범죄사실은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원심 및 당심에서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5의 원심에서의 각 법정진술

1. 수사결과 보고(공소외 1 회사)

1. 각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임금대장, 격일제 임금지급 기준(조건표) 제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경합범가중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은 최저임금법 개정 취지를 잠탈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유효하고, 또한 최저임금법의 개정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에는 사납금을 공제한 초과운송수입금은 포함되지 않게 되었으므로, 공소외 1 회사의 근로자들이 택시를 운행하는 시간 중 초과운송수입금을 얻기 위한 운행시간은 소정근로시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각 취업규칙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이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것으로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에 따라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또한 최저임금법의 개정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해당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이 포함될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초과운송수입금은 여전히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임금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택시를 운행하는 시간 중 초과운송수입금 취득을 위한 운행시간을 분리하여 그 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미지급된 임금의 액수와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내용,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태업(재판장) 신서원 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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