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9. 9. 25. 선고 2016도1306 판결

[업무상배임·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위반][공2019하,2061]

판시사항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9조 제1항 제6호 에서 정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경미한 사항이 아닌 관리처분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러한 해석이 죄형법정주의 내지 형벌법규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다음과 같은 법령의 규정체계, 취지와 목적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정법’이라고만 한다) 제69조 제1항 제6호 에서 정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는 경미한 사항이 아닌 관리처분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이러한 해석이 죄형법정주의 내지 형벌법규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① 구 도정법이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또는 변경을 위하여 조합총회의 의결 및 행정청의 인가절차 등을 요구하는 취지는,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또는 변경이 조합원, 현금청산대상자 등(이하 ‘조합원 등’이라고 한다)에 대한 소유권이전 등 권리귀속 및 비용부담에 관한 사항을 확정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그로 인하여 자신의 권리의무와 법적 지위에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되는 조합원 등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관리처분계획의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필요성이 크지 아니하기 때문에 행정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② 구 도정법은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도시정비사업에 관한 법률·행정·설계·시공·감리 등의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비사업전문관리업제도를 도입하였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시공사를 상대로 하여 조합을 위해 업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동일한 정비사업에 관하여 건축물철거·정비사업설계·시공·회계감사 등의 업무를 병행할 수 없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조합의 수임자로서 조합과 조합원의 이익을 위하여 사업 전반에 관하여 자문하고 위탁받은 사항을 처리하지만, 정비사업의 공공성에 비추어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범위 내에서 정비사업의 시행이라는 공공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③ 한편 대법원은 관리처분계획의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와는 달리 당초 관리처분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해석하여 왔다.

④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부칙(제14567호, 2017. 2. 8.) 제4조, 제5조 역시 계획의 수립에 최초의 수립과 변경수립이 포함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⑤ 구 도정법은 관리처분계획의 경미한 변경에 해당하는 경우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그 시행령에서는 경미한 변경에 해당하는 경우를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어 경미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해지거나 처벌범위가 불합리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

⑥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원 등의 권리의무와 법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리처분계획을 최초로 수립하는 경우에는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에게만 위탁을 할 수 있지만, 그 후 경미한 사항이 아닌 관리처분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경우에는 무자격자의 관여가 허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령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 1, 피고인 2 및 검사(피고인 3에 대하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이정호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배임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하거나 업무상배임죄에서의 임무위배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 3은 2011. 2.경부터 2012. 12.경까지 사이에 ○○○○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고 한다)의 조합장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인바, 사업시행자 등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의 대행을 위탁받기 위해서는 정비사업 전문관리업 등록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등록을 하지 않은 피고인 2에게 이 사건 조합의 관리처분계획 변경 업무를 대행하도록 요청하고, 피고인 2는 이를 승낙하여 위 업무를 대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3과 피고인 2는 공모하여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정비사업을 위탁받았다.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정법’이라고만 한다) 제85조 제9호 는 “ 제69조 제1항 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이 법에 따른 정비사업을 위탁받은 자”를 처벌하고 있고, 같은 법 제69조 제1항 은 정비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일정한 사항을 위탁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을 갖춰 관할관청에 등록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같은 항 제6호 는 그 사항 중 하나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의 대행”을 규정하고 있다.

구 도정법은 관리처분계획의 수립과 변경을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9조 제1항 제6호 에 규정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리처분계획의 변경”도 포함된다고 해석하게 되면, 경미한 변경에 불과한 업무를 위탁받은 경우에도 처벌을 받게 되어 그 처벌범위가 과도하게 확장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구 도정법 제69조 제1항 제6호 에 규정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리처분계획의 변경”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벌법규의 명확성 및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난다.

다.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나,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8. 7. 24. 선고 2018도3443 판결 등 참조).

라. 다음과 같은 법령의 규정체계, 취지와 목적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구 도정법 제69조 제1항 제6호 에서 정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는 경미한 사항이 아닌 관리처분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이러한 해석이 죄형법정주의 내지 형벌법규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1) 구 도정법이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또는 변경을 위하여 조합총회의 의결 및 행정청의 인가절차 등을 요구하는 취지는,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또는 변경이 조합원, 현금청산대상자 등(이하 ‘조합원 등’이라고 한다)에 대한 소유권이전 등 권리귀속 및 비용부담에 관한 사항을 확정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그로 인하여 자신의 권리의무와 법적 지위에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되는 조합원 등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관리처분계획의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필요성이 크지 아니하기 때문에 행정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두22140 판결 참조).

2) 구 도정법은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도시정비사업에 관한 법률·행정·설계·시공·감리 등의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비사업전문관리업제도를 도입하였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시공사를 상대로 하여 조합을 위해 업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동일한 정비사업에 관하여 건축물철거·정비사업설계·시공·회계감사 등의 업무를 병행할 수 없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조합의 수임자로서 조합과 조합원의 이익을 위하여 사업 전반에 관하여 자문하고 위탁받은 사항을 처리하지만, 정비사업의 공공성에 비추어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범위 내에서 정비사업의 시행이라는 공공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 2007. 10. 25. 선고 2006헌마30, 2007헌바12, 14, 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3) 한편 대법원은 관리처분계획의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와는 달리 당초 관리처분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해석하여 왔다 ( 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4)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생긴 것이기는 하나, 도정법 부칙(제14567호, 2017. 2. 8.) 제4조, 제5조 역시 계획의 수립에 최초의 수립과 변경수립이 포함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

5) 구 도정법은 관리처분계획의 경미한 변경에 해당하는 경우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그 시행령에서는 경미한 변경에 해당하는 경우를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어 경미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해지거나 처벌범위가 불합리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 .

6)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원 등의 권리의무와 법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리처분계획을 최초로 수립하는 경우에는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에게만 위탁을 할 수 있지만, 그 후 경미한 사항이 아닌 관리처분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경우에는 무자격자의 관여가 허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령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

마. 그런데도 원심은 구 도정법 제69조 제1항 제6호 에서 정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은 최초의 수립만을 의미한다는 잘못된 전제하에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구 도정법 제69조 제1항 제6호 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