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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6다33752 판결
[대여금][공2019하,1357]
판시사항

[1] 국제사법 제2조 제1항 에서 정한 ‘실질적 관련’의 의미 및 판단 기준

[2] 민사소송법 관할 규정이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는지 여부(적극) / 국제재판관할에서도 피고의 주소지가 생활관계의 중심적 장소로서 중요한 고려요소인지 여부(적극)

[3] 국제재판관할에서 특별관할을 고려하는 이유 및 원고가 소를 제기할 당시 피고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으나 원고의 청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경우,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하는 방법

[4] 국제재판관할에서 예측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 및 피고가 대한민국에서 생활 기반을 가지고 있거나 재산을 취득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재산에 관한 소를 제기하리라는 점에 관하여 예측가능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5] 국제재판관할권이 병존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지리, 언어, 통신의 편의 측면에서 다른 나라 법원이 대한민국 법원보다 더 편리하다는 것만으로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쉽게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6] 갑은 중국 국적으로 중국에서 사채업에 종사하다가 대한민국에서 영업을 하려고 입국한 사람이고, 을 등은 중국 국적의 부부로 중국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영위하다가 대한민국에 거주지를 마련한 사람들인데, 갑이 과거 중국에서 을 등에게 빌려준 대여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소는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으므로 대한민국 법원이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국제사법 제2조 제1항 은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 이 경우 법원은 실질적 관련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실질적 관련’은 대한민국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화할 정도로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과 관련성이 있는 것을 뜻한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당사자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과 경제 등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당사자의 공평, 편의, 예측가능성과 같은 개인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재판의 적정, 신속, 효율, 판결의 실효성과 같은 법원이나 국가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국제재판관할의 이익 중 어떠한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지는 개별 사건에서 실질적 관련성 유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2] 국제사법 제2조 제2항 은 “법원은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참작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의 유무를 판단하되, 제1항 의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제1항 에서 정한 실질적 관련성을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 또는 방법으로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제시한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관할 규정은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러한 관할 규정은 국내적 관점에서 마련된 재판적에 관한 규정이므로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할 때에는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도록 수정하여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민사소송법 제3조 본문은 “사람의 보통재판적은 그의 주소에 따라 정한다.”라고 정한다. 따라서 당사자의 생활 근거가 되는 곳, 즉 생활관계의 중심적 장소가 토지관할권의 가장 일반적·보편적 발생근거라고 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조 는 “소는 피고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법원이 관할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에게 피고의 주소지 법원에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이 관할 배분에서 당사자의 공평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국제재판관할에서도 피고의 주소지는 생활관계의 중심적 장소로서 중요한 고려요소이다.

[3] 국제재판관할에서 특별관할을 고려하는 것은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국가의 관할권을 인정하기 위한 것이다. 민사소송법 제11조 는 “대한민국에 주소가 없는 사람 또는 주소를 알 수 없는 사람에 대하여 재산권에 관한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청구의 목적 또는 담보의 목적이나 압류할 수 있는 피고의 재산이 있는 곳의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원고가 소를 제기할 당시 피고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얻으면 바로 집행하여 재판의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다면 당사자의 권리구제나 판결의 실효성 측면에서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재산이 우연히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까지 무조건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하는 것은 피고에게 현저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가 피고의 재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그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게 된 경위, 재산의 가액, 원고의 권리구제 필요성과 판결의 실효성 등을 고려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해야 한다.

[4] 예측가능성은 피고와 법정지 사이에 상당한 관련이 있어서 법정지 법원에 소가 제기되는 것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피고가 대한민국에서 생활 기반을 가지고 있거나 재산을 취득하여 경제활동을 할 때에는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재산에 관한 소가 제기되리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5] 국제재판관할권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병존할 수도 있다. 지리, 언어, 통신의 편의 측면에서 다른 나라 법원이 대한민국 법원보다 더 편리하다는 것만으로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6] 갑은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 한다) 국적으로 중국에서 사채업에 종사하다가 대한민국에서 영업을 하려고 입국한 사람이고, 을 등은 중국 국적의 부부로 중국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영위하다가 대한민국에 거주지를 마련한 사람들인데, 갑이 과거 중국에서 을 등에게 빌려준 대여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한 사안에서, 을 등이 대한민국에 있는 부동산과 차량을 구입하여 소유·사용하고, 위 소 제기 당시 대한민국에 생활의 근거를 두고 자녀를 양육하면서 취득한 부동산에서 실제로 거주해 온 사실 등과 갑도 위 소 제기 무렵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변론 당시까지 상당한 기간을 대한민국에서 거주하면서 향후 대한민국에서 영업활동을 수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실 등을 종합하면 갑과 을 등이 모두 위 소 제기 당시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생활 기반을 형성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을 등은 중국을 떠난 뒤 대한민국에 생활 기반을 마련하고 재산을 취득하였으므로 갑이 자신들을 상대로 대한민국 법원에 위 소를 제기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고, 을 등이 대한민국에 부동산과 차량 등 재산을 소유하고 있어 갑이 이를 가압류한 상황에서 청구의 실효성 있는 집행을 위해서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실익이 있는 점, 중국 국적인 갑이 중국 국적인 을 등을 상대로 스스로 대한민국 법원에 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여 재판을 청구하고 있고, 을 등도 대한민국에서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응소하였으며, 상당한 기간 대한민국 법원에서 본안에 관한 실질적인 변론과 심리가 이루어졌는데, 위 사건의 요증사실은 대부분 계약서나 계좌이체 내역 등의 서증을 통해 증명이 가능하고 반드시 중국 현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대한민국에서 소송을 하는 것이 을 등에게 현저히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반면, 위 사건에 관하여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을 부인하여 중국 법원에서 다시 심리해야 한다면 소송경제에 심각하게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점, 위 사건에 관한 법률관계의 준거법이 중국법이라 하더라도 국제재판관할과 준거법은 서로 다른 이념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소와 대한민국 법원의 실질적 관련성을 부정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소는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으므로 대한민국 법원이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한자 이름 생략) (소송대리인 경인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덕모)

피고, 상고인

피고 1(영문 이름 생략)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창후)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참고자료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상고이유 제1점)

가. 국제재판관할의 판단 기준

(1) 국제사법 제2조 제1항 은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 이 경우 법원은 실질적 관련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실질적 관련’은 대한민국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화할 정도로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과 관련성이 있는 것을 뜻한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당사자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과 경제 등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당사자의 공평, 편의, 예측가능성과 같은 개인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재판의 적정, 신속, 효율, 판결의 실효성과 같은 법원이나 국가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국제재판관할의 이익 중 어떠한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지는 개별 사건에서 실질적 관련성 유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다59788 판결 ,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다71908, 71915 판결 등 참조).

국제사법 제2조 제2항 은 “법원은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참작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의 유무를 판단하되, 제1항 의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제1항 에서 정한 실질적 관련성을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 또는 방법으로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제시한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관할 규정은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러한 관할 규정은 국내적 관점에서 마련된 재판적에 관한 규정이므로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할 때에는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도록 수정하여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

(2) 민사소송법 제3조 본문은 “사람의 보통재판적은 그의 주소에 따라 정한다.”라고 정한다. 따라서 당사자의 생활 근거가 되는 곳, 즉 생활관계의 중심적 장소가 토지관할권의 가장 일반적·보편적 발생근거라고 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조 는 “소는 피고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법원이 관할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에게 피고의 주소지 법원에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이 관할 배분에서 당사자의 공평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국제재판관할에서도 피고의 주소지는 생활관계의 중심적 장소로서 중요한 고려요소이다 .

국제재판관할에서 특별관할을 고려하는 것은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국가의 관할권을 인정하기 위한 것이다. 민사소송법 제11조 는 “대한민국에 주소가 없는 사람 또는 주소를 알 수 없는 사람에 대하여 재산권에 관한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청구의 목적 또는 담보의 목적이나 압류할 수 있는 피고의 재산이 있는 곳의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원고가 소를 제기할 당시 피고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얻으면 바로 집행하여 재판의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다면 당사자의 권리구제나 판결의 실효성 측면에서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재산이 우연히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까지 무조건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하는 것은 피고에게 현저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가 피고의 재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그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게 된 경위, 재산의 가액, 원고의 권리구제 필요성과 판결의 실효성 등을 고려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해야 한다 .

나아가 예측가능성은 피고와 법정지 사이에 상당한 관련이 있어서 법정지 법원에 소가 제기되는 것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피고가 대한민국에서 생활 기반을 가지고 있거나 재산을 취득하여 경제활동을 할 때에는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재산에 관한 소가 제기되리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

(3) 국제재판관할권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병존할 수도 있다. 지리, 언어, 통신의 편의 측면에서 다른 나라 법원이 대한민국 법원보다 더 편리하다는 것만으로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

나. 사실관계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1) 원고는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 한다) 국적으로 중국 ○○시에 거주하면서 사채업에 종사하던 사람으로 2014년 무렵 대한민국에서 영업을 하려고 입국하였고, 피고들은 중국 국적으로 중국 산동성 △△시에 거주하면서 부동산개발사업을 영위하던 부부로서 2013. 3.경부터 2013. 6.경까지 대한민국과 중국을 수시로 오가며 그 무렵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라 한다)에 거주지를 마련하였다.

(2) 피고 1은 2013. 3. 12. 제주시 (주소 1 생략) 외 4필지 □□□□□□타운 ◇◇◇동 ☆☆☆호를 매수하여 2013. 4. 8.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고, 2013. 5. 21. 디스커버리4 3.0D 차량의 소유권이전등록을 하였으며, 2013. 5. 28. (주소 2 생략) 대지 1,584㎡와 그 지상 건물 1동을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 피고 2는 주식회사 국민은행과 주식회사 신한은행에 예금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3) 피고 1은 2013. 6. 12.경부터 이 사건 소 제기 시점까지 제주도에 계속 거주·생활하면서 자녀를 ▽▽국제학교 ◎◎캠퍼스에 입학시키고 양육하였다. 피고 2도 대한민국과 중국을 오가며 상당한 기간을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 가족과 생계를 같이 하다가 2013. 7. 23. 중국으로 출국한 다음 중국에서 출국금지처분을 당하였다.

(4) 피고들은 2013. 4. 4. 유효기간 1년의 관광통과(B-2) 비자를 취득하였다가 2013. 4. 15. 투자이민제에 따른 투자대상 부동산을 매수하였다는 이유로 거주자격 변경을 신청하여, 자녀와 함께 유효기간 2년의 거주(F-2) 비자를 취득하였다. 거주 비자는 2년의 유효기간이 지난 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효기간이 3년 연장되고, 그때까지 투자재산을 보유하여 투자자의 자격이 유지되면 만 5년이 되는 날 영주권을 취득하게 된다.

(5) 원고는 피고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2009. 5. 24.부터 2011. 11. 25.까지 원고로부터 합계 5,000,000위안을 차용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 (2)항 기재 부동산과 차량, 채권 등에 관하여 가압류결정을 받았고, 2014. 1. 18. 대한민국 제주지방법원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6) 피고 1의 재산에 관하여 위에서 보았듯이 가압류결정이 내려지자 위 피고의 비자등급이 하향 조정되었고 피고 2의 비자도 유효기간이 단축되었다. 피고 1은 피고 2가 중국에서 출국금지처분을 당한 다음 2015. 2. 대한민국을 출국하여 중국에서 형사사건의 조사를 받고 보석처분으로 석방된 상태로서 피고들은 현재 중국에 거주하고 있다.

다. 원심판단의 당부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에 관한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하였다.

(가) 피고들이 대한민국에 있는 부동산과 차량을 구입하여 이를 소유·사용하고,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대한민국에 생활의 근거를 두고 자녀를 양육하면서 취득한 부동산에서 실제 거주해 왔으며, 자녀를 대한민국에 있는 학교에 입학시키고 피고들과 자녀 모두 대한민국 영주권 취득의 전제가 되는 비자를 취득하였다. 당시 피고들이 중국을 떠나 대한민국에 입국하게 된 이유는 중국 거주 당시 민·형사 사건에 연루되어 더 이상 중국에 거주하기 어렵게 되자, 이와 관련된 분쟁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현재 피고들이 중국에서 거주하지만 이 또한 민·형사 사건과 관련하여 부득이 중국으로 귀국해야 했기 때문이다. 원고도 이 사건 소 제기 무렵 대한민국에 입국하였고 변론 당시까지 상당한 기간을 대한민국에서 거주하면서 향후 대한민국에서 영업활동을 수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나 피고들이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생활 기반을 형성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 피고들은 분쟁을 회피하고자 중국을 떠난 뒤 대한민국에 생활 기반을 마련하고 재산을 취득하였으므로 원고가 자신들을 상대로 대한민국 법원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들이 대한민국에 부동산과 차량 등 재산을 소유하고 있고 원고가 이를 가압류한 상황에서 이 사건 청구의 실효성 있는 집행을 위해서 원고가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실익이 있다.

(다) 중국 국적인 원고가 중국 국적인 피고들을 상대로 스스로 대한민국 법원에 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여 재판을 청구하고 있고, 피고들도 대한민국에서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응소하였다. 이 사건에 관하여 상당한 기간 대한민국 법원에서 본안에 관한 실질적인 변론과 심리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의 요증사실은 대부분 계약서나 계좌이체 내역 등의 서증을 통해 증명이 가능하고 반드시 중국 현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대한민국에서 소송을 하는 것이 피고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반면 이 사건에 관하여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을 부인하여 중국 법원에서 다시 심리해야 한다면 소송경제에 심각하게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라) 이 사건 법률관계의 준거법이 중국법이라 하더라도 국제재판관할과 준거법은 서로 다른 이념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소와 대한민국 법원의 실질적 관련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2) 원심의 판단은 위 가.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채증법칙 위반과 변제충당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상고이유 제2~4점)

가. 원심판단

원심은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법률관계에는 외국적 요소가 있으므로 국제사법에 따라 준거법을 결정해야 한다. 국제사법 제26조 제2항 제2호 에 따르면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상거소와 영업소가 있는 중국법이 준거법이 된다.

(2) 원고가 중국에서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자기 명의의 금융계좌뿐만 아니라 친구나 친지의 금융계좌를 이용하여 피고들에게 합계 5,000,000위안을 변제기 2011. 11. 25., 이자 월 2%로 정하여 빌려주었다. 따라서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국 관련 법령에 따라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차용금과 이에 대한 약정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들이 원고에게 합계 14,509,120위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별개의 금융거래에 따른 차용금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위 차용금 채무를 변제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원심판단의 당부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거결정과 변제충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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