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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6도6464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업무상배임][미간행]
판시사항

[1] 수개의 업무상 배임행위가 포괄일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2] 업무상 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의 의미

[3]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한 신규 대출금의 일부가 기존 대출금의 이자 또는 신규 대출금의 이자 지급에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업무상 배임의 재산상 손해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고, 대출수수료 등과 같이 대출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필요비 역시 재산상 손해액에 포함된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손일원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 이후의 구금일수 중 110일씩을 피고인 1, 2에 대한 각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변호인, 피고인 2 및 그 변호인의 각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인 2의 상고이유서 기재는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함께 본다.

가. 사실인정에 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 1, 2에 대한 판시 각 업무상 배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나. 포괄일죄에 관하여

수개의 업무상 배임행위가 있더라도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범죄의 태양이 동일할 뿐만 아니라, 그 수개의 배임행위가 단일한 범의에 기한 일련의 행위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수개의 배임행위는 포괄하여 일죄를 구성한다 (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도810 판결 참조).

원심은, 피해자 주식회사 우리은행(이하 ‘우리은행’이라 한다)의 (지점명 생략)지점 지점장인 피고인 1과 그 차장인 피고인 2가, 공소외 1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유한회사로부터 (건물명 생략)건물을 매수한 데 따른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매수자금을 지원하기 위하여 판시 제1항 기재의 각 대출을 실행하고, 이어 위 건물 매수 후 공소외 2 유한회사 채권자들의 위 건물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으로 그 분양이 어렵게 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판시 제2항 기재의 각 대출을 실행함으로써, 그 판시와 같은 각 업무상 배임행위에 이르렀는바, 위 각 대출에 의한 업무상 배임행위는 모두 위 피고인들이 우리은행의 공소외 2 유한회사에 대한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범한 것으로서 단일한 범의에 기초한다고 할 것이고, 그 피해자 및 수익자, 범행의 태양도 모두 동일하므로, 결국 판시 각 업무상 배임행위는 포괄하여 일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다. 업무상 배임행위의 재산상 손해에 관하여

업무상 배임죄에 있어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사후에 담보를 취득하였거나 피해가 회복되었다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5996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 주식회사는 공소외 2 유한회사의 우리은행에 대한 기존 대출채무를 인수하면서 이를 전후하여 우리은행으로부터 판시 제1, 2항 기재와 같이 차명으로 신규 대출을 받았는데, 그 신규 대출은 대출명의자, 대출과목, 대출원금 등에 있어 기존 대출과의 동일성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 목적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건물매수자금 또는 운영자금의 조달에 있었기 때문에, 실제 신규 대출금은 그 대출명의자의 계좌에 입금된 후 일부가 기존 대출채무의 이자 지급에 사용되었을 뿐 그 원금 변제에 사용된 것은 전혀 없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 신규 대출이 기존의 대출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서류상으로만 대출을 받은 것처럼 정리한 이른바 대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신규 대출금이 대출명의자의 계좌에 입금되어 실제 차주인 공소외 1 주식회사 또는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위 계좌 관리를 위임받은 위 피고인들이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 이상, 그 대출에 따른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초래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로써 업무상 배임행위는 완성된 것이어서, 그 후 신규 대출금의 일부가 기존 대출금의 이자 또는 신규 대출금의 이자 지급에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업무상 배임의 재산상 손해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다. 한편, 대출수수료 등과 같이 대출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필요비는 원래 대출금과 별도로 지급되어야 할 것인데 편의상 대출금에서 이를 공제하는 것일 뿐이므로, 이는 이 사건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액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각 업무상 배임행위의 재산상 손해액을 위 신규 대출금 전액으로 보아, 판시 각 업무상 배임행위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위반으로 의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업무상 배임행위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라. 공소장변경에 대하여

검사는 피고인 2에 대하여 당초 기소한 판시 제2항 기재 업무상 배임의 공소사실과 그 후 추가로 기소한 판시 제1항 기재 업무상 배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각각 그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임을 이유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를 적용하였다가, 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후 원심에서 위 각 공소사실이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그 법률적 평가를 달리하여 그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 적용되는 위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로 적용법조를 바꾸어 공소장변경을 신청하였고, 원심은 이를 허가한 후 피고인 2에 대한 위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그 변경된 적용법조에 따라 피고인 2의 죄책을 물었는바,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소권 남용 또는 공소장변경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원심 공동피고인 공소외 3에 대한 판시 업무상 배임의 공소사실은 피고인 2에 대한 위 각 공소사실과 달리 그 이득액의 합계가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어서 위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로만 처벌될 수 있을 뿐 위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를 적용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 2에 대한 위 공소장변경이 공소외 3과의 관계에서 형평성에 반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전혀 없다. 이에 관한 상고논지는 이유 없다.

마. 양형에 대하여

피고인 1, 2에 대하여 각 징역 10년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양형부당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피고인 강영화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강영화에게 판시 제1의 나항 기재 업무상 배임행위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와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강영화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 이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씩을 피고인 1, 2에 대한 각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김용담 박시환(주심) 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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