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06가합1054 손해배상 ( 기 )
원고
1000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수회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손우근
피고
1. 000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모충
2. 000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학
3. 000
4. 대한민국
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 김성호
소송수행자 김방근, 성기병, 최용갑, 박정환
변론종결
2007. 3. 22 .
판결선고
2007. 4. 12 .
주문
1.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70, 810, 254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8. 1. 부터 2007. 4. 12 .까지는 연 5 % 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
3. 소송비용 중 1 / 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
4. 제1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300, 000, 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8. 1. 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까지는 연 5 % 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이유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000과 그의 남자친구였던 피고 000이 공모하여 한 허위의 피해진술 및 증거조작에 의한 강간치상사건으로 부당한 수형생활을 하였다. 그리고, 당시 조사 경찰관이었던 피고 000의 위 허위진술 등에 대한 교사 내지는 방조 또는 적어도 과실에 의한 직무위배행위나 독직폭행행위도 그 한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위 피고들은 공동 불법행위자로서, 그리고 피고 대한민국은 경찰공무원인 피고 000의 직무상의 불법행위에 대한 국가배상법 상의 책임자로서, 위와 같은 피고 000, 000, 000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연대하여 배상하여야 한다 .
2. 인정사실
[ 인정근거 ] 갑1 ~ 5호증, 을가4 ~ 5호증, 을나1호증, 을라1, 2호증, 원고 본인신문, 변론 전체의 취지 ( 피고 000에 대하여는 자백 간주 )
가. 원고가 관련된 형사사건 ( 1 ) 강간치상 사건 원고는 ' 그가 2002. 7. 28. 피고 000을 강간치상하였다 ' 라는 범죄사실로 공소제기되어 1심 (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 12. 20. 선고2002고합298 ) 에서 징역 5년을, 2심 ( 서울고등법원 2003. 3. 12. 선고 2003노54 ) 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 받았고, 이후 상고기각 (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도1604 ) 으로 위 형이 확정되었다 .
원고는 위 사건으로 2002. 8. 4. 경 구속되어 2005 2. 17. 경 2년 6월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였다 .
( 2 ) 무고 사건 원고는 2003. 4. 22. 경 실제로는 피고 000을 강간하거나 상해를 입게 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 000이 원고를 무고하였다며 피고 000을 고소하였으나, 오히려 위와 같은 고소행위에 대하여 다시 무고죄로 공소제기 ( 서울남부지방법원 2003고단3490 ) 되었다 .
그런데 피고 000은 위 무고사건의 1심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기존의 진술을 번복하고 원고로부터 강간당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이에 원고는 2004. 2. 10.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2심 ( 서울남부지법 2004. 9. 22. 선고 2004노59 ) 및 대법원 ( 2004. 12 .
10. 선고 2004도6800 ) 에서 검사의 항소 및 상고가 기각되어 무죄가 확정되었다 . ( 3 ) 재심사건 이에 따라, 원고는 위 강간치상 사건의 2심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03. 3. 12. 선고 2003노54 ) 에 대하여 재심 ( 서울고등법원 2005재노10 ) 을 청구하여, 이미 위 2년 6월의 실형에 대한 복역을 마친 뒤인 2005. 8. 16. 에서야 위 법원으로부터 강간치상이 아니라 강제추행의 점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 받아 그 무렵 확정되었다 .
나. 위 사건들의 경위 ( 1 ) 원고는 2002. 7. 28. 00 : 30경 서울 강서구 소재 000 ( 원고의 동네 후배 ) 의 자취방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피고 000과 둘만 남게 되자 강제로 위 피고의 가슴과 음부를 만지다가 그의 저항과 애원에 따라 행동을 멈추고 위 피고를 달랜 후 방을 나갔다 . ( 2 ) 그 후 피고 000은 남자친구인 피고 000과 친구인 000에게 위와 같이 ' 강간당할 뻔하였다 ' 는 사정을 알렸고, 이에 화가 난 피고 000의 권유에 따라 원고를 고소하기로하고 피고 000 및 000과 함께 2002. 7. 30. 강서경찰서에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피고 000의 도움을 받아 원고를 강간치상죄로 고소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 · 제출하였 한편 이에 앞서 피고 000은 그가 근무하는 회사의 상사인 000을 통하여 000이 평소 알고 지내던 강서경찰서 소속 강력반 경장 피고 000에게 강간사건을 신고하러 가겠다 .
는 연락을 해 두었던바, 피고 000은 위와 같이 피고 000과 000로부터 고소장을 제출받고는 강간치상에 관한 상처 등에 관한 증거확보를 제대로 하지도 않은 채 그들에게 진단서가 필요하니 받아 오라 하였고, 이에 피고 000 등은 인근의 미래병원으로 가서 전치 2주의 상해진단서를 발급 받아 왔다 .
그런데, 위 진단서에는 강간이 아니라 폭행사고로 인한 다발성 염좌 등의 기재만이 있었을 뿐이고 강간을 의미할 만한 내용이나 정황진술도 전혀 없었으며, 게다가 피고 000은 피고 000에게 상처가 별로 없자 그 때에서야 피고 000의 목을 손으로 때려 벌겋게 만든 후 사진을 찍어 진단서 뒤에 첨부하기도 하였다 . ( 3 ) 피고 000은 다시 위 경찰서로 돌아와, 당시 여름휴가 기간으로 근무자들이 거의 없는 경찰서 사무실의 피고 000이 앉아 있는 옆쪽에서 000과 000 등 동행자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연필심을 종이에 문지른 후 이를 피부에 바르는 방법으로 피고 000의 허벅지 부위에 멍처럼 보이게 만든 후 사진을 찍어 진단서와 함께 피고 000에게 제출하였다 .
( 4 ) 피고 000은 피고 000로부터 피해자 조사를 받으면서 ' 강간당할 뻔 하였던 정황 ' 을 그대로 설명하였으나 피고 000은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것이 아니라 처음 피고 000로부터 들었던 강간치상의 사실을 전제하고 원고가 피고 000의 목을 조르거나 허벅지 등을 구타한 후 강간에 이르렀으며, 그로 인해 상해를 입혔다는 취지의 피고 000에 대한 피해자 진술조서를 작성하였고, 진단서의 진위나 상해부위 및 정도, 원인 등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위와 같은 증거조작행위에도 유의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이를 제출 받아 조사하였다 .
( 5 ) 피고 000은 당시 만 16세의 미성년자로서 수치심과 원고가 사과도 하지 않는 것 등에 대한 분노, 그리고 남자친구이던 000의 부추김으로 원고를 강간치상죄로 고소하였으나 원고가 구속되어 재판받는 것을 지켜보면서 괴로운 마음이 들게 되었고, 원고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게 되자 000, 피고 000에게 수차례 진술을 번복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그러면 무고죄로 처벌받게 될 것이라는 피고 000의 위협에못 이겨 2심 재판절차에서도 강간당하였다는 진술을 유지하였다 . ( 6 ) 이후 다시 원고에 대한 무고 사건 1심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피고 000은 첫 기일에는 강간당하였다는 종전 진술을 유지하였으나 두 번째 출석한 기일에서 위와 같은 경위로 원고를 강간치상으로 고소하게 되었을 뿐 강간당한 사실이 없다며 진술을 번복하였다 .
000 또한 원고에 대한 강간치상 사건에서는 피고 000이 일러주는 대로 말을 맞추어 증언하였다가 위와 같이 피고 000이 진술을 번복하자 무고 사건에서는 위와 같이 증거를 조작하여 고소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사실대로 진술하였다 . ( 7 ) 이에 따라 원고는 무고 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이어 위 강간치상사건의 재심 사건에서 강간치상부분은 무죄의 판단을 받고 강제추행만 인정되어 징역 1년의 형을 선고받게 되었던 것이다 .
2.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000을 강제추행 하였을 뿐 강간하거나 그 과정에서 상해를 입힌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000, 000의 위증 및 증거조작 등 불법행위로 인하여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수형생활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1년 6월간 부당한 수형생활을 한 것이라 할 것이다. 또한 피고 000도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공무원으로서 그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제반 법령을 준수하고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예단이나 선입견을 배제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하여야 할 것임에도 초기의 강간치상 증거 확보 등 수사에 있어서의 기본적 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고, 피고000 등 진술의 진실성여부 및 관련 증거 유무, 특히나 조사 장소에서 이루어진 증거조작 등에 대한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방치함으로써 경험칙과 논리칙에 비추어 합리성을 현저히 결한 직무집행의 잘못을 범하였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 피고의 과실은 원고의 손해에 대한 한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다 .
따라서, 피고 000, 000, 000은 위와 같은 공동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 피고 대한민국은 경찰공무원인 피고 000의 위와 같은 위법한 직무집행 행위에 대하여 국가배상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각 부담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와 같이 초과된 수형생활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
나. 피고 000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 1 ) 피고 000는, 원고는 2002. 7. 경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 할 것이고,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06. 1. 18. 에야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
( 2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 ' 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22249 판결 참조 ) .
( 3 )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무고 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음에 따라 강간치상 사건의 재심 절차에서 2005. 8. 16. 죄명이 강제추행으로 변경되어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그 무렵 확정된 바 있다 .
그렇다면, 원고는 위 재심 판결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강간치상죄로 2년 6월간 수형생활을 함으로 인하여 입게 된 손해,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에 대한 구체적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위 재심 판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할 것이다 .
그런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 이내인 2006. 1. 18. 제기되었음이 명백하므로 , 피고 000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재산상 손해
원고는 구속될 당시 오토바이 가게를 운영하여 매년 5, 000만 원의 수입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일실수입은 2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하나 정확한 손해액을 특정하지도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갑6호증의 1 ~ 3, 갑8호증 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
그렇다면, 원고의 재산상 손해는 강간치상죄에 대한 2년 6월의 수형기간 중 재심절차에서 확정된 징역 1년을 초과한 1년 6개월에 상응하는 원고의 일실수입을 도시일용 노임에 의하여 산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이를 계산하면 별지 기재와 같이 20, 810, 254원이 된다 .
나. 위자료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으로 인하여 운영 중이던 오토바이 가게를 폐업하였고, 약혼자로부터도 파혼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정 및 강간치상의 죄명으로 부당하게 수형생활을 1년 6개월이나 더 하면서 겪었을 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 등을 참작하면, 위자료는 50, 000, 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
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70, 810, 254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03. 8. 1. 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07. 4. 12. 까지는 민법에 의한 연 5 % 의 ,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김영혜
판사이광우
판사문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