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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두58236 판결
[양도소득세경정거부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국세기본법 제14조 에서 정한 실질과세 원칙과 조세법률주의의 관계

[2] 갑과 을 등이 한국토지공사로부터 토지를 분양받아 병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병 회사에 위 토지의 분양권을 양도한 후, 위 토지에 오피스텔을 신축·분양하는 사업을 추진하려던 정 주식회사와 ‘토지분양권 및 주식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여 정 회사로부터 병 회사 주식의 양도대금을 수령하고 정 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관할 지방국세청장이 위 주식 양도대금을 분양권에 대한 프리미엄으로서 병 회사의 자산양도소득에 해당한다고 보아 병 회사의 해당 사업연도 익금에 산입하고 갑과 을이 수령한 금액을 상여로 소득처분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주식 양도대금이 병 회사의 자산양도소득에 해당하여 그중 일부가 갑과 을에게 상여로 귀속된 것으로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실질과세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조일영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분당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에서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 에서 “세법 중 과세표준의 계산에 관한 규정은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 내용에 따라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항 에서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이 법 또는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이 법 또는 세법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실질과세의 원칙은 헌법상의 기본이념인 평등의 원칙을 조세법률관계에 구현하기 위한 실천적 원리로서, 조세의 부담을 회피할 목적으로 과세요건사실에 관하여 실질과 괴리되는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하는 경우에 그 형식이나 외관에 불구하고 실질에 따라 담세력이 있는 곳에 과세함으로써 부당한 조세회피행위를 규제하고 과세의 형평을 제고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이는 조세법의 기본원리인 조세법률주의와 대립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조세법규를 다양하게 변화하는 경제생활관계에 적용함에 있어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목적적이고 탄력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조세법률주의의 형해화를 막고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조세법률주의와 상호보완적이고 불가분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08두84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씨티스타(이하 ‘씨티스타’라 한다)와 주식회사 효승주택은 2009년 무렵 한국토지공사(2009. 10. 1. 대한주택공사와 합병하여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되었다. 이하 구분 없이 ‘한국토지공사’라 한다)로부터 성남시 (주소 생략) 대 4,640㎡(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매수해서 주식회사 효승주택이 이미 매수하여 둔 인접 토지와 함께 공동으로 개발하여 그 지상에 오피스텔을 신축·분양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나. 씨티스타 등은 한국토지공사가 주관하는 이 사건 토지의 입찰에 참가하였으나, 원고들과 주식회사 훼미리종합건설, 소외 1가 2009. 9. 21. 이 사건 토지를 440억 원에 공동으로 분양받아 계약금 44억 원을 지급하였다(이후 소외 2가 주식회사 훼미리종합건설을 대신하여 이 사건 토지의 공동매수인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

다. 씨티스타는 원고 등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이하 ‘이 사건 분양권’이라 한다)를 포함한 이 사건 토지의 매수인 지위를 승계하려 하였고, 원고 등이 과다한 매매대금을 요구하자 2009. 11. 5. 적정가격에 이 사건 분양권을 매수하기 위하여 주식회사 다윗건설과 사이에 토지매입 용역업무 대행계약을 체결하여 원고 등과의 협상을 진행하였다.

라. 원고 등은 2009. 12. 17. 공동으로 월드디앤아이 주식회사(이하 ‘월드디앤아이’라 한다)를 설립한 후 원고 1 43%, 원고 2 25%, 소외 1 20%, 소외 2 12%의 비율로 월드디앤아이 발행 주식을 보유하였고, 2009. 12. 18. 월드디앤아이에 이 사건 분양권을 양도하였다.

마. 원고 등과 월드디앤아이는 2010. 1. 8. 씨티스타에 원고 등이 보유하던 월드디앤아이 주식 전부를 100억 원(월드디앤아이의 자본금 별도, 이하 ‘이 사건 쟁점 금액’이라 한다), 월드디앤아이가 보유하던 이 사건 분양권을 44억 원, 합계 144억 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토지분양권 및 주식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였다.

바. 원고 등과 씨티스타는 2010. 4. 7. 월드디앤아이 주식의 양도대금을 100억 원에서 101억 5,900만 원으로 변경하였고, 원고 등은 씨티스타로부터 2010. 4. 7.과 2010. 5. 28.에 걸쳐 위 101억 5,900만 원을 수령하였다.

사. 씨티스타는 2010. 5. 28. 월드디앤아이 및 한국토지공사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월드디앤아이의 매매계약상 일체의 권리·의무를 승계하기로 하는 내용의 권리의무승계계약을 체결하고, 한국토지공사에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 중 잔금 합계 396억 원을 지급한 뒤 씨티스타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아.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이 사건 쟁점 금액이 이 사건 분양권에 대한 프리미엄으로서 월드디앤아이의 자산양도소득에 해당한다고 보아, 100억 원을 월드디앤아이의 2010 사업연도 익금에 산입하고, 그중 원고 1이 수령한 43억 원, 원고 2가 수령한 25억 원을 원고들에 대한 상여로, 소외 1가 수령한 20억 원, 소외 2가 수령한 12억 원을 소외 1, 소외 2에 대한 배당으로 각 소득처분한 뒤 2014. 1. 7. 원고들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다.

자. 원고들은 2014. 3. 31.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따라 2010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수정신고 및 납부한 뒤, 2014. 5. 12. 피고에게 2010년 귀속 종합소득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당초 신고와 같이 감액하여 달라는 취지로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4. 7. 7. 이를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더불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에서 본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쟁점 금액이 월드디앤아이의 자산양도소득에 해당하여 그중 일부가 원고들에게 상여로 귀속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원고 등의 월드디앤아이 주식 양도와 월드디앤아이의 이 사건 분양권 양도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가. 법인 또는 개인이 다른 법인 소유의 부동산을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 이를 위한 거래의 법적 형식은 해당 부동산을 법인으로부터 직접 취득하는 방식과 그 부동산을 소유하는 법인 자체에 대한 지배권을 취득할 수 있는 주식을 양수하는 방식 모두가 가능하다. 따라서 원고 등의 월드디앤아이 주식 양도와 월드디앤아이의 이 사건 분양권 양도가 동시에 이루어진 이 사건 거래에 대하여 씨티스타에게 이 사건 분양권을 이전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실질과 괴리되는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하였다고 보아 그중 원고 등의 월드디앤아이 주식 양도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분양권의 프리미엄은 거래의 형식에 따라서 얼마든지 원고 등이 보유하던 월드디앤아이 주식의 재산적 가치에 반영되어 거래될 수 있고, 씨티스타가 원고 등으로부터 월드디앤아이 주식을 양수할 당시부터 그 주식이 사실상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쟁점 금액이 이 사건 분양권의 프리미엄 가치와 동일하다고 하여 그 경제적 효과만을 따져 실질적으로 월드디앤아이에 귀속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다. 또한 원고 등은 월드디앤아이를 설립하기 이전부터 씨티스타로부터 이 사건 분양권의 매도 제안을 받고 있었고, 당시 원고 등이 이 사건 분양권을 월드디앤아이에 양도하여 이 사건 토지의 개발사업을 진행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사정도 보이지 않으며, 이 사건 쟁점 금액이 실제로도 씨티스타로부터 원고 등에게 직접 지급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거래를 월드디앤아이로부터 이 사건 분양권만을 취득하는 하나의 거래로 재구성하여 이 사건 쟁점 금액이 월드디앤아이에 귀속된 후 다시 원고 등에게 사외유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오히려 이 사건 거래와 같이 원고 등의 월드디앤아이 주식 양도와 월드디앤아이의 이 사건 분양권 양도가 동시에 이루어진 경우라면, 원고 등이 거친 여러 단계의 거래가 처음부터 조세회피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그 실질이 원고 등이 이 사건 분양권을 씨티스타에 직접 양도하는 것과 동일하게 평가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러한 경우 역시 이 사건 쟁점 금액이 월드디앤아이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 등이 주식 양도대금으로 지급받은 이 사건 쟁점 금액은 경제적 실질에 있어서 월드디앤아이에 귀속되어야 할 이 사건 분양권의 프리미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실질과세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김소영 권순일(주심)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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