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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4후2696 판결
[등록무효(특)][미간행]
판시사항

[1] 선택발명의 진보성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 및 선택발명에 여러 효과가 있는 경우 진보성이 인정되려면 그중 일부라도 선행발명에 비하여 이질적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를 갖는다고 인정되면 충분한지 여부(적극)

[2] 명칭을 “페닐 카르바메이트”로 하는 갑 외국회사의 특허발명에 대하여 을 주식회사가 ‘항콜린에스터라제 활성을 갖는 페닐 카르바메이트 중 화학식(I)의 구조식을 갖는 (S)-N-에틸-3-[(1-디메틸아미노)에틸]-N-메틸-페닐-카르바메이트 화합물’에 관한 위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제2항 정정발명 등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등록이 무효라고 주장한 사안에서, 제2항 정정발명의 경피투여 효과는 통상의 기술자가 예측할 수 없는 이질적인 효과이므로 제2항 정정발명 등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노파르티스 아게 (소송대리인 변호사 양영준 외 6인)

피고, 피상고인

에스케이케미칼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규홍 외 6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선행 또는 공지의 발명에 구성요소가 상위개념으로 기재되어 있고, 위 상위개념에 포함되는 하위개념만을 구성요소 중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는 선택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기 위해서는, 선택발명에 포함되는 하위개념들 모두가 선행발명이 갖는 효과와 질적으로 다른 효과를 갖고 있거나, 질적인 차이가 없더라도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 (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후3664 판결 등 참조). 선택발명에 여러 효과가 있는 경우에 선행발명에 비하여 이질적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를 갖는다고 하기 위해서는 선택발명의 모든 종류의 효과가 아니라 그중 일부라도 선행발명에 비하여 그러한 효과를 갖는다고 인정되면 충분하다 ( 대법원 2012. 8. 23. 선고 2010후3424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명칭을 “페닐 카르바메이트”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의 청구범위(이 사건 등록무효심판 절차에서 2013. 2. 18. 정정청구된 사항이 반영된 것을 말한다) 제2항(이하 ‘이 사건 제2항 정정발명’이라 하고 나머지 청구항도 같은 방식으로 부른다)은 항콜린에스터라제 활성을 갖는 페닐 카르바메이트 중 화학식(I)의 구조식을 갖는 (S)-N-에틸-3-[(1-디메틸아미노)에틸]-N-메틸-페닐-카르바메이트(일반명 : 리바스티그민) 화합물에 관한 것이다.

나. 이 사건 제2항 정정발명과 원심 판시 비교대상발명 1-1 및 1-2의 RA7은 화학식(I)의 구조식을 갖는 화합물이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다만 이 사건 제2항 정정발명의 화합물은 RA7에서 분리한 (S) 형태의 광학이성질체인 ‘리바스티그민’에 관한 것임에 반하여, 비교대상발명 1-1 및 1-2의 RA7 화합물은 서로 거울상 관계에 있는 (R) 형태와 (S) 형태의 광학이성질체가 같은 양으로 섞여 있는 라세미체(racemic mixture)이다.

다. 명세서의 기재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제2항 정정발명의 화합물은 경피투여를 했을 때 뛰어난 피부 침투성을 갖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러한 경피흡수성을 이용한 전신 경피투여 용법은 뇌 부위에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의 억제 효과가 오랜 시간 일정하게 지속되게 하고, 간편하게 투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에 적합함을 알 수 있다.

라. 비교대상발명 1-1에는 발명의 대상에 대하여 포유동물의 뇌에서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AchE)를 억제하는 항콜린에스터라제인 RA류 화합물 중 라세미체 11개를 대상으로 한 활성실험 결과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고, 위와 같은 실험결과를 근거로 여러 가지 RA류 화합물 중 가장 바람직한 화합물로 RA4, RA5, RA6, RA15, RA14, RA7, RA8을 들고 있는데, 그중 특히 RA7에 대해서는 ‘생체 내에서 보다 큰 활성을 지니는 데 반해 별다른 부작용을 유발시키지 않기 때문에 50~100% 많은 양을 투여할 경우 작용기간이 보다 길어질 수 있다’, ‘RA7이 피하투여 3시간 후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AChE) 억제도가 41%로 가장 높았다’, ‘해독제 아트로핀에 의하면 RA7에 의해 유도된 급성독성(치사율)은 10배 이상 감소될 수 있다’는 등의 장점과 함께 RA 화합물들의 투여경로와 관련하여 경구 또는 비경구투여가 가능하고, 약제의 생체 내에서의 큰 효능은 경구투여를 할 때 두드러진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이들 화합물들의 경피흡수와 관련된 효과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비교대상발명 1-1에는 ‘종래의 항콜린에스터라제인 피소스티그민을 경구투여하면 흡수가 변칙적이고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비경구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과 함께 ‘매 20~30분마다 반복적으로 투여된다’고 기재되어 있고, ‘쥐에서의 카르바메이트의 급성독성’에 대한 실험결과를 정리한 [표 3]에도 경구투여와 피하투여만 조사한 것으로 보아, 비교대상발명 1-1의 ‘비경구투여’에 경피투여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비교대상발명 1-1 및 1-2에 기재된 RA7의 일부 성질, 즉 높은 지질용해도, 낮은 융점, 짧은 반감기, 좁은 치료역을 비롯하여 작은 분자량과 적은 용량 등은 경피흡수성이 뛰어난 화합물에서 나타나는 성질일 수는 있어도 반대로 이러한 성질들을 갖는 화합물이라는 이유로 곧바로 경피흡수성이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RA7에 위와 같은 성질들이 있다고 하여 곧바로 통상의 기술자가 RA7 또는 그의 광학이성질체의 경피흡수성을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마. 그렇다면 통상의 기술자가 비교대상발명 1-1의 화합물 중 RA7을 직접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 제2항 정정발명의 신규성이 부정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제2항 정정발명의 경피투여 효과는 통상의 기술자가 예측할 수 없는 이질적인 효과라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제2항 정정발명을 인용하는 종속항인 이 사건 제3항 정정발명도 그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통상의 기술자가 주지관용기술에 기초하여 비교대상발명 1-1, 1-2로부터 RA7과 리바스티그민의 우수한 경피흡수 효과를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비교대상발명 1-1, 1-2로부터 이 사건 제2, 3항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발명의 진보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창석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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