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4다2278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2017상,219]
판시사항

[1]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 에서 말하는 재산의 ‘취득’에 일제의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을 통한 사정(사정)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사정 명의를 제3자에게 신탁하여 취득한 경우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근대적 의미의 소유권 창설의 기초로 이해되고 있는 일제의 토지조사사업 및 임야조사사업은 1910년 이후에 시행되었음에도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은 친일재산의 취득 기간을 러·일전쟁 개전 시(1904년)부터로 규정하고 있고, 이는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에 의한 사정(사정)이 있기 전부터 이미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일제의 침탈에 협력하여 재산에 대한 실질적 지배권을 취득한 경우가 있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점 등을 고려해 보면, 법 제2조 제2호 에서 말하는 재산의 ‘취득’에는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을 통한 사정(사정)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물론, 사정 명의를 제3자에게 신탁하여 취득한 경우도 포함된다.

[2]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 에 의한 추정력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재산의 취득시기가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사이라는 전제사실에 대하여 법원의 확신을 흔들리게 하는 반증을 제출하거나, 그 기간 동안에 취득한 재산은 친일행위의 대가라고 하는 추정에 반대되는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여야 한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박해성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한위수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각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3점에 대하여

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2호 (이하 ‘이 사건 추정조항’이라고 한다)는, “친일재산이라 함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을 말한다. 이 경우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으로 추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법 제1조 는 그 입법 목적이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에 협력하고 우리 민족을 탄압한 반민족행위자가 친일반민족행위로 축재한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킴으로써 정의를 구현하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며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한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하는 데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대적 의미의 소유권 창설의 기초로 이해되고 있는 일제의 토지조사사업 및 임야조사사업은 1910년 이후에 시행되었음에도 위 법은 친일재산의 취득 기간을 러·일전쟁 개전 시(1904년)부터로 규정하고 있고, 이는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에 의한 사정(사정)이 있기 전부터 이미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일제의 침탈에 협력하여 재산에 대한 실질적 지배권을 취득한 경우가 있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추정조항에서 말하는 재산의 ‘취득’에는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을 통한 사정(사정)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물론 (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09두11454 판결 등 참조), 그 사정 명의를 제3자에게 신탁하여 취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의 조부인 소외 1은 개인채무의 정리를 위하여 동양척식 주식회사로부터 소외 2, 소외 3, 소외 4 3인 명의로 자금을 차입하기로 하고, 그 담보로 제공하기 위하여 1921. 6. 10.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위 3인에게 명의를 신탁하여 사정받았다.

② 이후 원고가 호주상속인으로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포함한 소외 1의 재산을 단독으로 상속받았다.

③ 1954. 12. 14.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하여 전 등기의 접수연월일, 접수번호 및 원인일자를 각 ‘불명’으로 ‘회복’에 의한 소외 5장관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고, 1965. 7. 31. 원고 명의로 1965. 5. 24.자 계약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④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는 임야대장이 멸실되었다가 1967. 8. 8. 지적복구된 이후 행정구역명칭의 변경과 분할로 이 사건 토지 외 9필지로 되었다.

⑤ 원고는 2006. 3. 28.경 이 사건 토지 중 이 사건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1,809,478/1,855,336 지분을 제3자에게 매도한 후 2009. 5. 12. 지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⑥「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2009. 5. 22. 소외 1이 재산의 국가귀속 대상인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토지 중 이 사건 지분에 대하여 국가귀속 대상인 친일재산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⑦ 이에 따라 피고는 2009. 7. 23. 이 사건 지분에 관하여 1921. 6. 10. 국가귀속을 원인으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는 소외 1이 소외 2 등에게 명의를 신탁하여 사정받은 다음 소외 1과 그 상속인인 원고가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해 온 것으로서, 이 사건 추정조항에 정한 기간 내에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소외 1이 취득한 재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니, 거기에서 분할된 이 사건 토지는 친일재산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원심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소외 1이 원시취득하였다고 판시한 부분은 잘못이지만, 이 사건 토지 중 이 사건 지분이 이 사건 추정조항에 의하여 소외 1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이 사건 추정조항의 의미나 적용 범위에 관한 법리 오해, 헌법 위반, 심리 미진, 판단 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는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이 사건 추정조항에 의한 추정력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재산의 취득시기가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사이라는 전제사실에 대하여 법원의 확신을 흔들리게 하는 반증을 제출하거나 또는 그 기간 동안에 취득한 재산은 친일행위의 대가라고 하는 추정에 반대되는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두2833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철종이 전계대원군 묘소를 포천 선단리로 옮기면서 그 경계를 사방 300보로 정하여 사패지를 하사한 사실만으로는 소외 1이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 8. 15.까지 사이에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취득하였다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으며, 소외 1이 채무정리를 위하여 동양척식 주식회사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고 소외 2 등에게 명의를 신탁하여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사정받은 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소외 1이 취득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가 친일행위의 대가가 아니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친일재산 추정의 번복에 관한 법리 오해, 이유 모순 또는 판단 누락 등의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