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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3282 판결
[과징금부과처분등취소][공2017상,242]
판시사항

[1]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공동행위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와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에 대한 감면 여부를 분리 심리하여 별개로 의결한 후 과징금 등 처분과 별도의 처분서로 감면기각처분을 한 경우, 각 처분에 대하여 함께 또는 별도로 불복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과징금 등 처분과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함께 제기한 경우,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사업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수회 한 합의가 단일한 의사에 기하여 동일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단절됨이 없이 계속 실행되어 온 경우,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 등이 일부 변경되었더라도 일련의 합의가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6. 3. 29. 법률 제141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2조의2 제1항 , 제3항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9. 29. 대통령령 제27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5조 제1항 , 제3항 , 제4항 , 구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2015. 1. 2.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4-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의 취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이하 통칭하여 ‘과징금 등 처분’이라 한다)과 자진신고 등에 따른 감면신청에 대한 감면기각처분은 근거조항이 엄격히 구분되고, 자진신고 감면인정 여부에 대한 결정은 공정거래법령이 정한 시정조치의 내용과 과징금산정 과정에 따른 과징금액이 결정된 이후, 자진신고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결정되므로, 과징금 등 처분과 자진신고 감면요건이 구별되는 점,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로서는 자진신고가 있는 사건에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의 요건과 자진신고 감면 요건 모두에 대하여 심리·의결할 의무를 부담하는 점, 감면기각처분은 자진신고 사업자의 감면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의 성격을 가지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와 감면 여부를 분리 심리하여 별개로 의결한 후 과징금 등 처분과 별도의 처분서로 감면기각처분을 하였다면, 원칙적으로 2개의 처분, 즉 과징금 등 처분과 감면기각처분이 각각 성립한 것이고, 처분의 상대방으로서는 각각의 처분에 대하여 함께 또는 별도로 불복할 수 있다. 따라서 과징금 등 처분과 동시에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함께 제기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2] 사업자들이 부당한 공동행위의 기본적 원칙에 관한 합의를 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수차례의 합의를 계속하여 온 경우는 물론, 그러한 기본적 원칙에 관한 합의 없이 장기간에 걸쳐 수회 합의를 한 경우 수회의 합의가 단일한 의사에 기하여 동일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단절됨이 없이 계속 실행되어 왔다면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 등이 일부 변경되었더라도 그와 같은 일련의 합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아야 한다.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자일럼워터솔루션코리아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인성 외 2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준 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별도로 구할 소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상고이유 제1점)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6. 3. 29. 법률 제141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2조의2 제1항 에서 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업자가 부당한 공동행위 사실을 자진신고하거나 증거제공 등의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한 경우에는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제3항 에서 감경 또는 면제되는 자의 범위와 감경 또는 면제의 기준·정도 등에 관한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9. 29. 대통령령 제27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5조 제1항 에서,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피고 조사 시작 전에 신고하거나 조사 시작 후에 조사에 협조한 자로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감면하거나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제3항 에서 자진신고자나 조사에 협조한 자의 신청이 있으면 피고는 그 신원이 공개되지 아니하도록 해당 사건을 분리 심리하거나 분리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4항 에 의하여 감면제도의 세부운영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한 구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2015. 1. 2. 피고 고시 제2014-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감면고시’라 한다) 제12조 제1항은 피고가 감면에 관한 사항을 최종적으로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의 취지와 ① 피고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이하 통칭하여 ‘과징금 등 처분’이라 한다)과 자진신고 등에 따른 감면신청에 대한 감면기각처분은 그 근거조항이 엄격히 구분되고, 자진신고 감면인정 여부에 대한 결정은 공정거래법령이 정한 시정조치의 내용과 과징금산정 과정에 따른 과징금액이 결정된 이후, 자진신고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결정되므로, 과징금 등 처분과 자진신고 감면요건이 구별되는 점, ② 이에 따라 피고로서는 자진신고가 있는 사건에 있어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의 요건과 자진신고 감면 요건 모두에 대하여 심리·의결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③ 감면기각처분은 자진신고 사업자의 감면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의 성격을 가지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와 감면 여부를 분리 심리하여 별개로 의결한 후 과징금 등 처분과 별도의 처분서로 감면기각처분을 하였다면, 원칙적으로 2개의 처분, 즉 과징금 등 처분과 감면기각처분이 각각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처분의 상대방으로서는 각각의 처분에 대하여 함께 또는 별도로 불복할 수 있다. 따라서 과징금 등 처분과 동시에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함께 제기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시정명령·과징금부과에 관한 종국의결이 있는 경우에는 그 취소를 구하면 족하고 이와 별도로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권리보호이익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원고가 1순위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상고이유 제2점)

(1)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1호 제2호 는, 1순위 자진신고자 또는 1순위 조사협조자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①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최초의 자일 것, ② 피고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였거나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였을 것, ③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하였을 것, ④ 그 부당한 공동행위를 중단하였을 것 등을 정하고 있다.

(2) 원심은, ① 위 시행령 규정은 공동행위의 중단에 관하여 ‘그 부당한 공동행위를 중단하였을 것’이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공동행위를 먼저 적극적으로 중단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 점, ② 원고 주장과 같이 공동행위를 먼저 적극적으로 중단한 사업자의 경우에만 자진신고자 등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석하면, 공동행위를 먼저 중단하기만 하고 오랜 기간 자진신고를 미루는 사업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사업자는 더 이상 자진신고를 해도 자진신고 혜택을 부여받을 수 없게 되므로 자진신고 감면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되는 점 등의 근거를 들어, 오조니아코리아 주식회사(이하 ‘오조니아’라 한다)가 원고보다 먼저 이 사건 공동행위에 관하여 자진신고를 하고 적법한 1순위 자진신고자로 인정받은 이상, 원고가 먼저 공동행위를 중단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1순위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및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자진신고 요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에 관한 소를 각하할 것이 아니라 감면기각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본안판단에 나아갔어야 할 것이나, 원심은 이 사건 과징금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에서 이 사건 감면기각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에까지 나아갔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의 감면기각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은 정당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청구를 기각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감면기각처분 부분에 관하여 원고만이 상고한 이 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상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청구기각 판결을 할 수는 없으므로, 이 부분 소를 각하한 원심판결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사업자들이 부당한 공동행위의 기본적 원칙에 관한 합의를 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수차례의 합의를 계속하여 온 경우는 물론, 그러한 기본적 원칙에 관한 합의 없이 장기간에 걸쳐 수회 합의를 한 경우 그 수회의 합의가 단일한 의사에 기하여 동일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단절됨이 없이 계속 실행되어 왔다면 그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 등이 일부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일련의 합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두616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원고와 오조니아 사이에 전체 공동행위에 관한 기본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점, 이 사건 공동행위 기간 중 실시된 29건의 입찰 가운데 14건의 입찰에 관하여만 공동행위가 이루어졌고 나머지 15건의 입찰 또는 수의계약에서는 각 회사의 영업력 등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와 오조니아가 합의 시마다 발주 예정 상황과 각자 회사의 이해관계 등을 기초로 새로운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그 판시 각 사정에 비추어, 제출된 자료만으로 이 사건 공동행위가 단일한 의사에 기하여 동일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기본적 합의의 인정 및 부당공동행위의 단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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