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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6두45028 판결
[감차처분취소][공2017상,30]
판시사항

관할 행정청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에 대한 면허 발급 이후 운송사업자의 동의하에 운송사업자가 준수할 의무를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면허 조건을 붙일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조건을 위반한 경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5조 제1항 제38호 에 따라 감차명령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이때 감차명령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 제85조 제1항 제38호 에 의하면, 운송사업자에 대한 면허에 붙인 조건을 위반한 경우 감차 등이 따르는 사업계획변경명령(이하 ‘감차명령’이라 한다)을 할 수 있는데, 감차명령의 사유가 되는 ‘면허에 붙인 조건을 위반한 경우’에서 ‘조건’에는 운송사업자가 준수할 일정한 의무를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부관’도 포함된다. 그리고 부관은 면허 발급 당시에 붙이는 것뿐만 아니라 면허 발급 이후에 붙이는 것도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있거나 변경이 미리 유보되어 있는 경우 또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는 경우 등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된다. 따라서 관할 행정청은 면허 발급 이후에도 운송사업자의 동의하에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질서 확립을 위하여 운송사업자가 준수할 의무를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면허 조건을 붙일 수 있고, 운송사업자가 조건을 위반하였다면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 에 따라 감차명령을 할 수 있으며, 감차명령은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 정한 처분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

원고, 상고인

유한회사 현대상운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세영)

피고, 피상고인

익산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일부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등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는 2010. 10.경 ‘익산시에 272대의 택시가 과잉공급된 상태이어서, 2014년까지 택시 272대의 감차를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익산시 택시 중기 수급계획’을 수립하였다.

(2) 피고는 2012. 9. 19. 원고들을 포함한 관내 11개 택시회사들과 업체별 감차계획표를 첨부하여 ‘택시회사들이 3년간 순차적으로 택시 총 272대(보유대수의 약 40%)를 자발적으로 감차하고, 피고는 택시회사들에게 감차대수에 따라 일정액의 감차보상금을 지급하며, 만일 택시회사들이 합의한 바대로 자발적인 감차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피고가 직권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3) 11개 택시회사들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2년에 총 96대, 2013년에 총 86대를 감차하였으나, 2014년에는 ‘이미 충분하게 구조조정이 이루어져 추가감차는 불필요하며, 추가감차는 택시회사들의 경영여건에서 감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이 사건 합의의 이행을 거부하였다.

(4) 피고는 원고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이 사건 합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감차를 위한 사업계획변경인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직권으로 감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통보하였다.

(5) 피고는 2014. 10. 29. 원고들과 익산시차량등록사업소장에게 ‘법인택시 감차합의서에 따른 직권감차 통보’라는 제목하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 제10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31조 의 규정에 의하여 변경인가(직권감차)를 통보하니, 원고들은 감차를 완료한 후 감차보상금을 신청하고 해당 차량의 운행을 2014. 11. 29.부터 중단하기 바라며, 차량등록사업소는 감차대상 자동차 직권말소등록을 의뢰하니 조치를 바란다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직권감차 통보’라고 한다)를 하였다.

2. 원고가 이 사건 직권감차 통보는 여객자동차법에 의한 감차명령이라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청구한 데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합의는 대등한 당사자 사이에서 체결한 공법상 계약에 해당하고, 여객자동차법에는 이 사건 합의의 불이행과 같은 사유에 대하여 사업계획변경명령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통보는 여객자동차법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공법상 계약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 사건 통보에 의해 발생한 변경인가, 운행중단, 자동차 말소등록 의뢰라는 법적 효과는 공법상 계약에 근거하여 한 의사표시의 효과일 뿐 행정청이 우월한 지위에서 행하는 공권력의 행사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말한다(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여객자동차법에 의하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관할 행정청의 면허를 받아야 하는데, 관할 행정청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고( 제4조 제1항 , 제3항 ), 운송사업자가 면허받은 운행대수를 변경하려면 사업계획변경신청서를 제출하여 관할 행정청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제10조 제1항 ), 관할 행정청은 ‘이 법에 따른 면허 등에 붙인 조건을 위반한 경우’에는 ‘감차 등이 따르는 사업계획변경명령’(이하 ‘감차명령’이라 한다)을 할 수 있고( 제85조 제1항 제38호 ), 감차명령을 받은 운송사업자는 해당 자동차의 등록증과 등록번호판을 반납하여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관할 행정청은 해당 자동차의 등록증과 등록번호판을 영치하여야 한다( 제89조 제1항 제3호 , 제2항 ).

한편 자동차관리법 제13조 제1항 제4호 , 제3항 제1호 여객자동차법에 따라 면허가 실효되거나 취소된 경우 자동차 소유자가 자동차등록증, 등록번호판 및 봉인을 반납하고 말소등록을 신청하여야 하고, 말소등록을 신청하지 아니한 경우 관할 행정청이 직권으로 말소등록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운송사업자가 감차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할 행정청은 위와 같은 행정상 강제수단 외에도 면허 취소, 6개월 이내의 사업정지명령 등의 제재처분을 할 수 있고(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40호 ), 말소등록된 자동차를 운행하는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1호 ).

(3) 이와 같이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 에 의하면, 운송사업자에 대한 면허에 붙인 조건을 위반한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는데, 감차명령의 사유가 되는 ‘면허에 붙인 조건을 위반한 경우’에서 ‘조건’에는 운송사업자가 준수할 일정한 의무를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부관’도 포함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관은 면허 발급 당시에 붙이는 것뿐만 아니라 면허 발급 이후에 붙이는 것도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있거나 그 변경이 미리 유보되어 있는 경우 또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는 경우 등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된다 (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1954 판결 참조). 따라서 관할 행정청은 면허 발급 이후에도 운송사업자의 동의하에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질서 확립을 위하여 운송사업자가 준수할 의무를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면허 조건을 붙일 수 있고, 운송사업자가 그러한 조건을 위반하였다면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 에 따라 감차명령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감차명령은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 정한 처분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

(4)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관련 법령 및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합의는 피고가 여객자동차법을 집행할 권한을 위임받은 관할 행정청으로서 감차명령을 할 수 있음을 전제로, 원고들과 감차의 시기와 범위 등 감차계획의 구체적 사항을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피고가 위와 같은 법령상 권한을 행사하는 대신 이 사건 합의 자체의 구속력에 의하여 감차계획의 이행을 확보하고 후속 법률관계를 규율하고자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는 여객자동차법 제4조 제3항 이 정한 ‘면허조건’을 원고들의 동의하에 사후적으로 붙인 것으로서, 이러한 면허조건을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직권감차 통보는 피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 에 따라 원고들에게 일정한 법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것이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단순히 대등한 당사자의 지위에서 형성된 공법상 계약에 근거한 의사표시에 불과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5)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직권감차 통보가 공법상 계약에 근거한 의사표시라고 보아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처분 및 부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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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전주재판부 2016.6.27.선고 2016누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