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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4도6286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사기·업무방해·배임수재·사립학교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사립학교법령상 교비회계자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경우, 그 자체로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 이는 교비회계에 속하는 돈을 같은 학교법인에 속하는 다른 학교의 교비회계에 사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넥서스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제1점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증명력에 대한 판단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

원심은 제1심에서 설시한 사정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추가로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은 학교법인 ○○학원의 이사장인 피고인 1이 ○○국제중학교의 교감인 공소외 1에게 명시적 내지 묵시적으로 ○○초등학교 출신 학생들을 위한 성적조작을 지시함으로써 업무방해의 범행을 공모하였다는 점을 증명할 만한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내지 정황사실로 볼 수 있어 피고인 1에게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으므로 업무방해죄의 공모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증거 수집법칙을 위반하거나 책임주의 원칙 등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나. 제2점에 대하여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하는바, 사립학교법 제29조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해 학교법인의 회계는 학교회계와 법인회계로 구분되고 학교회계 중 특히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는 등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으므로 교비회계자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면 그 자체로서 횡령죄가 성립하고 (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도235 판결 등 참조), 이는 사립학교법상 교비회계에 속하는 금원을 같은 학교법인에 속하는 다른 학교의 교비회계에 사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1도177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이 ○○초등학교 교장인 공소외 2 등과 공모하여 ○○학원 법인회계에서 지출하여야 할 법인소유의 승용차 유류비, △△연수원 개보수 공사대금, ○○국제중학교의 증축공사대금 등을 ○○초등학교 교비회계 등에서 지출하게 함으로써 이를 업무상 횡령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횡령죄에 있어서 재물의 타인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는 학교법인이 아닌 사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수업료 등으로 조성된 교비는 학교의 설치·경영자의 소유에 속한다는 것으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 1의 양형부당의 항소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여 제1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 다음 자판하면서 위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결국 변호인의 위와 같은 주장도 배척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위 주장에 관한 판단유탈의 위법이 없다.

다. 제3점에 대하여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고,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있을 때 횡령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피고인 1이 2004. 2. 23.경 공소외 3에게 학교용지 수용보상금을 회계처리하지 말고 별도로 관리하라고 지시하여 공소외 3이 이를 ○○학원 명의 계좌에 입금하여 보관한 것으로는 피고인 1의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없어 횡령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소시효가 도과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횡령죄의 공소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30조 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인바, 이러한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나( 대법원 2000. 4. 7. 선고 2000도576 판결 등 참조), 반드시 사전에 치밀한 범행계획의 공모에까지 이를 필요는 없으며 공범자 각자가 공범자들 사이에 구성요건을 이루거나 구성요건에 본질적으로 관련된 행위를 분담한다는 상호이해가 있으면 충분하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670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에서 설시한 사정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추가로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2는 피고인 1, 공소외 3과 사이에 배임수재 범행의 본질적 내용을 인식하고 자신의 역할에 대하여도 상호 이해한 상태에서 순차적·암묵적으로 상통하여 배임수재의 범행을 공모하였고, 피고인 2가 학부모들을 법인실로 안내하는 등의 행위를 분담한 것은 전체 범행의 실현에 본질적으로 중요한 부분으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므로 피고인 2는 배임수재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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