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동·리의 행정구역 내에 조직된 동·리회의 법적 성격 및 동·리회를 특정 주민만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로 보기 위한 요건
[2] ‘명촌리상리새마을회’가 특정 주민만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인지 문제 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단체는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전통적인 주민공동체로 봄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동·리의 행정구역 내에 조직된 동·리회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주민 전부가 구성원이 되어서 다른 지역으로부터 입주하는 사람은 입주와 동시에 당연히 그 회원이 되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람은 이주와 동시에 당연히 회원의 자격을 상실하는 불특정 다수인으로 조직된 영속적 단체라고 할 것이고, 이와 달리 그 동·리회를 특정 주민만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로 보기 위하여는 그 재산 취득 당시 어느 정도 유기적인 조직을 갖추어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과 동·리회 명의 재산을 소유하게 된 과정이나 내용 등이 증명되어야 할 것이다.
[2] ‘명촌리상리새마을회’가 특정 주민만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인지 문제 된 사안에서, 임야의 종전 소유 및 이용관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단체는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전통적인 주민공동체로 봄이 타당한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는 주민공동체와 비법인사단에 관한 법리 등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다75723 판결 (공2012하, 1907)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다71469 판결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5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화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명촌리상리새마을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장희석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동·리의 행정구역 내에 조직된 동·리회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주민 전부가 구성원이 되어서 다른 지역으로부터 입주하는 사람은 입주와 동시에 당연히 그 회원이 되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람은 이주와 동시에 당연히 회원의 자격을 상실하는 불특정 다수인으로 조직된 영속적 단체라고 할 것이고, 이와 달리 그 동·리회를 특정 주민만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로 보기 위하여는 그 재산 취득 당시 어느 정도 유기적인 조직을 갖추어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과 동·리회 명의 재산을 소유하게 된 과정이나 내용 등이 증명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다71469 판결 ,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다75723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실인 관습의 존재는 당사자가 이를 주장 및 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1983. 6. 14. 선고 80다323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현행 행정구역상 법정리인 울산 울주군 상북면 명촌리는 1인의 이장을 두고 있으나 명촌(상리)마을과 사광(하리)마을이라는 2개의 자연부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피고는 1985. 6. 17.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명촌리 주민들 전체로 구성된 단체인 ‘명촌리 새마을회’는 1994. 6. 13. 마을회관 부지인 울산 울주군 상북면 명촌리 (지번 1 생략) 대 56㎡ 등 토지에 관하여, 사광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인 ‘사광부락 새마을회’는 1994. 7. 12. 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지번 2 생략) 임야 41,554㎡ 등 임야에 관하여 각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이 사건 임야는 임야조사령에 따라 1918. 2. 30. 당시 명촌마을 주민인 소외 1 등 명의로 사정되었다가 이후 다른 주민인 소외 2 등 명의로 소유권보전등기 내지 이전등기가 경료되었으나 그 과정에서 사정 및 등기명의자 누구도 개인적인 소유권을 주장하지 아니한 채 마을 주민이면 누구나 땔감을 구하고 분묘를 설치하는 등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위 소유권이전등기 전인 1984. 8. 10. 개최된 총회에서 참석자 만장일치로 이 사건 임야가 개인 명의로 등기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마을 주민인 소외 3을 대표자로 하는 새마을회 명의로 이를 등기하기로 결의하였는데, 당시 작성된 회의록(이하 ‘이 사건 회의록’이라 한다)에는 ‘부락민 세대주 35명 중 26명이 참석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그 말미에는 참석자 26명의 명단이 첨부되어 있다.
라. 울주군은 2004년경 이 사건 임야 일대에 대한 관광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하였고, 피고는 2005. 7. 23. 개최된 총회에서 원고 6과 소외 4, 5 등을 포함한 7인의 ‘동산(동산)매각추진위원’을 선정하는 등 이 사건 임야를 매각하는 방안에 착수하였다. 이에 따라 명촌마을 주민들 사이에 매각대금을 분배받게 될 회원자격에 관한 다툼이 생기게 되었다.
마. 피고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당시 피고와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던 ‘명촌리 새마을회 정관’을 입수하였는데(피고는 ‘명촌리 새마을회’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2006. 1. 21.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하였다), 거기에는 명촌리에 주민등록을 마치고 현재 부락에 거주하는 자를 회원으로 하고(제4조, 제5조), 다른 지역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거나 이주를 하면 회원 자격이 상실된다(제6조)고 규정되어 있었다.
바. 피고는 위 정관이 자신의 정관임을 전제로 위 정관 제6조를 근거로, 앞서 피고의 동산매각추진위원으로 선정되었으나 당시 외지에 전입신고가 되어 있던 원고 6과 소외 4, 5 등을 배제한 채 2005. 8. 24.자 총회를 개최하여 ‘타 지역에서 전입하여 온 자는 새마을회 명의로 된 모든 재산에 대하여 권리를 인정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위 정관 제5조를 개정하기로 결의하였다.
사. 피고는 그 이후에도 명촌마을 주민 중 자신이 회원자격을 인정하는 특정 주민만을 대상으로 소집통지를 하여 총회를 개최하였는데, 2006. 1. 21.자 총회에서는 ‘명촌마을에 거주하는 세대주로 직계로부터 30년 이상 된 세대’를 정회원으로 하고(제6조), 나머지 주민 중 전입기간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세대주를 준회원으로 하되(제7조), 정회원에 한하여만 선거권과 피선거권, 의결권 등을 부여하고(제9조), 준회원에 대하여는 피고 소유 재산에 대하여 최대 70%의 지분권을 부여하는(제19조) 내용 등이 담긴 정관을 제정하였고, 2009. 6. 18.자 총회에서는 ‘명촌마을에 거주하는 세대주로 이 사건 회의록에 등재되어 있고 계속 거주해 온 세대주를 기준으로 회원자격을 인정하고, 회원이 사망하거나 타지로 전출할 경우 자동으로 회원자격을 상실하되 그로부터 6개월 내에 배우자나 직계후손이 명촌마을로 전입하여 거주하면 회원자격을 인정하는(제5조, 제6조) 내용 등이 담긴 정관을 제정하였다.
아. 한편 원고들은 모두 늦어도 2005. 11. 25. 전에 명촌마을에 전입하여 실제 거주하고 있으나, 피고로부터 회원 지위를 부인당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3.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의 사실관계를 살펴본다.
이 사건 임야의 종전 소유 및 이용관계, 이 사건 회의록의 기재 내용, 특히 위 회의록 작성 당시 명촌마을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고 있던 세대주는 35명을 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피고는 자신이 단순한 자연부락 형태의 촌락공동체가 아니라 명촌마을 주민 중 그 주장의 관습(종래 명촌마을이 고향으로 분가 시 피고 회원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열어 회원 전체의 동의를 얻는 자만이 회원자격을 취득하였다가 마을을 떠나면 회원자격을 상실함)에 따라 당시 회원자격을 인정받은 세대주 35명을 구성원으로 하는 특정 공동체라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회의에 참석한 26명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의 회원이 누구인지에 관하여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점, 피고가 주장하는 회원자격에 관한 관습 내용이 그 후 제정된 정관에 반영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정관 규정 상호 간에도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점, 명촌리 이장은 명촌마을과 사광마을 전체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어 명촌마을 주민만으로 구성된 단체인 피고의 대표자로 다른 주민을 선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명촌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전통적인 주민공동체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가 명촌마을 주민이라면 누구나 구성원이 되고 향후 주민의 이동 등에 의하여 구성원이 변경되는 자연부락 형태의 촌락공동체가 아니라, 위 관습에 따라 관습상의 단체로 존속하다가 피고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당시 회원자격을 인정받은 35세대의 세대주를 구성원으로 하여 결성된 특정공동체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주민공동체와 비법인사단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