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배임죄 구성요건 중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의 의미 및 재산상 손해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
[2] 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한다는 사정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여 회사가 상대방에 대해 채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경우, 회사에 대하여 배임죄에서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여기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므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되어 배임죄를 구성한다.
[2] 회사의 대표이사가 개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하는 것은 대표권 남용행위이고, 만일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면 대표이사가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것은 회사에 대하여 무효이므로 회사는 상대방에 대하여 어음금 채무를 지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사정하에서라면 회사는 상대방에 대하여 민법 제35조 제1항 에 의한 손해배상책임 또는 민법 제756조 제1항 에 의한 사용자책임도 지지 아니한다. 그러나 약속어음은 원칙적으로 배서에 의하여 양도할 수 있고( 어음법 제11조 제1항 , 제77조 제1항 ), 약속어음에 의하여 청구를 받은 자는 그 소지인이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고 어음을 취득한 경우가 아니라면 발행인 또는 종전의 소지인에 대한 인적 관계로 인한 항변으로써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하므로( 어음법 제17조 , 제77조 제1항 ),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다면, 비록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여 회사가 상대방에 대하여는 채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될 경우 회사가 소지인에 대하여 어음금 채무를 부담할 위험은 이미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아니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제적 관점에서는 회사에 대하여 배임죄에서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참조조문
[1] 형법 제355조 제2항 [2] 형법 제355조 제2항 , 제356조 , 민법 제35조 제1항 , 제756조 제1항 , 어음법 제11조 제1항 , 제17조 , 제77조 제1항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정수경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여기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므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되어 배임죄를 구성한다 (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도3013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대표이사가 개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하는 것은 대표권 남용행위이고, 만일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면 대표이사가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것은 회사에 대하여 무효이므로 회사는 상대방에 대하여 어음금 채무를 지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사정하에서라면 회사는 상대방에 대하여 민법 제35조 제1항 에 의한 손해배상책임 또는 민법 제756조 제1항 에 의한 사용자책임도 지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도8110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약속어음은 원칙적으로 배서에 의하여 양도할 수 있고( 어음법 제11조 제1항 , 제77조 제1항 ), 약속어음에 의하여 청구를 받은 자는 그 소지인이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고 어음을 취득한 경우가 아니라면 발행인 또는 종전의 소지인에 대한 인적 관계로 인한 항변으로써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하므로( 어음법 제17조 , 제77조 제1항 ),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다면, 비록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여 회사가 상대방에 대하여는 채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될 경우 회사가 소지인에 대하여 어음금 채무를 부담할 위험은 이미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아니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제적 관점에서는 회사에 대하여 배임죄에서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
2.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개인적으로 회사 인수자금 50억 원을 차용하면서 그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실제 사주의 지위에서 공소외 3을 공소외 2 주식회사의 형식상 대표이사로 내세운 다음 공소외 4, 3과 함께 임무에 위배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에게 공소외 2 주식회사 명의로 액면 금 50억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교부한 이상 그 발행 시점에서 공소외 2 주식회사에 어음금 채무를 부담시키는 것이 되어 경제적 관점에서는 일응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성이 있었다 할 것이고,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배서양도 받은 제3자가 대표권 남용에 의한 어음발행이라는 정을 알았다는 등의 사정으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어음금 채무가 부정되더라도 이는 범죄성립 후의 사정변경에 불과하며, 공소외 1 주식회사로서는 주가 동향에 따라서는 제3자에게 위 약속어음을 배서양도하는 등으로 대여금 채권을 확보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었던 반면, 위 약속어음을 유통시키지 아니할 것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없으므로, 피고인 등의 위 약속어음의 발행은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하여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것으로서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업무상 배임죄에서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