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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도11162 판결
[공용물건손상·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공무집행방해·상해·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공2013상,205]
판시사항

[1]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에서 정한 ‘술에 취한 상태’의 의미 및 위 조항에 따른 경찰관의 보호조치를 필요로 하는 피구호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에 따른 보호조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경찰관이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피의자에 해당하는 사람을 위 조항의 피구호자로 삼아 의사에 반하여 경찰관서에 데려간 경우,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음주측정을 위하여 운전자를 강제로 연행할 때 준수하여야 하는 절차를 위반한 경우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및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한 행위를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화물차 운전자인 피고인이 경찰의 음주단속에 불응하고 도주하였다가 다른 차량에 막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되자 운전석에서 내려 다시 도주하려다 경찰관에게 검거되어 지구대로 보호조치된 후 음주측정요구를 거부하였다고 하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을 지구대로 데려간 행위를 적법한 보호조치라고 할 수 없고, 그와 같이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제1호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서 규정하는 술에 취한 상태로 인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와 재산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피구호자에 대한 보호조치는 경찰 행정상 즉시강제에 해당하므로, 그 조치가 불가피한 최소한도 내에서만 행사되도록 발동·행사 요건을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의 ‘술에 취한 상태’란 피구호자가 술에 만취하여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나 의사능력을 상실할 정도에 이른 것을 말하고,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를 필요로 하는 피구호자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경찰관 평균인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판단은 보호조치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하여서는 아니 되며, 피구호자의 가족 등에게 피구호자를 인계할 수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찰관서에서 피구호자를 보호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제1호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의 보호조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경찰관이 실제로는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피의자에 해당하는 사람을 이 사건 조항의 피구호자로 삼아 그의 의사에 반하여 경찰관서에 데려간 행위는, 달리 현행범체포나 임의동행 등의 적법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면,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3] 교통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한 필요가 없음에도 주취운전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지는 음주측정은 이미 행하여진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한 수사절차로서 의미를 가지는데, 도로교통법상 규정들이 음주측정을 위한 강제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음주측정을 위하여 운전자를 강제로 연행하기 위해서는 수사상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 절차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측정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음주측정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그에 이은 음주측정요구는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하여 연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별적으로 적법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음주측정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운전자가 주취운전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운전자에게 경찰공무원의 이와 같은 위법한 음주측정요구까지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그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

[4] 화물차 운전자인 피고인이 경찰의 음주단속에 불응하고 도주하였다가 다른 차량에 막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되자 운전석에서 내려 다시 도주하려다 경찰관에게 검거되어 지구대로 보호조치된 후 2회에 걸쳐 음주측정요구를 거부하였다고 하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당시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이기는 하였으나 술에 만취하여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나 의사능력을 상실할 정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당시 상황에 비추어 평균적인 경찰관으로서는 피고인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제1호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의 보호조치를 필요로 하는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경찰관이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를 하고자 하였다면, 당시 옆에 있었던 피고인 처(처)에게 피고인을 인계하였어야 하는데도, 피고인 처의 의사에 반하여 지구대로 데려간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경찰관이 피고인과 피고인 처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을 지구대로 데려간 행위를 적법한 보호조치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달리 적법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경찰관이 피고인을 지구대로 데려간 행위는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므로, 그와 같이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도 위법하다고 볼 수밖에 없어 그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을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이 사건 조항의 보호조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위법한 체포상태에서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죄 성립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상원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공용물건손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판결의 공용물건손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2.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제1호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서 규정하는 술에 취한 상태로 인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와 재산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피구호자에 대한 보호조치는 경찰 행정상 즉시강제에 해당하므로, 그 조치가 불가피한 최소한도 내에서만 행사되도록 그 발동·행사 요건을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도979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의 술에 취한 상태라 함은 피구호자가 술에 만취하여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나 의사능력을 상실할 정도에 이른 것을 말하고,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를 필요로 하는 피구호자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경찰관 평균인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판단은 보호조치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하여서는 아니 되며, 피구호자의 가족 등에게 피구호자를 인계할 수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찰관서에서 피구호자를 보호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한편 이 사건 조항의 보호조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경찰관이 실제로는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피의자에 해당하는 사람을 이 사건 조항의 피구호자로 삼아 그의 의사에 반하여 경찰관서에 데려간 행위는, 달리 현행범체포나 임의동행 등의 적법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면,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교통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한 필요가 없음에도 주취운전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지는 음주측정은 이미 행하여진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한 수사절차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인데, 도로교통법상의 규정들이 음주측정을 위한 강제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음주측정을 위하여 당해 운전자를 강제로 연행하기 위해서는 수사상의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절차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측정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음주측정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그에 이은 음주측정요구는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하여 연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별적으로 그 적법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그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음주측정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운전자가 주취운전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그 운전자에게 경찰공무원의 이와 같은 위법한 음주측정요구에 대해서까지 그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그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 (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 등 참조).

또한 형법 제136조 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도4731 판결 ,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992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 사실 및 그 증거들에 의하여 추인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경찰관 공소외 1을 비롯한 음주단속 경찰관들은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간판에 머리를 부딪치고 도로로 뛰어들어 자해하려고 하자 이를 제지하기 위해 피고인을 제압하여 순찰차에 태운 다음 봉담지구대로 데려갔던 점, ② 순찰차 안에서도 피고인은 술에 취해 자해를 하려 하였고, 봉담지구대에 도착한 다음에도 난동을 부리며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하였던 점, ③ 이 사건 바로 다음날 작성된 수사보고에도 ‘피고인의 검거 및 자해를 방지하기 위해 피고인을 제압하고 봉담지구대로 동행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와 재산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자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또한 응급의 구호를 요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경찰관들의 행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에 따른 보호조치로서 적법하고, 같은 조 제4항 에 따른 가족 등에 대한 통지절차도 거쳤으며 보호시간이 24시간을 초과하지도 않았으므로, 경찰관 공소외 2가 봉담지구대로 적법하게 보호조치된 피고인에게 입에서 술 냄새가 나는 등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음주측정을 요구한 것은 적법하고, 그러한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하고 공소외 2에게 폭행을 가하여 경찰관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불응)죄,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인은 화물차를 운전하여 가다가 음주단속을 당하게 되자 공소외 3이 들고 있던 경찰용 불봉을 충격하고 그대로 도주하여 그 단속 현장에서 약 3㎞ 떨어진 지점을 진행하던 중 다른 차량에 막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되자 차량을 세운 후 운전석에서 내려 도주하려 하였는데, 그와 같이 운전하는 동안 교통사고를 내지는 않았고 스스로 정차하여 차량에서 내린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이기는 하였으나 차량을 운전할 정도의 의사능력과 음주단속에 따른 처벌을 회피하기 위하여 도주하려 할 정도의 판단능력은 가지고 있었다고 볼 것이어서, 술에 만취하여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나 의사능력을 상실할 정도에 이른 것을 뜻하는 이 사건 조항의 술에 취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경찰관 공소외 1이 음주단속 현장에서부터 피고인을 추적하여 검거하였고, 피고인은 그와 같이 검거된 후에도 계속 도주하려 하였으며, 피고인의 처가 피고인을 잡고 있는 경찰관 공소외 1을 잡아서 피고인의 도주를 도와주자 피고인이 실제로 차도 방향으로 도주하려다가 넘어져서 경찰관 공소외 1에게 제압당한 상황이라면, 평균적인 경찰관으로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항의 보호조치를 필요로 하는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경찰관 공소외 1이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를 하고자 하였다면, 당시 피고인의 처가 옆에 있었으므로 피고인을 제압한 이후에는 가족인 피고인의 처에게 피고인을 인계하였어야 하는데도, 피고인의 처에게 봉담지구대로 데려간다고 말한 다음 피고인 처의 의사에 반하여 그대로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점, ④ 또한 경찰관 공소외 1 등은 화성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이었으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를 하고자 하였다면, 자신들의 근무지로서 주취자안정실이 설치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화성서부경찰서’로 피고인을 데려갔어야 하고[주취자안정실 운영규칙(2009. 7. 31. 경찰청 훈령 제551호) 제1조에 의하면, 주취자안정실은 ‘경찰서’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그것이 여의치 않아서 피고인을 ‘봉담지구대’에 데려갔다고 하더라도 경찰서의 주취자안정실에 상응하는 장소에 피고인을 입실시키는 등의 보호조치를 하였어야 할 것인데 그러한 절차를 전혀 취하지 않았으며, 주취자안정실 운영규칙 제6조에 따른 보호조치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지도 않은 점, ⑤ 오히려 경찰관 공소외 1은 검거 현장에서도 음주측정을 하려 하였고, 음주측정을 할 의도로 경찰관 공소외 2 등에게 피고인을 가까운 봉담지구대로 데려가라고 말하였으며, 경찰관 공소외 2는 경찰용 불봉이 부서진 것을 확인시켜 주기 위하여 피고인을 순찰차에 태워서 음주단속 현장에 들렀다가 봉담지구대로 데려갔고, 봉담지구대에 도착하여서도 계속 음주측정을 요구한 점, ⑥ 원심이 판시한 ‘자해’는 피고인이 음주단속 현장에서 도주하였다가 검거되자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갈 당시 피고인에 대하여는 이 사건 조항의 보호조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볼 것이므로,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위와 같이 피고인 및 피고인 처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행위를 이 사건 조항에 의한 적법한 보호조치라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이미 행하여진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한 수사절차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음주측정 등의 수사목적으로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가면서, 달리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거나 임의동행에 관한 동의를 얻는 등의 적법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행위는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와 같이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경찰관 공소외 2의 음주측정요구 또한 위법하다고 볼 수밖에 없고,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위법한 음주측정요구에 대해서까지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그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을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으며, 위법한 음주측정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 그 위법한 음주측정요구라는 공무집행행위 역시 위법하므로, 피고인이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경찰관 공소외 2를 폭행하였다고 하여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와 달리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행위가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로서 적법하다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공무집행방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조항의 보호조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위법한 체포상태에서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죄 및 공무집행방해죄 성립에 관한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상해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21조 소정의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침해행위에 의하여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과 방위행위에 의하여 침해될 법익의 종류,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104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경위로 봉담지구대에 가게 된 피고인은 같은 날 23:38경 경찰관 공소외 2로부터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넣는 방법으로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1차 측정을 거부한 사실, 피고인은 같은 날 23:49경 위 장소에서 다시 공소외 2로부터 “선생님,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불이익이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2차 측정을 요구받자 이를 거부하면서 공소외 2의 배를 주먹으로 1회 때려 공소외 2에게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복부좌상을 가한 사실, 그와 같이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2를 비롯한 경찰관들이 피고인에게 실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피고인이 위법하게 체포된 상태에 있었고 공소외 2가 음주측정을 요구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하였을 뿐 공소외 2를 비롯한 경찰관들이 피고인에게 실력을 행사하는 등의 침해행위를 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위법한 체포상태를 벗어나려는 데에 대하여 공소외 2가 이를 저지하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피고인이 공소외 2의 배를 때려서 공소외 2에게 상해를 가한 이상 피고인의 행위를 사회적으로 상당한 방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위 상해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위법성이 조각되는 등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사유가 없다.

따라서 원심이,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행위가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로서 적법하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나, 위 상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원심판결 중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죄, 공무집행방해죄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고, 위 각 죄는 나머지 각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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