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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3. 29. 선고 2009도11249 판결
[뇌물수수·뇌물공여·위증][미간행]
판시사항

[1] 공동피고인이 소송절차의 분리로 피고인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적격이 있는지 여부(적극) 및 대향범인 공동피고인의 경우에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증언거부사유가 있음에도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하여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위증죄의 성립 여부(소극)

[3] 피고인들이 증·수뢰사건으로 기소되어 공동피고인으로 함께 재판을 받으면서 서로 뇌물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다투던 중 증·수뢰의 상대방인 공동피고인에 대한 사건이 변론분리되어 뇌물공여 또는 뇌물수수의 증인으로 채택되었는데,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들의 종전 주장을 되풀이함에 따라 거짓 진술에 이르게 된 사안에서, 피고인들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 외 7인

상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석웅 외 4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3, 4, 5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증거법칙 위반의 점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중 채증법칙 위반의 점에 관한 주장은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것이나,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는 결국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공소외 1, 2의 각 증언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점에 대하여

상고심은 항소법원 판결에 대한 사후심이므로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사항은 상고심의 심판범위에 들지 않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였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항이 아니면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도2831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들고 있는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도 위 피고인들의 뇌물증·수뢰죄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주장이다.

다. 자백의 임의성 및 보강법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 및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의 임의성을 다투면서 그것이 허위자백이라고 다투는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 진술의 내용,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그 조서의 형식과 같은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위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도1472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 3, 4, 5가 검찰에서 각 진술서를 작성할 당시 위 피고인들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었고 위 피고인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들 진술서 작성 당시 장시간의 조사나 회유가 없었음에도 단지 경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진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이 검찰에서 작성한 각 진술서의 자백진술을 증거로 삼은 원심의 조치에 자백의 임의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밖에 상고이유 중 자백의 보강법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은 위 피고인들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라. 뇌물죄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공무원이 수수한 금품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공무원의 직무 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쌍방간에 특수한 사적인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것이 그 사람이 종전에 공무원으로부터 접대 또는 수수받은 것을 갚는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비추어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지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보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어 금품을 주고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이상 그 수수한 금품은 뇌물이 된다( 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390 판결 , 대법원 2000. 1. 21. 선고 99도494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3, 4, 5 및 공소외 3이 피고인 1에게 공여한 금품을 개인적 친분관계에서 교부하는 의례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뇌물죄에 있어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증거법칙 위반의 점에 대하여

검사의 상고이유 중 채증법칙 위반의 점에 관한 주장은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을 다투는 취지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나. 대향범인 공동피고인의 위증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의 지위에 있는 공동피고인은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없으나, 소송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있고, 이는 대향범인 공동피고인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3300 판결 참조). 이와 달리 원심이 대향범인 공동피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피고인 1, 3, 4, 5에 대하여 위증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위증의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인정한 조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결과적으로 정당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즉 증언거부권 제도는 증인에게 증언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고, 형사소송법상 증언거부권의 고지 제도는 증인에게 그러한 권리의 존재를 확인시켜 침묵할 것인지 아니면 진술할 것인지에 관하여 심사숙고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함으로써 침묵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할 때, 재판장이 신문 전에 증인에게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당해 사건에서 증언 당시 증인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 증언거부사유의 내용, 증인이 증언거부사유 또는 증언거부권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여부,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더라도 허위 진술을 하였을 것이라고 볼 만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증인이 침묵하지 아니하고 진술한 것이 자신의 진정한 의사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위증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 제12조 제2항 에 정한 불이익 진술의 강요금지 원칙을 구체화한 자기부죄거부특권에 관한 것이거나 기타 증언거부사유가 있음에도 증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증죄의 성립을 부정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10. 1. 21. 선고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인들은 뇌물증·수뢰사건으로 공소제기되어 공동피고인으로 함께 재판을 받으면서 서로 뇌물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다투던 중 뇌물증·수뢰의 상대방인 공동피고인에 대한 사건이 변론분리되면서 뇌물공여 또는 뇌물수수의 증인으로 채택되어 검사로부터 신문받게 되었고, 이러한 경우 위 피고인들로서는 증인신문과정에서 그들 자신의 뇌물공여 또는 뇌물수수 여부에 관하여 신문을 받게 됨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는 범죄사실이 발각될 염려가 있어 증언거부사유가 발생하게 되었음에도, 재판장으로부터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의 종전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함에 따라 결국 거짓 진술에 이르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증언 당시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이를 위증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증언거부권의 고지에 관한 사실오인의 점 등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위증사건의 제1심법원에서 제3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1, 제4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3, 4, 5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면서 형사소송법 제160조 의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선서를 시킨 후 위 피고인들로 하여금 증언을 하게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그와 같이 본 원심의 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판조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전수안(주심) 양창수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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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의정부지방법원 2009.9.25.선고 2008노2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