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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도4129 판결
[강제집행면탈][공2012상,148]
판시사항

[1] 이른바 계약명의신탁 방식으로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당해 부동산이 채무자인 명의신탁자의 재산으로서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가 되는지 여부(소극)

[2] 명의신탁 부동산의 실질적 소유자인 피고인이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허위양도하여 채권자들을 해하였다고 하며 강제집행면탈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부동산 중 대지는 계약명의신탁 약정에 의한 것으로 피고인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보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없어 피고인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한 사례

[3] 채권자가 수인인 경우, 강제집행면탈죄의 죄수 관계

판결요지

[1]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 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의수탁자 명의로 마친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의 명의신탁 약정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다. 반면에 소유자가 계약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경우에는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어느 경우든지 명의신탁자는 그 매매계약에 의해서는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그 부동산은 명의신탁자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보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2] 명의신탁 부동산의 실질적 소유자인 피고인이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허위양도하여 채권자들을 해하였다고 하며 강제집행면탈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부동산 중 대지는 피고인이 매입하여 갑 명의로 명의신탁해 두었다가 임의경매절차를 통하여 을에게 매각되자 다시 병 주식회사의 명의로 매수하여 병 회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인데, 이는 신탁자인 피고인과 명의수탁자인 병 회사의 계약명의신탁 약정에 의한 것이므로 소유자 을이 그러한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에 관계없이 명의신탁자인 피고인은 대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고, 이후로도 위 대지에 관하여 피고인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적이 없다면 피고인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보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없어 피고인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한 사례.

[3] 채권자들에 의한 복수의 강제집행이 예상되는 경우 재산을 은닉 또는 허위양도함으로써 채권자들을 해하였다면 채권자별로 각각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고, 상호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지관엽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27조 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자”를 처벌함으로써 강제집행이 임박한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는 채무자의 재산 중에서 채권자가 민사집행법상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한편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 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의수탁자 명의로 마친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 약정의 무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그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다. 반면에 소유자가 계약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경우에는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어느 경우든지 명의신탁자는 그 매매계약에 의해서는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그 부동산은 명의신탁자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보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도2168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1가 (지번 생략) 대 828㎡(이하 ‘이 사건 대지’라 한다)와 그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하고, 이 사건 대지와 함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의 실질적인 소유자인바, 이 사건 건물 증축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 등의 채권자들인 피해자들이 이 사건 대지 및 건물에 관하여 강제집행을 할 것이 예상되자 이러한 강제집행을 면탈하기 위하여 2008. 7. 8. 공소외 1 유한회사를 설립한 다음 2008. 8. 19. 이 사건 대지 및 건물에 관하여 공소외 1 유한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이 사건 대지 및 건물을(공소사실에 ‘위 토지 및 대지를’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제1심과 원심도 범죄사실에 동일하게 기재하였으나, 이는 ‘위 대지 및 건물을’의 오기임이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 공소외 1 유한회사에 허위양도하여 채권자들을 해하였다.”는 요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먼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피고인이 1998년에 이 사건 대지를 매수하여 자신의 누나인 공소외 2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그 지상에 자신의 비용으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함으로써 이 사건 부동산을 소유하게 된 사실, ② 그 후 피고인은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경영하는 공소외 3 주식회사 앞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명의를 변경하였으나, 이 사건 건물에서 운영하던 목욕탕 영업을 그만두면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명의를 다시 공소외 2 앞으로 이전하여 둔 사실, ③ 피고인은 신용불량자인 자신의 소유로 이 사건 부동산을 등기하지 않았을 뿐 이를 임대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등의 관리·처분에 관하여는 직접 결정하고 처리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은 실질적으로 피고인의 책임재산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가 진행 중이던 2008. 7. 8.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명의를 이전하려는 의도로 공소외 1 유한회사를 설립한 사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비용조차 부담하기 어렵자 2008. 8. 채권자인 공소외 4와 “ 공소외 4가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부담하면 공소외 4를 공소외 1 유한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하되, 피고인이 공소외 4에 대한 모든 채무를 변제한 후에는 공소외 4는 공소외 1 유한회사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한 사실, ③ 피고인은 위 약정에 따라 2008. 8. 13. 공소외 4를 공소외 1 유한회사 대표이사로 등재하였고, 2008. 8. 19.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공소외 1 유한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④ 한편 공소외 1 유한회사나 공소외 4는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으로 자금을 출연한 바 없는 사실, ⑤ 피고인(매매계약서상 매도인은 등기명의인인 공소외 2)과 공소외 1 유한회사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계약일자는 2008. 7. 18.이나, 당시 공소외 1 유한회사의 대표이사는 공소외 5인데 반하여 계약서에는 2008. 8. 13.에서야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공소외 4가 대표이사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명의를 변경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공소외 1 유한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을 뿐 실제로 양도의사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이는 허위양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가. 먼저 이 사건 건물의 허위양도로 인한 강제집행면탈의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관계에 더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신의 비용으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였으나 당시 금융기관에 의하여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상태였기 때문에 채권자들의 강제집행 회피 등의 목적으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1999. 9. 27.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 6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침과 아울러 같은 날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명의자로 내세우기 위해 설립한 공소외 3 주식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둔 사실, 그 뒤 피고인은 2003. 3. 10. 공소외 2 앞으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명의를 이전하였으며, 다시 2008. 8. 19. 위와 같이 공소외 1 유한회사 앞으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명의를 이전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의 신축으로 그 소유권을 원시취득한 후 이루어진 공소외 6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강제집행면탈을 목적으로 한 것이어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호 의 특례가 적용될 수 없고, 따라서 위 소유권보존등기와 그 뒤 이루어진 공소외 3 주식회사 및 공소외 2 명의의 각 소유권이전등기는 모두 명의신탁 약정에 의한 무효의 등기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의 소유명의를 공소외 1 유한회사 앞으로 이전할 당시에도 이 사건 건물은 여전히 피고인의 소유로 책임재산을 구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원심이 위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을 공소외 1 유한회사에 양도한 것이 허위양도라고 판단한 것도 수긍할 수 있으며, 기록에 비추어 이는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을 가지고 한 행위로 넉넉히 인정되므로, 원심이 이 사건 건물의 허위양도로 인한 강제집행면탈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대지의 허위양도로 인한 강제집행면탈의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대지는 피고인이 1998. 10. 7. 공소외 2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그 전부터 진행되던 임의경매절차를 통하여 1999. 12. 6. 공소외 7이 이를 매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피고인은 2000. 5. 27. 공소외 7로부터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로 이 사건 대지를 매수하여 위 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그 뒤 2003. 3. 10. 공소외 2 앞으로 소유명의를 이전하였으며, 다시 2008. 8. 19. 위와 같이 공소외 1 유한회사 앞으로 이 사건 대지의 소유명의를 이전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인이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로 이 사건 대지를 매수하여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은 명의신탁자인 피고인과 명의수탁자인 공소외 3 주식회사 사이의 이른바 계약명의신탁 약정에 의한 것으로, 공소외 7이 그러한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명의신탁자인 피고인은 이 사건 대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 뒤 피고인은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또 다른 명의수탁자인 공소외 2 앞으로 소유명의를 이전하였을 뿐 피고인 자신의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대지는 피고인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보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없어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대지의 허위양도로 인한 강제집행면탈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다. 한편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대지와 건물을 공소외 1 유한회사 앞으로 허위양도함으로써 채권자들을 해한 행위가 일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지 않을 수 없다[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채권자들에 의한 복수의 강제집행이 예상되는 경우 재산을 은닉 또는 허위양도함으로써 채권자들을 해하였다면 채권자별로 각각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고, 상호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바 (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도4123 판결 참조), 이 사건 건물의 허위양도로 인한 강제집행면탈죄 역시 각 채권자별로 성립하여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함을 지적하여 둔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안대희 민일영(주심) 이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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