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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5. 6.자 2010마1193 결정
[가처분이의][공2011상,1117]
판시사항

[1]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의 의미

[2]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대상이 사실상 중복되는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사용자가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3항 등을 근거로 각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연기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에서 정한 일반적 구속력을 가진다는 사정만으로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이 가지는 고유한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협약 체결권이 제한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1997. 3. 13.) 제5조 제1항(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된 것)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는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고, 다만 독립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로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조합원의 고유한 사항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나, 새로 설립된 노동조합이 기존 기업별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이 중복되더라도 조직형태의 실질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만을 조직대상으로 한정하지 않은 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기존 기업별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위 부칙 제5조 제1항의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가 아니다.

[2]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나 개정규정이 아직 시행되지 아니한 이상,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대상이 사실상 중복되는 노동조합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1997. 3. 13.) 제5조 제1항(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된 것)에 의하여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각 노동조합은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사용자는 위 부칙 제5조 제3항 등을 근거로 각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연기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

[3]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이 존재하고 그 단체협약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에서 정한 일반적 구속력을 가진다는 사정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개정규정이 시행되고 있지 아니하고 달리 단체교섭권 등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이 가지는 고유한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협약 체결권이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1]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1997. 3. 13.) 제5조 제1항(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된 것) [2]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1997. 3. 13.) 제5조(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된 것) [3] 헌법 제33조 제1항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채무자, 재항고인

한국방송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고현철 외 3인)

채권자, 상대방

전국언론노동조합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복수노조 관련 주장에 대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은 제5조 에서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도, 부칙(1997. 3. 13. 법률 제5310호 부칙 중 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 노조법 부칙’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2009. 12. 31.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한시적으로 복수노조의 설립을 금지하고 있다(그 후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노조법 구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을 삭제하고, 부칙 제7조 제1항을 두어 설립금지 기한을 2011. 6. 30.까지로 연장하고 있다). 구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는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고, 다만 독립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로서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나 (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 새로 설립된 노동조합이 기존의 기업별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이 중복되더라도 그 조직형태의 실질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만을 조직대상으로 한정하지 않은 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그 산업별 노동조합은 기존의 기업별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구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 소정의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두15400 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그 인정 사실에 나타난 판시 사정 등을 종합하여, KBS 노동조합은 채무자의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채무자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데 반하여 채권자는 전국의 언론 산업 및 관련 사업 근로자 등을 그 조직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이고, 채권자 소속의 KBS 본부(이하 ‘이 사건 본부’라 한다)가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채권자는 KBS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구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재항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복수노조 해당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재항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0다23815 판결 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교섭창구 단일화 관련 주장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은 한시적으로 복수노조의 설립을 금지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노동부장관은 2009년 12월 31일까지 제1항의 기간이 경과된 후에 적용될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 후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노조법(이하 ‘개정 노조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1항 본문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제29조의2 내지 제29조의5 에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마련하면서 구 노조법 부칙 제5조 제3항을 삭제하였고, 그 부칙 제1조에서 제29조의2 내지 제29조의5 등의 개정규정은 2011. 7. 1.부터 시행하도록 규정하면서도, 부칙 제6조에서 “2009년 12월 31일 현재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형태를 불문하고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 있는 경우에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제29조의2 부터 제29조의5 까지 등의 개정규정은 2012년 7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노조법 부칙 제5조 제3항의 규정은 문언상 그 수범자를 노동부장관으로 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 역시 노동부장관에 대하여 같은 조 제1항에 의해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가 전면적으로 허용될 것에 대비하여 교섭창구 단일화의 방법·절차 등에 관한 일정한 입법 내지 정책을 마련하도록 의무지우는 규정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개정 노조법에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나 그 개정규정이 아직 시행되지 아니한 이상,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대상이 사실상 중복되는 노동조합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각 노동조합은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할 것이고, 사용자는 구 노조법 부칙 제5조 제3항 등을 근거로 각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연기하거나 거부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교섭창구 단일화와 관련한 채무자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재항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단체교섭 요구에 있어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판단유탈의 위법은 없다.

3.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 관련 주장에 대하여

헌법 제33조 제1항 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뿐 아니라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이 존재하고 그 단체협약이 노조법 제35조 소정의 일반적 구속력을 가진다는 사정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개정규정이 시행되고 있지 아니하고 달리 단체교섭권 등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현행 노조법하에서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이 가지는 고유한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협약 체결권이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단체협약의 효력 범위에 관한 사유를 들어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채무자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재항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 및 단체교섭 거부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홍훈(주심) 김능환 이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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