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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집행유예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10. 7. 2. 선고 2010고합8 판결
[공직선거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박대범

변 호 인

강남종합 법무법인 외 2인

주문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5, 6, 7, 8, 9, 10, 11, 12에 대한 선거운동을 내용으로 하는 각 공직선거법위반의 점,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였음을 내용으로 한 각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은 ○○시장 공소외 1이 2010. 1. 4. 6급 공무원인 피고인을 5급 공무원이 보임되는 직위인 △△동장 직무대리로 임명하자 위 인사발령에 대하여 보답하는 한편 좋은 인상을 주어 승진을 하기 위하여 공소외 1을 위하여 선거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1. 피고인은 2010. 1. 6.경 ○○시 △△동 주민자치센터에 있는 동장실에서 △△1통장인 공소외 2에게 “현 시장이 시정을 잘하니까 이번 선거에서 한번 더 공소외 1 시장을 지지해 달라”라고 수차례 이야기하여 2010. 6. 2. 실시 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

2. 피고인은 2010. 1. 6.경 ○○시 △△동 주민자치센터에 있는 동장실에서 △△4통장인 공소외 3에게 “현 시장이 시정을 잘하니까 이번 선거에서 한번 더 공소외 1 시장을 지지해 달라”라고 이야기하여 2010. 6. 2. 실시 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

3. 피고인은 2010. 1. 6.경 ○○시 (주소 2 생략)에 있는 사회복지관장실에서 △△동 사회복지관장 공소외 4에게 “나를 △△동장으로 발령하여준 시장님이 고맙다. ○○시장님이 ○○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시장님이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라고 공소외 1 시장을 지지해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여 2010. 6. 2. 실시 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공소외 2에 대한 각 검찰 및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3에 대한 2010. 2. 23.자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4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메일-6(시장님 수고하십니다), 메일-11(△△동기관장 및 단체장 방문결과보고), 메일-12(1월12일 △△동 동향보고)(피고인이 증거동의 하였을 뿐만 아니라 압수·수색 영장에 의하여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1. 수사보고(통신수사자료분석-1차), 수사보고(통신수사자료분석-완결)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경합범가중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이유 참작)

유죄의 이유

1. 선거운동을 하였는지 여부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시장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이 승진을 하지 못하고 만년 6급 주사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5급 공무원이 보임되는 직위인 △△동장 직무대리로 인사발령을 받자, 인사권자인 ○○시장에게 그 충성심을 표현하기 위해 마치 선거운동을 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여 이메일을 보낸 것일 뿐이고 실제로는 ○○시장 공소외 1의 지지를 부탁하는 등으로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은 “선거운동이라 함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소정의 선거운동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3468 판결 등 참조), 한편 같은 조항에서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제1호 ),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제2호 ),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제3호 ), 통상적인 정당활동( 제4호 )은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등은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아가 특정선거에 있어서 지지 또는 반대하는 특정정당이나 후보자를 직접 거명하며 지지 또는 반대하도록 권유, 동조 요구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봄이 상당하다.

(2)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시장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선거운동을 한 상대방의 이름, 나이, 전화번호, 약력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로부터 들은 여러 정보들 및 ○○시장 공소외 1 지지 부탁에 대한 수락여부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재되어 있는 바, 이에 대하여 ② 공소외 2는 2010. 2. 23. 경찰에서 “제가 피고인에게 어떻게 이렇게 △△동장으로 부임을 하였느냐라고 인사를 하니까 시장님이 이렇게 발령을 내어주어 오게 되었다고 말을 하고 이번 선거에서 현시장을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 좀 도와 달라고 하기에 제가 저의 큰아들이 현시장과 고등학교 동기고 하여 나도 현 시장을 좋게 생각을 하고 있으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수사기록 제767쪽), 이는 처음 경찰에서의 진술 및 이후의 검찰에서의 각 진술에서도 일관되고 있어(수사기록 제230쪽, 제972쪽, 제1243쪽) 그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 점, ③ 공소외 3은 경찰에서 처음 조사를 받을 때에는 “제가 정확한 기억은 없는데 저는 누가 선거에 도움을 달라고 하더라도 나는 통장이라 선거에 개입을 할 수가 없다고 대답을 바로 하기에 피고인이 그렇게 이번 선거에서 현 시장의 지지를 부탁하는 말을 꺼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억은 저에게 없고 단지 피고인이 동업무와 시정업무에 도움을 달라고 하여 제가 그에는 돕겠다고 대답을 한 것은 기억이 납니다”라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244쪽), 두번째 조사를 받을 때에는 “제가 △△동장실로 피고인을 찾아 갔을 때 피고인이 하는 말이 공소외 1이 시정을 잘하고 있으니까 공소외 1을 도와주어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한 말은 들은 것으로 기억이 되며 피고인이 ○○시장 공소외 1이 시정도 잘보고 있으니 다시 한번 공소외 1이 시장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공소외 1의 지지를 부탁한다고 하기에 제가 시정업무를 도와 줄 수는 있지만 선거에서는 도와 줄 수 없다고 단호히 선거운동부분은 거절을 하였습니다.”라고 진술(수사기록 제718쪽)하고 있는바, 이는 이 사건 이메일 기재 내용에 구체적으로 부합하여 그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 할 것이고, 한편, 공소외 3은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그와 같이 진술을 한 사실이 없다고 번복하였으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강압이나 회유 등으로 인해서 진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는 아니었고, 조사를 받은 후 진술조서를 모두 읽기는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위 번복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④ 공소외 4는 일관하여 “피고인이 ‘발령 내어 주어 시장님이 고맙다. ○○시장님이 ○○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고 저는 피고인이 ‘시장님이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라는 뉘앙스를 비추길래 ‘글쎄요’정도로 끄덕거리고 말았다”고 진술하면서, “피고인이 ‘자신이 예측도 안했는데 발령내주어 고맙다. 감사하다. 좋은 분이다. 한번 더 하면 좋겠다’라는 식의 말을 하기에 제가 피고인의 입장을 그 대화에서 느꼈다”고 진술하고 있는 바(수사기록 제754쪽, 제1019쪽), 이는 피고인이 명시적으로 시장의 지지를 부탁한 것은 아니지만 대화 전체의 취지상 시장의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으로 특정 후보자의 당선을 위한 것이라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 계획적 행위라 할 것인 점, ⑤ 피고인은 피고인을 △△동장 직무대리로 임명한 ○○시장 공소외 1의 인사발령에 대하여 보답하기 위해 앞서 본 바와 같은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이메일에 선거운동의 상대방 및 약력, 그 전화번호까지 상세히 기재하여 두어 ○○시장 공소외 1이 피고인이 실제 그와 같이 선거운동을 하였는지 여부에 대해 충분히 확인이 가능한 것이었던 점에 비추어 허위 사실을 기재하여 보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선뜻 믿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2, 3, 4에게 ○○시장 공소외 1의 지지를 부탁하는 이야기를 하여 ○○시장 공소외 1의 당선을 위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고 할 것이다.

2.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것인지 여부

공직선거법 제85조 제1항 이 규정한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라 함은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즈음하여 선거운동을 한 경우는 물론 공무원이 공무원으로서 신분상 또는 직무상의 지휘감독권이 미치는 사람에게 선거운동을 하였거나, 외견상 그 직무에 관련된 행위에 편승하여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선거민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그 지위에 수반되는 신분상의 지휘감독권, 직무권한, 담당사무 등과 관련해서 공무원이 직무를 행하는 사무소 내부 또는 외부의 사람에게 작용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소외 2는 △△1통장, 공소외 3은 △△4통장으로 △△동장인 피고인의 신분상 또는 직무상의 지휘감독권이 미친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공소외 2, 3은 피고인의 △△동장 부임 축하 인사를 하기 위해 각 동장실로 찾아갔고 그 자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시장 공소외 1의 지지를 부탁하는 이야기를 들은 점, ③ 공소외 4는 △△동 사회복지관장이므로 직무권한 내지 담당사무 등과 관련해서 △△동장인 피고인이 일정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는 자인 점, ④ 피고인은 복지담당 계장 공소외 13과 함께 △△동장 부임인사를 하기 위해 유관 기관인 △△동 사회복지관을 방문하였고, 그 자리에서 복지관장인 공소외 4에게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선거운동을 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동장이라는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고 할 것이다.

양형의 이유

공무원의 선거개입은 공무원 조직에서 줄서기, 논공행상 등의 인사폐단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법과 원칙에 따른 행정이 되지 못하고 후보자 개인이나 측근 공무원 중심으로 행정이 왜곡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의 선거개입은 이를 엄하게 다스려 관권선거나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개입 여지를 불식시킬 필요성이 매우 크다.

다만, 피고인은 37년간 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해 온 점, 이 사건은 ○○시장 공소외 1의 이메일이 제3자의 해킹으로 불법 유출됨에 따라 그 수사가 개시된 것인 점, 피고인이 그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내용, 선거에 미친 영향의 정도, 피고인의 연령, 성행 등 제반 정상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공소외 5, 6, 7, 8, 9, 10, 11, 12에 대한 선거운동을 내용으로 하는 각 공직선거법위반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은 2009. 12. 말경부터 2010. 1. 10.경 사이에 ○○시 소재 이하불상지에서 공소외 5에게 시장님 도와달라고 부탁하여 2010. 6. 2. 실시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시장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

(2) 피고인은 2009. 12. 말경부터 2010. 1. 10.경 사이에 ○○시 소재 이하불상지에서 공소외 6에게 시장 선거에서 현 시장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여 2010. 6. 2. 실시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시장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

(3) 피고인은 2009. 12. 말경부터 2010. 1. 10.경 사이에 ○○시 소재 이하불상지에서 공소외 7에게 시장 선거에서 현 시장을 도와 달라고 부탁하여 2010. 6. 2. 실시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시장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

(4) 피고인은 2010. 1. 9. ○○시 소재 이하 불상지에서 공소외 8에게 시장 선거에서 현 시장을 도와 달라고 부탁하여 2010. 6. 2. 실시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시장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

(5) 피고인은 2010. 1. 7. ○○시 소재 이하 불상지에서 공소외 9에게 1,000명의 회원을 잘 관리해서 ○○시장을 도와 달라고 부탁하여 2010. 6. 2. 실시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시장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

(6) 피고인은 2010. 1. 12. 12:00경 ○○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 식당에서 공소외 10, 11, 12에게 ○○시장 공소외 1의 업적을 이야기하고 ○○시장 공소외 1을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하여 2010. 6. 2. 실시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시장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

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공소외 5, 6, 7, 8, 9, 10, 11, 12에게 공소외 1의 지지를 부탁하는 선거운동을 하였다고 기재하여 ○○시장 공소외 1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나 실제로는 그러한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피고인을 △△동장 직무대리로 발령하여 준 공소외 1에게 그 충성심을 표현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기재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다. 판단

(1) 살피건대, 검사 제출 증거 중 위 공소사실 기재 피고인의 선거운동의 상대방인 공소외 5, 6, 7, 8, 9, 10, 11, 12의 각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조서는 그 내용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하며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서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 볼 수 없다 할 것이고, 위 공소사실 기재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이 사건 이메일과 문답서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사건 이메일은 피고인이 범죄의 혐의를 받기 전에 그와는 관계없이 타인에게 보이는 것을 예상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범죄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이는 자백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고, 문답서 역시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자백이므로, 위 자백을 보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위 자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의 증거에 해당하므로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할 것이다.

(2) 또한 위 공소사실 중 공소외 5, 6, 7, 8, 9에게 선거운동을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보건대, 공무원이 사적인 관계를 이용하거나 단순히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이 있다는 것만을 이용하는 경우는 공직선거법 제85조 제1항 이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인바, 이러한 법리 및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5, 6, 7, 8, 9는 모두 피고인이 사적인 관계에서 알게 된 사람들로 보이고, 달리 위 사람들이 피고인이 공무원으로서 신분상 또는 직무상의 지휘감독권이 미치는 사람에 해당한다거나 외견상 피고인이 △△동장의 직무에 편승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위 공소사실 부분은 이러한 점에서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2. 선거운동의 기획참여를 내용으로 한 각 공직선거법위반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은 2010. 1. 7. 17:53경 ○○시 △△동 주민자치센터에 있는 동장실에서 피고인이 업무로 사용하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시청 전자문서시스템에 접속하여 ○○시장 공소외 1에게 △△1통장인 공소외 2로부터 △△동 통장들의 공소외 1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를 공소외 1에 대한 지지자와 ○○시장 예비후보자인 공소외 14의 지지자 등으로 구분하여 보고하면서 공소외 2와 △△4통장인 공소외 3을 통하여 △△동 2, 6, 7, 9, 11통장을 규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선거운동방안을 제시하는 이메일을 발송하여 2010. 6. 2. 실시 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였다.

(2) 피고인은 2010. 1. 12. 17:05경 ○○시 △△동 주민자치센터에 있는 동장실에서 피고인이 업무로 사용하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시청 전자문서시스템에 접속하여 ○○시장 공소외 1에게 피고인인 2007. 4.경부터 ○○시 보건소에서 보건행정 담당주사로 근무하면서 알게 된 보건소 직원들의 성향 및 보건소와 주민들의 유대관계 등을 기초로 ○○시의 읍면 보건지소는 보건사업과장을 통해서 홍보하도록 하고, ☆☆☆, ▽▽, ◎◎ 보건지소는 주민들이 찾지 않는 곳이므로 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등의 ○○시 보건소 공무원을 통한 선거운동방안을 이메일로 발송하여 2010. 6. 2. 실시 예정인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공소외 1을 위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였다.

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시장에게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이 담긴 이 사건 이메일을 발송한 것은 사실이나,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였다거나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한 것으로 평가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다. 판단

(1) 일반론

공직선거법제60조 제1항 제4호 에서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제85조 제1항 에서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외에, 더 나아가 제86조 에서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자들에 대해서 선거운동에까지는 이르지 아니하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바, 이는 관권선거나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선거 개입 여지를 철저히 불식시킴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에서 금지하는 행위 중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헌법재판소는 2008. 5. 29. 선고 2006헌마1096호 결정 에서 ‘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부분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였다)라 함은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 계획을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에 관하여 지시·지도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도4069 판결 등 참조).

한편 여기서 “기획”이란 일을 계획하는 것을 의미라고, “참여”란 참가하여 관계함을 뜻하며, “관여”는 관계하여 참여함이 그 사전적 의미라 할 것이고, 위 조문에서 규정한 기획, 참여, 관여는 약간의 불명확성을 지닌 구성요건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2008. 5. 29. 선고 2006헌마1096 결정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살피건대, 피고인의 이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 이 사건 기록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시장 공소외 1이 만년 6급 주사로 승진을 하지 못하고 있던 피고인을 5급 공무원이 보임하는 직위인 △△동장의 직무대리로 임명하자 피고인은 그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하여 ○○시장 공소외 1에게 충성을 다짐하며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선거운동방안을 정리하여 일방적으로 이메일을 보낸 것이고, 이에 대하여 ○○시장 공소외 1은 위 이메일을 수신하였을 뿐 이에 대하여 답변하거나 선거운동방안을 지시·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② ○○시장 공소외 1이 피고인의 위 이메일을 기초로 선거운동의 계획을 수립하였다거나 이를 검토하여 활용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는 점, ③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선거운동방안의 내용 및 위와 같은 일방적인 이메일 발송행위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평가하기도 어려워 보이는 점,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참여”란 참가하여 관계함을 뜻한다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이 일방적으로 이메일을 발송한 행위만 있는 사안에서 “참여”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리해석에도 반한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이 ○○시장에게 일방적으로 공소사실 기재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행위를 들어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에서 정한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무신(재판장) 정영석 홍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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