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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다82582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및 그 위법성의 판단 기준

[2] 이중분양계약에 기한 금융기관의 대출과 근저당권설정행위가 최초 수분양자의 분양계약에 기한 채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위법성의 정도

원고, 상고인

원고 1외 9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호)

피고, 피상고인

거제수산업협동조합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김진수)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제3자의 행위가 채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그 제3자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법규를 위반하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때 그 행위가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침해되는 채권의 내용,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자의 고의 내지 해의의 유무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되, 거래자유 보장의 필요성, 경제·사회정책적 요인을 포함한 공공의 이익, 당사자 사이의 이익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 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다9446 판결 등 참조), 이미 분양된 아파트에 대하여 이중분양계약에 기한 금융기관의 대출과 근저당권설정행위가 최초 수분양자의 분양계약에 기한 채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이중분양사실을 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분양자의 이중분양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이중분양을 요청하거나 유도하여 계약에 이르게 하거나 그와 같이 평가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 대법원 2002. 9. 6. 선고 2000다4182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피고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소외 1은 소외 2 주식회사의 실질적 사주인 소외 3과 함께 거제시 장승포동 270 외 5필지(이하 ‘이 사건 아파트부지’라 한다) 부지를 매입하여 ○○ 아파트 79세대 및 오피스텔 16세대 등(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을 신축하기로 하고, 이 사건 아파트부지에 관하여 피고 1 주식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2002. 10. 1. 이 사건 아파트부지에 채무자 피고 1 주식회사, 채권자 주식회사 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이라 한다), 채권최고액 1,040,000,000원으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뒤 국민은행 고현지점으로부터 8억 원을 대출받고 2002. 12.경 거제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신축공사를 시작한 사실, 소외 1은 당초부터 자기자본이 없어서 공사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분양중도금을 대출받아 이를 공사자금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모델하우스를 건축하기도 전에 자신과 소외 3 등의 지인 내지 친구들로 하여금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도록 권유한 사실, 이에 소외 1은 원고들을 포함한 36명과 분양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36명의 수분양자는 2003. 3. 13.부터 2003. 5. 30.까지 사이에 국민은행에 분양계약서와 계약금 납입증명서 등을 제출하고 국민은행과 사이에 중도금 대출계약을 체결하였고, 소외 1은 국민은행으로부터 중도금 대출로 2,111,20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 위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수분양자들이 아니라 피고 1 주식회사가 납입하였고, 원고 2는 분양계약 체결일인 2003. 2. 27. 피고 1 주식회사로부터 ‘ 피고 1 주식회사는 중도금 대출에 있어서 원고 2의 명의를 사용하되, 해당 세대의 분양시점까지만 사용하고 이에 대한 모든 비용은 피고 1 주식회사가 부담하며 명의자 보호를 위하여 분양대금 완납증을 교부한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받은 사실, 피고 1 주식회사는 피고 거제수산업협동조합(이하 ‘피고 거제수협’이라고 한다)이 분양대금의 60% 상당을 중도금으로 대출해 줄 수 있다고 하자 중도금 대출 전담 금융기관을 국민은행에서 피고 거제수협으로 변경하고 2003. 9. 5.부터 2003. 10. 10.까지 3차례에 걸쳐 피고 거제수협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부지 등을 담보로 18억 5천만 원을 대출받아 위 대출금으로 국민은행에 대한 토지 담보 대출금 8억 원을 상환하고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한 사실, 소외 1은 이 사건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던 중 ○○ 아파트의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여 자금 압박을 받게 되자, 자신들의 친·인척이나 지인들을 상대로 마치 그들이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처럼 허위의 분양계약서 등을 작성해주고 그들로 하여금 피고 거제수협으로부터 중도금을 대출받게 하는 방법으로 2004. 1. 19.부터 2004. 3. 4.까지 사이에 피고 거제수협으로부터 22세대에 대한 중도금 대출로 22억 3,700만 원 상당의 대출을 받은 사실, 피고 거제수협의 상호금융과장인 피고 2는 위와 같이 36세대의 수분양자들이 국민은행으로부터 중도금 대출을 받은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던 상황에서 그 중 4세대에 대하여 다시 중도금 대출을 해준 후 국민은행으로부터 일시불로 중도금 대출금을 상환한 1세대를 제외한 35세대의 수분양자 명단, 분양 목적물, 대출금액이 기재된 팩스를 받아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피고 1 주식회사에 대하여 이미 40억 7,800만 원 상당을 대출한 상태였기 때문에 만일 피고 1 주식회사가 공사자금 부족으로 부도가 날 경우 국민은행의 중도금 대출금 21억 1,100만 원과 피고 거제수협의 중도금 대출금 22억 3,700만 원의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여 그 무렵 소외 1과 사이에 피고 거제수협이 국민은행에서 대출받은 35세대에 대하여 이중으로 중도금 대출을 하여 위 국민은행의 중도금 대출금을 상환하기로 약정한 사실, 소외 1은 2004. 1. 15.부터 2005. 5. 24.까지 사이에 피고 거제수협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79세대 전부에 대하여 수분양자들 이름으로 합계 7,910,520,000원의 중도금을 대출받았는데, 2004. 4.경까지는 피고 2와 위 약정에 따라 피고 거제수협의 대출금으로 국민은행의 대출금을 상환하였으나 2004. 5.경부터는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추가 대출금을 국민은행의 대출금 상환에 사용하지 아니하고 공사대금 지급을 위한 어음 결제 등의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고, 소외 1이 위와 같이 피고 거제수협 대출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함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18세대 수분양자에 대한 국민은행 대출금 채무는 상환되지 아니한 사실, 피고 1 주식회사는 위와 같이 대출받은 자금으로 공사를 진행하여 2005. 2. 28. 준공검사를 받았고 2005. 3. 17. 이 사건 각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으며, 같은 날 채무자를 피고 1 주식회사, 근저당권자 국민은행, 채권최고액 1,406,1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와 근저당권자 피고 거제수협, 채권최고액 1,841,000,000원으로된 근저당권설정등기, 근저당권자 피고 거제수협, 채권최고액 90억 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쳐준 사실, 이 사건 소송의 제1심 계속중 피고 거제수협은 원고들에게 분양잔금을 납입하면 피고 거제수협의 근저당권을 말소해주겠다고 제안하였으나 원고들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피고 거제수협의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에 따라 진행된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각 아파트 중 704호, 801호, 1104호, 802호, 906호, 902호, 1304호는 매각되어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고, 701호, 504호, 601호에 대하여는 임의경매절차가 진행중인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이러한 사실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거제수협의 상호금융과장인 피고 2는 소외 1의 이중분양행위를 알지 못한 채 중도금 대출을 해주었고, 이중분양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는 소외 1로 하여금 피고 거제수협이 이중으로 대출한 중도금으로 국민은행에서 대출받은 35세대에 대한 중도금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외 1이 자금사정의 악화를 이유로 추가 대출금을 국민은행의 대출금 상환에 사용하지 아니하고 공사대금 지급을 위한 어음 결제 등의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바람에 원고들을 포함한 18세대 수분양자에 대한 국민은행 대출금 채무가 상환되지 아니한 점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 2가 이중분양행위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더 나아가 소외 1의 이중분양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이중분양을 요청하거나 유도하여 계약에 이르게 하거나 그와 같이 평가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아파트가 준공된 이후 계약금과 분양잔금을 납입하려고 노력하지 아니하였고, 분양잔금을 납입할 경우 근저당권을 말소하겠다는 피고 거제수협의 제안도 거절한 점 등 원심이 인정한 그 판시 사정에 비추어 과연 원고들이 잔대금수령과 상환으로 이 사건 각 아파트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도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피고 거제수협의 상호금융과장인 피고 2와 상호금융대리인 피고 3이 소외 1과 공모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아파트에 대한 채권을 침해하여 이 사건 각 아파트에 관하여 다른 수분양자들 명의로 중도금 대출을 실행하고 이에 기하여 피고 거제수협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다음 임의경매절차로 제3자 앞으로 매각되도록 하거나 임의경매를 진행하는 등으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거제수산업협동조합의 다른 수분양자에 대한 대출 및 근저당권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침해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한 판단은 그 설시에 있어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결론에 있어서는 옳은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인정된 판시사실에 의하여 원고들과 피고 1 주식회사 사이에 체결된 각 분양계약은 이 사건 각 아파트가 제3자 앞으로 매각되거나 임의경매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피고 1 주식회사의 귀책사유로 이행불능이 되었으므로, 원고들이 잔존대출원리금 및 이에 대한 기납입이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기록에 비추어 타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손해인정 등에 관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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