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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다97737 판결
[총회결의무효확인청구][미간행]
판시사항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의 법적 성질(=행정소송법상 당사자소송)

[2]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같은 법 제48조 에 따라 수립한 관리처분계획에 대하여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가 있은 후에, 그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총회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관리처분계획의 인가·고시가 있은 후에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총회결의 등의 무효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그 소는 행정소송의 일종인 당사자소송이라 할 것이므로, 행정소송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심리하고, 항고소송으로서의 소 변경 여부에 대한 석명권을 적절히 행사하여 적법한 소송형태를 갖추도록 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외 2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응원)

피고, 피상고인

피고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산하 담당변호사 안광순)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재건축조합’이라고 한다)은 관할 행정청의 감독 아래 도시정비법상의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 공법인( 도시정비법 제18조 )으로서, 그 목적 범위 내에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행정작용을 행하는 행정주체의 지위를 갖는다. 그리고 재건축조합이 행정주체의 지위에서 도시정비법 제48조 에 따라 수립하는 관리처분계획은 정비사업의 시행 결과 조성되는 대지 또는 건축물의 권리귀속에 관한 사항과 조합원의 비용 분담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함으로써 조합원의 재산상 권리·의무 등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는 구속적 행정계획으로서 재건축조합이 행하는 독립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6. 2. 15. 선고 94다31235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두1195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관리처분계획은 재건축조합이 조합원의 분양신청 현황을 기초로 관리처분계획안을 마련하여 그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와 토지 등 소유자의 공람절차를 거친 후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를 통해 비로소 그 효력이 발생하게 되므로(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10호 , 제48조 제1항 , 제49조 ),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는 관리처분계획이라는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로, 그것이 위법하여 효력이 없다면 관리처분계획은 하자가 있는 것으로 된다.

따라서 행정주체인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의 효력 등을 다투는 소송은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의 존부나 효력 유무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소송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이는 행정소송법상의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송은,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되기 전이라면 위법한 총회결의에 대해 무효확인 판결을 받아 이를 관할 행정청에 자료로 제출하거나 재건축조합으로 하여금 새로이 적법한 관리처분계획안을 마련하여 다시 총회결의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하자 있는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되어 행정처분으로서 효력이 발생하는 단계에까지 나아가지 못하도록 저지할 수 있고, 또 총회결의에 대한 무효확인판결에도 불구하고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되는 경우에도 관리처분계획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에서 총회결의 무효확인소송의 판결과 증거들을 소송자료로 활용함으로써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으므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고시가 있기 전에는 허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나아가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까지 있게 되면 관리처분계획은 행정처분으로서 효력이 발생하게 되므로, 총회결의의 하자를 이유로 하여 행정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여야 하고, 그와 별도로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한 총회결의 부분만을 따로 떼어내어 효력 유무를 다투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09. 9. 17. 선고 2007다242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소는 2006. 12. 28.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고시가 있은 후인 2007. 8. 17.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에 의하여 관리처분계획의 절차적 요건에 불과한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총회결의 등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제기된 것임을 알 수 있어, 위 법리에 의하면 부적법한 소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한편, 원고들이 이 사건 소로써 다투고자 하는 실체는 관리처분계획의 효력으로서, 이를 위해서는 앞서 본 것처럼 마땅히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인데, 이러한 점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종래 실무 관행을 그대로 답습한 나머지 부득이 그 요건에 해당하는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총회결의 등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는 그 실질이 관리처분계획의 효력을 다투는 취지라고 못 볼 바 아니고, 여기에 이 사건 소의 상대방이 행정주체로서 지위를 갖는 피고 조합이라는 점까지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소는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행정소송의 일종인 당사자소송이라 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을 행정소송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심리하고, 항고소송으로서의 소 변경 여부에 대한 석명권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적법한 소송형태를 갖추도록 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그러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 사건을 단순한 민사소송으로 보아 민사소송법이 정하는 절차에 의해 심리한 원심판결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김영란(주심) 이홍훈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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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8.11.19.선고 2008나62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