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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6다82649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AI 판결요지
[1]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작위에 의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인바, 여기서 ‘법령을 위반하여’라고 하는 것은 공무원의 작위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형식적 의미의 법령을 위반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작위의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일차적으로 위험 배제에 나서지 아니하면 이를 보호할 수 없는 때에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인정되는 작위의무를 위반한 경우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나, 그와 같은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리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때에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의 규정이 없다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된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에게 발생한 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관련 공무원이 그와 같은 결과를 예견하여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갑이 을과 혼인생활 중 을을 수시로 폭언·폭행하고 그러한 폭력성향으로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기도 하였는데, 을이 갑에게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하였고 그로 인하여 형사재판을 받게 된 사안에서, 갑은 위 상해사건 후 갑의 접근금지를 명하는 임시조치결정을 받는 한편 을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갑은 위 형사재판에서 증인으로 소환되자 공판검사에게 갑으로부터의 신변위험을 호소하면서 신변보호조치를 요청하였으나, 별다른 신변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갑은 위 형사재판의 공판기일에 식칼을 주머니에 숨긴 채 법정에 들어와 공판 개정을 기다리고 있던 을에게 다가가 갑자기 식칼로 갑을 찔러 상해를 가한 점 등에 비추어, 갑은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방지하기 어려운 생명·신체에 대한 중대한 위험이 존재하였을 뿐 아니라, 갑으로부터 직접 신변보호요청을 받은 검사로서도 갑의 호소내용과 당해 사건기록을 통하여 위험발생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검사는 재판부에 갑의 신변보호를 요청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하는 등 을에 대한 신변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위반한 검사의 부작위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이 정하는 ‘직무를 집행하면서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에 해당한다.
판시사항

[1]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의 인정 요건 및 위법성의 판단 기준

[2] 형사재판의 공판검사가 증인으로 소환된 자로부터 신변보호요청을 받았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그 증인이 공판기일에 법정에서 공판 개정을 기다리던 중 피고인의 칼에 찔려 상해를 입은 사안에서, 검사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금자)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작위에 의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한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인바, 여기서 ‘법령을 위반하여’라고 하는 것은 공무원의 작위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형식적 의미의 법령을 위반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작위의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일차적으로 그 위험 배제에 나서지 아니하면 이를 보호할 수 없는 때에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인정되는 작위의무를 위반한 경우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나, 그와 같은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리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때에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의 규정이 없다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된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에게 발생한 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관련 공무원이 그와 같은 결과를 예견하여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8520 판결 ,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7다4003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소외인이 원고와 혼인생활 중 원고를 수시로 폭언·폭행하고 그러한 폭력성향으로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기도 한 사실, 소외인은 2003. 11. 14. 원고에게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하였고 그로 인하여 형사재판을 받게 된 사실, 원고는 위 상해사건 후 소외인의 접근금지를 명하는 임시조치결정을 받는 한편 소외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실, 원고는 위 형사재판에서 증인으로 소환되자 공판검사에게 소외인으로부터의 신변위험을 호소하면서 신변보호조치를 요청하였으나, 별다른 신변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 소외인은 위 형사재판의 공판기일에 식칼을 주머니에 숨긴 채 법정에 들어와 있다가 공판 개정을 기다리고 있던 원고에게 다가가 갑자기 식칼로 원고를 찔러 상해를 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당시 원고에게는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방지하기 어려운 생명·신체에 대한 중대한 위험이 존재하였을 뿐 아니라, 원고로부터 직접 신변보호요청을 받은 검사로서도 원고의 호소내용과 당해 사건기록을 통하여 그 위험발생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검사는 재판부에 원고의 신변보호를 요청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하는 등 원고에 대한 신변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위반한 검사의 부작위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이 정하는 ‘직무를 집행하면서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에 해당한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요건 및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판단누락,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검사의 작위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이상 나머지 상고이유는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결국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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