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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법 2010. 4. 26.자 2010카합124 결정
[이사장직무집행정지가처분][각공2010상,880]
판시사항

[1] 학교법인의 정관에 정한 ‘임원의 선임 및 해임이 자신에 관한 사항일 경우 당해 이사장 또는 이사는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 한다’는 제척사유가 ‘이사장 호선’의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2] 임기가 만료된 학교법인의 이사나 감사에게 후임이사나 감사의 선임시까지 종전 직무를 계속 수행할 긴급처리권이 인정되는 경우 및 그 권한의 범위

[3] 학교법인의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이사장 직무대행자를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하였으나 그 결의에 참가한 이사들 중 4명이 이미 임기가 만료된 자들로서 그 임기 만료 후 사립학교법 제20조의2 에 따른 이사취임승인의 취소처분을 받고 그 집행정지를 신청하였다가 기각당하는 등 위 이사장 선임에 관한 직무를 수행할 권한이 없어, 그들을 제외하면 위 이사회결의가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1] 호선은 일반적으로 ‘특정한 사람들이 그 사람들 가운데서 어떠한 사람을 골라 뽑는 방법으로 하는 선거’를 일컫는데, 호선의 특성상 후보자 모두에게 의결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여도 호선의 본질에 반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학교법인의 정관에 ‘임원의 선임 및 해임이 자신에 관한 사항일 경우 당해 이사장 또는 이사는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러한 제척사유는 위와 같은 방식의 ‘이사장 호선’에 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2] 학교법인의 이사나 감사 전원 또는 그 일부의 임기가 만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후임이사나 후임감사를 선임하지 않았고 임기가 만료되지 아니한 다른 이사나 감사만으로는 정상적인 학교법인의 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 임기가 만료된 그 이사나 감사로 하여금 학교법인의 업무를 수행케 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691조 를 유추하여 구 이사나 감사에게는 후임이사나 후임감사가 선임될 때까지 종전의 직무를 계속하여 수행할 긴급처리권이 인정된다. 그러나 임기 만료된 이사에게 후임이사 선임시까지 업무를 수행할 권한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임기 만료된 이사의 권한은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퇴임이사로 하여금 업무를 수행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가려 인정할 수 있는 것이지 임기만료 후 후임자가 아직 선출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포괄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다.

[3] 학교법인의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이사장 직무대행자를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하였으나 그 결의에 참가한 이사들 중 4명이 이미 임기가 만료된 자들로서 그 임기 만료 후 사립학교법 제20조의2 에 따른 이사취임승인의 취소처분을 받고 그 집행정지를 신청하였다가 기각당하는 등 위 이사장 선임에 관한 직무를 수행할 권한이 없어, 그들을 제외하면 위 이사회결의가 정관이 정한 의결정족수인 이사정수(8명)의 과반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고 한 사례.

신 청 인

신청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상열외 4인)

피신청인

피신청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김치중외 1인)

주문

1. 신청인과 학교법인 서원학원 사이의 2009. 11. 29.자 이사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의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피신청인은 학교법인 서원학원의 이사장으로서의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위 직무집행정지 기간 중 서원학원의 이사장 직무대행자로 신청외 1(1956. 10. 5.생, 주소 : 생략)을 선임한다.

3. 소송비용은 피신청인이 부담한다.

신청취지

주문 제1항과 같다. 주문 제2항의 직무대행자로 신청인, 신청외 1, 2, 3 중 1인을 선임한다.

이유

1. 인정 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학교법인 서원학원(이하 ‘서원학원’이라 한다)은 1954. 7. 22.경 설립되어 그 산하에 서원대학교, 청주운호중·고등학교, 충북여자중·고등학교, 청주여자상업고등학교 등 6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2) 신청인은 청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서 아래 바.(1)항과 같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의하여 서원학원의 임시이사로 선임된 사람이다.

나. 서원학원과 관련된 분규 및 신청외 4의 서원학원 인수

(1) 서원학원은 1992년경부터 학원 이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많은 부채를 진 상태에서 1999년경 전임 이사장 신청외 5가 수익용 자산 수익금과 교비 등 약 28억 원을 횡령하고 도피함으로써 법인 및 대학 운영이 마비되었고, 1999. 3. 3.경부터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었다.

(2) 서원학원은 2002. 1. 26.경 학원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하여 새로운 법인 경영자를 영입하기로 하였다. 신청외 4는 2002. 7. 30.경 서원학원에 학원경영참여의향서를 제출하여 2003. 5. 9.경 서원학원 이사회에서 우선 영입대상자로 선정되었고, 그 후 여러 차례의 협의를 하여 2003. 12. 8. 서원학원과 협약을 체결하였다. 그 내용은 ‘① 신청외 4는 서원학원과 관련된 채무를 변제하되(서원학원의 성화동 토지 보상금을 활용할 수 있다), 채무변제의 담보를 위하여 현금 26억 2,000만 원을 서원학원이 지정하는 자와 공동명의로 예치하고, ② 서원학원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신청외 4 소유의 부동산과 업무부채상환용 현금 27억 원을 출연하고 현금출연을 담보하기 위하여 서원학원이 지정하는 자와 공동명의로 현금 27억 원을 예치한다. ③ 위와 같은 내용이 이행되는 것을 조건으로, 서원학원은 신청외 4를 새로운 경영자로 선임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승인 신청한다.’는 것이다.

(3) 신청외 4는 2003. 12. 8. 위 협약체결 직후 그 자리에서 이사장 신청외 6에게 현금 55억 2,000만 원을 7개 계좌에 예치한 것처럼 만든 예금통장 7개를 제출하였다.

(4) 서원학원의 관선이사들은 2003. 12. 8. 모두 사임하였고, 서원학원의 이사회는 신청외 4와 신청외 4가 지명한 사람 등 9명을 서원학원의 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

다. 신청외 4의 이사 취임 등

(1) 신청외 4는 2003. 12. 20.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서원학원의 이사로 승인받아 취임하였고, 그 후 2004. 1. 6. 서원학원의 이사장에 취임하였다.

(2) 2008년초 서원학원의 이사로는 신청외 4, 7, 8, 9, 피신청인, 신청외 10, 11, 12의 8인이 재임하고 있었는데, 신청외 4, 7, 8, 9(이하 ‘ 신청외 4 등 4인’이라 한다)은 2008. 12. 19. 임기가 만료되었다.

라.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 및 집행정지 결정

(1) 교육과학기술부는 2008. 12. 10.부터 2008. 12. 26.까지 서원대학교에 대하여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정요구와 임원취임 승인취소 계고 및 청문절차를 거친 다음, 2009. 9. 21. 사립학교법 제20조의2 에 따라 이사 전원에 대하여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취소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취소처분에서 그 취임승인이 취소된 이사는 이미 임기가 만료된 신청외 4 등 4인 및 신청외 13과 아직 임기가 만료하지 않은 피신청인, 신청외 10, 11, 12(이하 ‘피신청인 등 4인’이라 한다) 총 9인인데, 신청외 13은 2007. 6. 22. 이미 이사를 사임하였다. 이와 같이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한 사유는 신청외 4가 위 협약사항을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없는데도 현금 55억 2,000만 원을 예치한 것처럼 가장하여 임원취임승인을 신청하였고, 서원학원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여러 위법행위를 저질렀으며, 서원학원의 이사였던 신청외 7, 8, 9, 13과 서원학원의 이사인 피신청인 등 4인이 신청외 4의 위법행위를 방조하였다는 것이다.

(2) 이 사건 취소처분을 받은 이사 중 이미 사임한 신청외 13을 제외한 이사 전원( 신청외 4 등 4인과 피신청인 등 4인)은 2009. 9. 24. 서울행정법원에 2009구합40469호 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상대로 하여 ‘학교법인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서울행정법원 2009아2959호 로 이 사건 취소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09. 11. 12. 피신청인 등 4인에 대하여는 ‘학교법인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 취소’ 사건의 판결선고 시까지 이 사건 취소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되, 신청외 4 등 4인에 대하여는 위 집행정지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마. 피신청인에 대한 이사장 선임 결의

(1) 피신청인은 정관의 규정에 따라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하고 있었는데 2009. 11. 29. 2009년도 제9차 이사회(이하 ‘이 사건 이사회’라 한다)를 소집하였고, 이 사건 이사회에는 위 집행정지신청이 인용된 피신청인 등 4인뿐만 아니라, 위 집행정지신청이 기각된 신청외 4 등 4인도 참석하여 만장일치로 피신청인을 서원학원의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이사회 결의’라 한다)를 하였다.

(2) 한편, 서원학원의 정관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① 이사장이 사고가 있을 때에는 상임이사, 이사장이 지명하는 이사 순으로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한다(제28조 제1항). 이사장이 궐위되었을 때에는 이사회에서 지명하는 이사가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한다(제28조 제2항).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장 직무대행자로 지명된 이사는 지체없이 이사장 선출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제28조 제3항).

② 서원학원에 이사 8인, 감사 2인의 임원을 둔다(제22조 제1항).

③ 이사회는 재적이사의 과반수가 출석하지 아니하면 개회하지 못한다(제32조 제1항). 이사회는 이 정관에 특별히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사정수의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제32조 제2항).

④ 이사장은 이사의 호선으로 선출하여 취임한다(제26조 제1항).

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임시이사 선임

(1)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009. 12. 9.경 사립학교법 제25조 에 따라 신청인, 신청외 1, 2, 3(이하 ‘신청인 등 4인’이라 한다)을 서원학원의 임시이사로 선임하였다.

(2) 그리하여 서원학원은 현재 피신청인 등 4인의 이사와 임시이사인 신청인 등 4인의 이사가 있다.

사. 신청외 4에 대한 형사판결

신청외 4는 위 나.(2)항의 협약의 이행과 관련하여 ‘실제로 예치한 금액이 20억 원뿐 인데도 서원학원의 이사장 신청외 6에게 현금 55억 2,000만 원을 7개 계좌에 예치한 것처럼 만든 예금통장 7개를 제출하여 서원학원의 이사회에서 관선이사들이 사퇴하고 박원목과 그가 지명한 사람 등 9명을 서원학원 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게 하는 등 ① 위계로써 서원학원 관선이사들이 서원학원 이사를 선임하는 업무와 이사장 신청외 6이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 대하여 이사선임승인을 신청하는 업무를 방해하고, ② 위계로써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관선이사 해임 및 서원학원의 이사 승인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으며, ③ 서원학원의 교비를 횡령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상횡령, 사립학교법 위반죄로 기소되어 2009. 8. 11. 청주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아. 서원학원의 현재 상황

현재 서원학원의 운영을 둘러싸고 신청외 4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신청외 4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2. 피보전권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이사회 결의의 무효 여부

(1) 서원학원의 정관에 “이사회는 재적이사의 과반수가 출석하지 아니하면 개회하지 못한다. 이사회는 이 정관에 특별히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사정수의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정하고 있다(정관 제32조). 이는 이사회의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에 관한 일반 규정으로서 이사회를 개최하거나 이사회 결의를 할 경우에 반드시 따라야 할 규정이다.

이 사건 이사회에서 피신청인 등 4인과 신청외 4 등 4인이 만장일치로 피신청인을 서원학원의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이 사건 이사회 결의를 하였는데, 여기에 이사취임승인을 취소하는 이 사건 취소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이 인용된 피신청인 등 4인뿐만 아니라, 이 사건 취소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이 기각된 신청외 4 등 4인이 참여하였다. 신청외 4 등 4인은 이 사건 취소처분으로 말미암아 이사로서의 일체의 직무집행을 할 수 없다. 이 사건 이사회 결의는 적어도 이사정수의 과반수인 5명 이상의 이사가 참석하여 결의를 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이사회에 참석한 사람 중에서 이사로서의 직무집행을 할 수 없는 신청외 4 등 4인을 제외하면 이사가 4인에 불과하여 이 사건 이사회의 결의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이사회 결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원학원의 정관에 위반하는 하자가 있어 효력이 없다.

(2) 신청인은, 이 사건 이사회에서 피신청인을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의결을 하였으므로 해당 이사인 피신청인 역시 이 사건 이사회 결의에서 의결권이 없다고 주장한다.

서원학원의 정관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사장은 이사의 호선으로 선출하여 취임한다.”고 정하고 있고(제26조 제1항), 정관 제33조 제1호는 “임원 및 학교의 장의 선임과 해임에 있어 자신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이사장 또는 이사가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호선은 일반적으로 ‘특정한 사람들이 그 사람들 가운데서 어떠한 사람을 골라 뽑는 방법으로 하는 선거’를 일컫는데, 호선의 특성상 후보자 모두에게 의결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여도 호선의 본질에 반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학교법인의 정관에 ‘임원의 선임 및 해임이 자신에 관한 사항일 경우 당해 이사장 또는 이사는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러한 제척사유는 위와 같은 방식의 ‘이사장 호선’에 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10909 판결 참조).

따라서 피신청인이 자신을 이사장을 선임하는 이 사건 이사회 결의에서 의결권을 가지지 않는다는 신청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신청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신청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이사회 결의에 참여한 신청외 4 등 4인은 2008. 12. 19. 서원학원 이사로서의 임기가 만료되었다. 그런데 신청외 4 등 4인은 2008. 12. 20.부터 이 사건 이사회 결의가 있을 무렵까지 긴급처리권에 기하여 서원학원 이사로서의 직무를 계속 수행해 왔다.

(나) 신청외 4 등 4인이 이 사건 이사회 결의에 참여한 것도 위와 같은 긴급처리권에 기한 것이다. 이 사건 이사회 결의가 있기 전에 이 사건 취소처분이 있었다고 하여 신청외 4 등 4인의 긴급처리권이 상실되지 않는다. 또한 신청외 4 등 4인에게 서원학원의 이사 직무를 수행케 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 따라서 신청외 4 등 4인이 긴급처리권에 기하여 이 사건 이사회 결의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것은 적법하다.

(2) 임기가 만료된 신청외 4 등 4인에게 민법 제691조 를 유추하여 이사장을 선임할 업무수행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가) 임기가 만료된 이사의 업무수행권 및 그 권한 범위

학교법인의 이사나 감사 전원 또는 그 일부의 임기가 만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후임이사나 후임감사를 선임하지 않았고 임기가 만료되지 아니한 다른 이사나 감사만으로는 정상적인 학교법인의 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 임기가 만료된 그 이사나 감사로 하여금 학교법인의 업무를 수행케 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691조 를 유추하여 구 이사나 감사에게는 후임이사나 후임감사가 선임될 때까지 종전의 직무를 계속하여 수행할 긴급처리권이 인정된다( 대법원 2007. 7. 19. 선고 2006두1929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임기만료된 이사에게 후임 이사 선임 시까지 업무를 수행할 권한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임기만료된 이사의 권한은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퇴임이사로 하여금 업무를 수행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가려 인정할 수 있는 것이지 임기만료 후 후임자가 아직 선출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포괄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다37206 판결 , 대법원 2003. 7. 8. 선고 2002다7481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1) 신청외 4 등 4인의 임기가 2008. 12. 19. 만료되고 그 후 후임 이사가 선임되지 않았다. 그런데 서원학원의 이사회는 재적이사의 과반수가 출석하지 아니하면 개회하지 못하고(정관 제32조 제1항),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이사정수의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정하고 있다(정관 제32조 제2항).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신청인 등을 서원학원의 임시이사로 선임하기 전까지는 서원학원의 이사로서의 자격이 있는 자가 4인에 불과하였고, 이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정수 8인의 과반수를 충족하지 못하므로, 서원학원의 이사회는 이사회의 심의·의결사항에 대하여 아무런 결의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신청외 4 등 4인에게 서원학원의 이사 직무를 수행케 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691조 를 유추하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신청인 등 4인을 서원학원의 임시이사로 선임하기 전까지 종전의 직무를 계속하여 수행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2) 그러나 신청외 4 등 4인은 임기가 만료된 이사로서 서원학원의 이사 직무를 포괄적으로 대행할 수는 없고, 임기가 만료된 신청외 4 등 4인의 업무수행권은 서원학원이 정상적인 학교법인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게 되는 처지를 피하기 위하여 보충적으로 인정된다.

그런데 서원학원은 이 사건 이사회 결의 당시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할 급박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서원학원의 정관은 이사장에게 사고가 있거나 궐위되었을 때 ‘이사장 직무대행자’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고, 이 사건 이사회 결의 당시까지 피신청인이 이사장 직무대행자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가령 ① 이사회의 구성원인 이사의 일부가 결원으로 이사회에서 아무런 의결도 할 수 없게 됨으로써 정상적인 학교법인의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새로운 이사를 선임할 필요가 있는 경우, ② 정관에 대표자의 궐위시 대표권 행사에 관하여 아무런 보충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 ③ 직무대행자가 선임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자를 선임할 급박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사장을 선임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신청인이 이사장 직무대행자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는 새로운 이사장을 선임할 급박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서원학원의 정관 제28조 제3항은 “이사장 직무대행자로 지명된 이사는 지체없이 이사장 선출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소갑 제6호증). 그러나 신청외 4 등 4인은 이미 이사의 임기가 만료된 데다가, 교육과학기술부의 감사 결과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을 받았고, 이에 대한 집행정지신청도 기각되었다. 특히, 신청외 4는 위 협약의 이행을 둘러싸고 업무방해죄 등으로 제1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서원학원의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하는 것과 같은 일은 위와 같이 이사로서의 직무를 집행할 수 없게 된 신청외 4 등 4인이 수행하기에 적당한 임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서원학원의 이사로서의 임기가 만료한 신청외 4 등 4인에게 서원학원의 이사장을 새로 선임할 업무수행권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3) 피신청인은, 이 사건 취소처분이 사립학교법 제20조의2 제2항 행정절차법 제36조 를 위반하여 장차 취소될 것이므로, 신청외 4 등 4인에게는 서원학원의 이사장을 선임할 업무수행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취소처분의 취소 여부를 별론으로 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유만으로 신청외 4 등 4인에게는 서원학원의 이사장을 선임할 업무수행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신청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결

결국 서원학원의 이사였던 신청외 4 등 4인은 그 임기가 만료된 이사로서 이사장 선임에 관한 직무를 수행할 권한이 없고, 이 사건 이사회결의는 정관에서 규정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신청인과 서원학원 사이의 2009. 11. 29.자 이사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의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신청인은 피신청인에 대하여 서원학원의 이사장으로서의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가 있다.

3. 보전의 필요성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그것이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되기까지의 사이에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강포를 막기 위하여, 또는 기타 필요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 처분이고, 이러한 가처분을 필요로 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10. 14. 자 97마1473 결정 등 참조). 특히 학교법인의 이사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의 가처분에서는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뿐만 아니라 학교법인의 원만한 운영이나 학교법인과 그 구성원이 학교법인에 대하여 갖고 있는 이익이나 기대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신청인 측이 이 사건 이사회 결의에 이른 경위, 피신청인이 서원학원의 이사장 지위를 이용하여 신청외 4에 반대하는 직원 등을 직위해제하는 등 분쟁이 확대되고 있는 점, 피신청인 측의 그동안의 행태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이사회 결의의 무효확인 청구에 대한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미리 피신청인의 직무를 정지시키지 않는다면 피신청인이 이사장의 권한을 남용할 우려가 있고, 서원학원의 정상적인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여 서원학원이나 그 구성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피신청인의 이사장으로서의 직무집행을 잠정적으로 중지시킬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4. 직무대행자의 선임

피신청인의 직무집행정지 기간 동안 그 직무대행자로 서원학원의 임시이사 중 공인회계사 신청외 1(1956. 10. 5.생, 주소 : 생략)을 선임하는 것이 상당하다.

신청인은 직무대행자로 신청인, 신청외 1, 2, 3 중 1인을 선임하여 달라고 신청하였는데, 그 중 신청인을 제1순위로, 신청외 1을 제2순위로 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서원학원을 인수하고자 했던 현대백화점 그룹의 고문으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신청인을 직무대행자로 선임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직무대행자로 피신청인, 신청외 10 또는 신청외 11을 선임하여 달라고 하고 있다.

신청인은 청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서 서원학원의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피신청인이 위와 같이 신청인을 직무대행자로 선임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고 이에 상당한 이유도 있다고 보이므로, 신청인 이외의 사람을 직무대행자로 선임하는 것이 이 사건 분쟁을 해결하는 데 적절할 것이다. 한편, 피신청인뿐만 아니라 피신청인이 직무대행자로 선임하여 달라고 한 신청외 10, 신청외 11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이사회 결의에 참여하였으므로, 이들을 직무대행자로 선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리하여 신청인과 피신청인이 직무대행자로 선임하여 달라고 한 사람 중에서는 임시이사인 신청외 1이 직무대행자의 직무를 적정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전현정(재판장) 안태준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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