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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7다68862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제3자가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하여 채권의 실행과 만족을 곤란하게 한 경우, 제3자의 채권침해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요건 및 그 위법성 판단 기준

[2] 제3채무자인 사단법인의 지부장 등이 우편물의 수령을 거절하도록 지시하여 채권가압류결정이 송달불능된 사안에서, 위 가압류결정문의 송달 거절 지시만으로 채권자에 대하여 채권침해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1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고가 채무자 주식회사 새한우리에 대한 채권자로서 제3채무자인 피고 사단법인 축산기업중앙회(이하 ‘피고 축산중앙회’라 한다)에 대한 위 채무자의 도축수수료 및 축산물 가공료 채권 중 8,000만 원에 대한 채권가압류를 신청하여 인용되었다. 이 사건 가압류결정의 송달 촉탁을 받은 우편집배원 김인주가 2001. 9. 22. 위 결정문이 들어 있는 편지봉투를 들고 위 결정문상 송달장소로 되어 있는 포항시 남구 해도동 207-16 소재 피고 축산중앙회 포항시 지부 사무실로 가서 위 결정문이 들어있는 우편물을 송달하려 하였으나 피고 축산중앙회의 포항시 지부장인 피고 1과 상무인 피고 2로부터 ‘수취인으로 포항시 지부 직원들 외에 다른 사람 이름이 기재된 우편물을 수령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은 경리 소외 1은 제3채무자란에 기재된 피고 축산중앙회의 대표인 이사 소외 2가 포항시 지부에 근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우편물의 수령을 거절하였다(다만, 피고 1, 2가 도축가공물량을 정상적으로 확보하려는 의도로 위 송달서류가 가압류결정문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그 수령을 거절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사실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에 근거하여, 이 사건 가압류결정의 제3채무자는 ‘피고 축산중앙회’이지 ‘피고 축산중앙회 포항시 지부’가 아니라 할 것이고, 이 사건 가압류결정 당시 소외 2가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그 당시 피고 축산중앙회의 법인등기부등본에 이사 소외 2가 대표자로 등재되어 있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가압류결정의 신청서에 이사 소외 2를 피고 축산중앙회의 대표자로 기재하였다 하여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소외 2가 사망하였거나 포항시 지부에 근무하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포항시 지부에서 이 사건 가압류결정의 수령을 거절할 수는 없다 할 것임에도, 피고 1, 2가 부하직원들에게 수령거절을 지시함으로써 이 사건 가압류결정이 송달불능되게 하였고, 그 후 주식회사 새한우리에게 도축수수료 등을 지급해버림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하였으므로, 피고 1, 2는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축산중앙회는 피고 1, 2의 사용자로서 연대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인 이 사건 가압류결정에 의하여 가압류되어야 할 금액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제3자에 의한 채권의 침해가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는 있으나, 제3자의 채권침해가 반드시 언제나 불법행위로 되는 것은 아니고 채권침해의 태양에 따라 그 성립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정하여야 하는바, 제3자가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로 하여금 채권의 실행과 만족을 불가능 내지 곤란하게 한 경우 채권의 침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제3자의 행위가 채권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려면 단순히 채무자 재산의 감소행위에 관여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제3자가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의 존재 및 그 채권의 침해사실을 알면서 채무자와 적극 공모하였다거나 채권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였다는 등 채권침해의 고의·과실 및 위법성이 인정되는 경우라야만 할 것이며, 여기에서 채권침해의 위법성은 침해되는 채권의 내용,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자의 고의 내지 해의의 유무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거래의 자유 보장의 필요성, 경제·사회정책적 요인을 포함한 공공의 이익, 당사자 사이의 이익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75. 5. 13. 선고 73다1244 판결 , 대법원 2001. 5. 8. 선고 99다38699 판결 ,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0다32437 판결 ,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2502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정하는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피고 1, 2는 이 사건 가압류결정에 나타난 채권자 및 채무자, 그 피보전채권의 내역 및 액수 등을 확인하여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채무자인 채무자 새한우리와 이 사건 가압류의 수령 거부 등에 관하여 사전에 공모한 사실도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단지 이 사건 송달서류에 송달수령인으로 기재된 대표자 소외 2가 이미 사망하여 포항시 지부에 근무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그 수령거절을 지시한 것에 불과하다면 원고의 채권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였다고도 볼 수 없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의 이 사건 가압류결정문의 송달 거절 지시만으로는 원고에 대하여 채권침해의 고의·과실 및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서 본 사정만으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제3자의 채권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요건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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