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판결요지
판시사항
[1] 사문서위조죄에 있어서 문서 작성의 정도 및 그 판단 기준
[2] 건설시행업자가 재개발사업 대상 토지 소유자들이 일정한 기한 내에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을 동의한다는 내용의 매매계약동의서를 컴퓨터 및 필기구를 이용하여 작성하였지만, 위 매매계약동의서에는 동의 당사자들의 성명 및 주소만 기재되어 있을 뿐 날인은 없었던 점, 다른 토지 소유자들의 매매동의를 얻어 날인까지 받은 매매계약동의서와 함께 제시됨으로써 위 매매계약동의서의 소유자들은 확정적으로 매매계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쉽게 구별·확인가능 한 점, 매매계약동의서의 성격 등을 고려해 볼 때, 위 매매계약동의서가 진정한 문서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춘 완성된 문서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문서위조죄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정승식외 5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피고인이 2005. 12. 7. 매매계약동의서 용지에 컴퓨터 및 필기구를 사용하여 부동산의 표시란에 “서울특별시 중구 수표동 (지번 1 생략) 외 2필지(164.48평)”, 매매가격란에 “일금(7,072,640,000원) (평당 : 43,000,000원)”, 계약금지급란에 “일금 (707,264,000원)을 지불함 (10%)”, “상기 조건으로 매도인과 매수인 당사자 간 합의에 의거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을 동의함 (단, 본 계약은 당사자 간 합의하에 빠른 시일 내에 체결하기로 함)”, “2005. 12. 7.” 매도인 성명란에 “ 공소외 1”, 주소란에 “서울 중구 (주소 2 생략)”이라고 기재한 뒤 그 이름 옆에 미리 새겨 가지고 있던 공소외 1의 도장을 찍은 것을 비롯하여 2005. 12. 7.경부터 2006. 2. 27.경까지 총 12장의 매매계약동의서를 작성함으로써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공소외 1 외 11명 명의의 매매계약동의서 12장을 위조하고, 2006. 3. 하순경 공소외 2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그 위조 사실을 모르는 공소외 3으로 하여금 이를 모르는 공소외 4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12장의 매매계약동의서의 사본을 일괄 교부하게 함으로써 행사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볼 때,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매매계약동의서에 공소외 1 외 11명의 도장을 날인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피고인이 공소외 1 외 11명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이를 각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고, 사문서위조에 있어서 문서는 그 명의자가 작성한 진정한 사문서로 볼 수 있는 정도의 외관과 형식을 갖추어 일반인이 진정한 사문서로 오신하기에 충분하면 성립하는 것이고, 반드시 작성명의자의 서명이나 날인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살피건대, 사문서위조죄는 그 명의자가 진정으로 작성한 문서로 볼 수 있을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어 일반인이 명의자의 진정한 사문서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이면 성립하는 것이고, 반드시 그 작성명의자의 서명이나 날인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님은 원심판결이 설시한 바와 같다 할 것이나, 일반인이 명의자의 진정한 사문서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인지 여부는 그 문서의 형식과 외관은 물론 그 문서의 작성경위, 종류, 내용 및 일반거래에 있어서 그 문서가 가지는 기능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88. 3. 22. 선고 88도3 판결 ,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5도2221 판결 ,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5도251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각 매매계약동의서는 이 사건 재개발사업 대상 토지들의 소유자인 공소외 1 외 11명이 일정한 기한 내에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을 동의한다는 내용을 컴퓨터 및 필기구를 이용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동의 당사자인 위 공소외 1 외 11명의 성명 및 주소만이 기재되었을 뿐 날인은 없었다는 것이고, 다른 토지소유자 7명의 매매동의를 얻어 날인까지 받은 매매계약동의서와 함께 제시되었다는 것인바, 위 12매의 문서들의 위와 같은 형식, 외관, 기재방식 및 날인이 되어 있는 7매의 다른 매매계약동의서와 함께 제시됨으로써 제시받은 당사자가 위 공소외 1 외 11명의 소유자들에 대하여는 확정적인 매매계약동의를 받지 못하였음을 쉽게 구별하여 확인할 수 있는 점, 위 공소외 1 외 11명에 대해서는 가격을 포함한 충분한 협의가 있어서 날인한다고 하면 바로 받으려고 미리 서식에 이름과 주소, 예상가격을 기재하여 휴대하고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점, 매매계약동의서가 당사자 사이에 장차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서류로서 그 후 당사자들은 그에 따른 매매계약을 체결할 일정한 구속을 받게 된다는 기능을 갖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매매계약동의서는 공소외 1 외 11명이 작성한 진정한 문서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춘 완성된 문서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문서위조죄에 있어서 문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