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사해행위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으로 부동산을 반환하는 경우에 그 사용이익이나 임료상당액도 반환해야 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일반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그 행위를 취소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원상회복시킴으로써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보전하기 위하여 인정된 권리로서, 사해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은 책임재산의 보전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로 한정되어야 하므로 원래의 책임재산을 초과하는 부분까지 원상회복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민법 제406조 제1항 에 의하여 취소된 경우에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사해행위 이후 그 부동산을 직접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임대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초 채권자의 공동담보를 이루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은 당해 부동산이었을 뿐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그 부동산을 사용함으로써 얻은 사용이익이나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임료상당액까지 채무자의 책임재산이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수익자 등이 원상회복으로서 당해 부동산을 반환하는 이외에 그 사용이익이나 임료상당액을 반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대법원 2001. 9. 4. 선고 2001다14108 판결 (공2001하, 2169)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1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원 담당변호사 김문행외 2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영수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일반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그 행위를 취소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원상회복시킴으로써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보전하기 위하여 인정된 권리로서, 사해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은 책임재산의 보전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로 한정되어야 하므로 원래의 책임재산을 초과하는 부분까지 원상회복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민법 제406조 제1항 에 의하여 취소된 경우에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사해행위 이후 그 부동산을 직접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임대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초 채권자의 공동담보를 이루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은 당해 부동산이었을 뿐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그 부동산을 사용함으로써 얻은 사용이익이나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임료상당액까지 채무자의 책임재산이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수익자 등이 원상회복으로서 당해 부동산을 반환하는 이외 그 사용이익이나 임료상당액을 반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소외 주식회사 는 2004. 8. 26. 10억 29,671,920원 상당의 물품대금 채권을 가지고 있던 피고에게, 소외 주식회사의 유일한 재산인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지번 생략) 공장용지 3,690.5㎡와 그 지상 3층 공장 등 건물(이하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이라 한다)을 38억 원에 매도하면서, 그 대금의 지급에 관하여 일부는 위 물품대금 채권과 상계하고, 잔금은 소외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한 임차인들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와 은행대출금 채무를 피고가 인수하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하였고, 같은 날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준 사실, 그런데 소외 주식회사에 대하여 96,889,650원 상당의 약속어음금 채권을 가지고 있던 원고 2가 피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04가단28801호 로 위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며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바, 위 법원은 2005. 4. 6. 채무초과 상태에 있던 소외 주식회사가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피고에게 양도한 행위는 원고 2를 비롯한 소외 주식회사의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가 된다는 이유로 피고와 소외 주식회사 사이에 체결된 위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피고는 원상회복으로 소외 주식회사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05. 4. 25. 확정되었으며, 그에 따라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2005. 6. 13. 말소된 사실, 한편 피고는 2004. 8. 내지 2004. 9.경 소외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 중 각 일부를 임차한 임차인들과 사이에 임대차보증금은 임차인들이 소외 주식회사에 지급한 임대차보증금으로 갈음하기로 하여 각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임차인들로부터 임료를 지급받아 온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임대하여 얻은 임료상당액을 위 사해행위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해행위 이후에 수익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함으로써 얻은 이득의 반환 역시 원상회복의 범위에 속함을 전제로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임대하여 얻은 임료상당액을 원상회복으로서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해행위 취소에 있어서 원상회복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한편, 채권자가 민법 제406조 제1항 에 따라 사해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하는 경우 사해행위의 취소만을 먼저 청구한 다음 원상회복을 나중에 청구할 수 있으나( 대법원 2001. 9. 4. 선고 2001다14108 판결 참조), 원상회복의 전제가 되는 사해행위의 취소가 없는 이상 원상회복청구권은 인정되지 않으므로 사해행위의 취소를 구함이 없이 원상회복만을 구할 수는 없다. 그런데 원고 2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를 상대로 소외 주식회사와 피고 사이에 2004. 8. 26. 체결된 위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며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으나, 제출된 증거를 모두 살펴보아도 원고 1, 3의 경우 피고를 상대로 위 매매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 1, 3에 대하여도 위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원상회복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조치는 이 점에서도 사해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의 관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 및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