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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069 판결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청소년강간등)][미간행]
AI 판결요지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강간등)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여자 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청소년에 대하여 추행한’ 것인바, 이 경우 위력이라 함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한 것인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판시사항

[1]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말하는 ‘위력’의 의미 및 위력 행사 여부의 판단 방법

[2] 체구가 큰 만 27세 남자가 만 15세(48kg)인 피해자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성교를 위하여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간 것 외에 별다른 유형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사안에서,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력에 의한 청소년 강간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엄경천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인상을 쓴다거나 피해자와 성교를 위하여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간 것 이외에 별다른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압도당하여 정상적인 반항을 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겁을 먹은 나머지 그 의사에 반하여 간음을 당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강간등)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여자 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청소년에 대하여 추행한’ 것인바, 이 경우 위력이라 함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한 것인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506 판결 , 2008. 2. 15. 선고 2007도1101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인 기록에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는 1991. 7. 26.생으로 이 사건 당시 만 15세 8개월 남짓의 키 164㎝, 체중 48㎏인 여자인데 비해, 피고인은 1979. 8. 20.생으로 이 사건 당시 만 27세 8개월 남짓의 신장 185㎝, 체중 87㎏인 남자인바,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바지를 벗기려고 하자 피해자가 ‘안 하신다고 하셨잖아요’ ‘하지 마세요’라고 하면서 계속해서 명시적인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괜찮다’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면서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기고 몸으로 피해자를 누르면서 간음하기에 이른 점, 피해자가 처음 만난 피고인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여 성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되지 않는 점, 피고인이 공소외인과 피해자 및 공소외인의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모텔을 찾으러 다닐 때만 하여도 피해자는 피고인과 단둘이 모텔방에 남게 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술에 취한데다가 나이, 키, 체중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는 피고인과 단둘이 모텔방에 있게 된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에게 압도당하여 정상적인 반항을 하기가 어려웠으리라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와 성교를 위하여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간 것 이외에 별다른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이 몸으로 짓누르고 있어서 저항할 수가 없었고 겁을 먹은 나머지 그 의사에 반하여 간음을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이를 가볍게 배척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해자의 진술을 배척하고 피고인이 위력으로써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강간등)죄에 있어서의 위력의 개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주심)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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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8.4.24.선고 2007노2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