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5다7085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에 대하여 구상의무를 부담하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가 수인인 경우, 그들의 구상권자에 대한 채무의 성질(=분할채무)

[2]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함으로써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한 경우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구상권의 발생시점(=현실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 공동면책이 된 때) 및 위 구상권에 면책된 날 이후의 법정이자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조양국제종합물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함준표)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근대종합물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양 담당변호사 송대원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법정이자 및 지연손해금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중 63,850,000원에 대하여 2003. 12. 31.부터 2004. 12.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는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제1심판결을 취소하며,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의 상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이를 5등분하여 그 중 2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상고이유와 피고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운송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는 원고와의 사이에 이 사건 화물의 운송계약을 체결한 운송인의 지위에 있으나 이 사건 받침목의 제거 작업이 이 사건 화물 운송의 보조적, 준비적 행위로서 당연히 이 사건 운송계약의 범위에 포함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운송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한 것은 정당한 사실인정과 판단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원고와 피고가 각 상고이유로 다투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가.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의 직원 소외 1과 피고의 직원 소외 2가 이 사건 화물을 보다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해서는 특수차량으로 운송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무리하게 일반차량을 이용하기로 상호 합의한 후 소외 3, 4에게 이 사건 받침목 제거 작업을 지시하고 그 과정에서 아무런 주의 사항도 알려주지 않고 지휘 감독도 하지 아니한 채 현장을 떠나버림으로써 이 사건 사고를 발생하게 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와 피고를 공동불법행위자라고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피고가 상고이유로 다투는 주의의무의 내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심이 인정한 것은 원고의 직원인 소외 1과 피고의 직원인 소외 2의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이므로, 이 사건 받침목 제거 작업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운송계약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 또는 이 사건 받침목 제거 작업 과정에서 소외 3의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떠나 인정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다투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에 대하여 구상의무를 부담하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가 수인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들의 구상권자에 대한 채무는 이를 부진정연대채무로 보아야 할 근거는 없으며, 오히려 다수당사자 사이의 분할채무의 원칙이 적용되어 각자의 부담 부분에 따른 분할채무로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2002. 9. 27. 선고 2002다15917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소외 5는 피고로부터 운송차량 수배를 부탁받고 소외 3을 소개해준 자에 불과하여 피고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분할채무를 부담하는 관계에 있지 아니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부담 부분을 정함에 있어서 소외 5의 부담 부분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를 다투는 피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책임에 있어서의 과실비율에 관한 사실 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사고에 기여한 원고와 피고의 과실을 동등하게 50%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원심의 과실비율 산정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를 다투는 원고와 피고의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라.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연대책임(부진정연대채무)을 지되 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고, 이 부담부분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함으로써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공동불법행위자 사이의 구상권 발생시점은 구상권자가 현실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 공동면책이 된 때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불법행위자간의 구상관계에도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민법 제425조 제2항 이 구상권의 범위에 면책된 날 이후의 법정이자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동불법행위자의 구상권에는 면책된 날 이후의 법정이자가 당연히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원고의 이 사건 청구취지 중에도 면책된 날 이후부터 위 법조에 의한 법정이자 청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24243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화물 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중 1억 2,000만 원을 부담한다는 내용의 법원의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받아 확정되었고, 그에 따라 원고는 2003. 7.부터 같은 해 11.까지 5개월간 매달 1,000만 원씩을 변제한 후 2003. 12. 31. 나머지 7,000만 원을 변제한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의 과실을 동등하게 50%로 인정하였는바, 위 법리에 따르면 원고가 자기의 부담부분을 초과하여 현실적으로 변제함으로써 공동의 면책을 얻은 2003. 12. 31.에 구상권이 발생하고 위 면책된 날 이후부터 법정이자가 발생한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피고의 부담부분에 해당하는 판시 63,850,000원에 대하여 2003. 2. 11.부터 피고가 이 사건 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원심판결 선고일인 2004. 12. 22.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명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다투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법정이자 및 지연손해금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는데, 이 부분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한 때에 해당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 에 따라 다음과 같이 자판하기로 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63,850,000원에 대하여 2003. 12. 31.부터 원심판결 선고일인 2004. 12.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법정이자 및 지연손해금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위 인정 범위를 넘는 부분에 해당하는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위 파기자판 부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이 종국판결을 하고, 원고의 상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총비용은 이를 5등분하여 그 중 2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arrow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4.12.22.선고 2004나23419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