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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도3631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예비적죄명: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무고][미간행]
판시사항

[1] 약속어음이 횡령죄 및 업무상횡령죄의 객체가 되는 경우

[2]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의 약속어음을 보관하던 중 자신과 사적으로 주식 및 경영권 양도계약을 체결한 지위에 있을 뿐인 사람에게 교부한 행위가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의 판시 정도

[4] 무고죄에 있어서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의 의미

[5] 고소인이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수사기관의 고소인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고소가 각하될 것으로 의도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변재승외 8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1에 대한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95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각 상고이유를 본다.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죄에 관한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상고이유 제4점에 관하여

횡령죄 및 업무상횡령죄의 객체인 타인의 재물이라 함은 부동산, 동산은 물론 유가증권 등을 포함하는 개념인바, 약속어음의 발행인이 유통시킬 의사로 어음상에 발행인의 기명·날인까지 마쳐 어음으로서의 외관을 갖춘 경우 위와 같은 약속어음은 횡령죄 및 업무상횡령죄의 객체인 재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한편 위와 같은 약속어음을 업무상 등의 이유로 보관하던 중 그 임무에 위배하여 제3자에게 대여하거나 할인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교부하는 행위 또는 제3자가 금전을 차용하는 데 대한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 등은 약속어음을 객체로 한 횡령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원심이 같은 법리를 전제로 하여, 원심 공동피고인 3이 아래와 같은 경위로 피고인 1 등에게 주식회사 케이.티.씨 텔레콤(이하 ‘케이티씨텔레콤’이라고 한다) 명의의 백지어음 등 약속어음을 교부한 행위를 두고 업무상횡령행위에 해당된다고 보아 이에 관한 위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배척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업무상횡령에 의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가 아니라 업무상배임에 의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만 의율하여야 한다는 주장)과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 1961. 12. 14. 선고 4294형상371 판결 은 이 사건과 그 공소사실로 기재된 범죄 구성요건사실 등의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2) 상고이유 제1 내지 3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각 인정한 뒤, ① 공동피고인 3이 케이티씨텔레콤의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약속어음을 보관하던 중 자신과 사적으로 주식 및 경영권 양도계약을 체결한 지위에 있을 뿐 케이티씨텔레콤의 임직원도 아닌 피고인 1 등에게 위 어음들을 교부하여 주식회사 하이라이프(이하 ‘하이라이프’라고 한다)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행위는 업무상횡령행위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공동피고인 3은 케이티씨텔레콤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피고인 1 등에게 위 회사에 대한 자신의 주식과 경영권을 매각함으로써 기왕에 자신이 부담하고 있던 공소외 4에 대한 사채 등 채무를 해결하는 데만 급급하여 위 피고인 등에게 회사 약속어음들을 건네줄 경우 위 약속어음들이 회사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적어도 그러한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서도 그로 인하여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음에도 피고인 1 등에게 위 약속어음들을 건네준 것이라고 인정되며, ② 나아가 이 사건 업무상횡령죄는 위 약속어음들의 보관자인 공동피고인 3이 위 약속어음들을 피고인 1과 제1심 공동피고인 공소외 2에게 교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데( 공동피고인 3이 피고인들 간의 그와 같은 약정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는 알지도 못한 채 사적으로 위 약속어음들을 피고인 1과 공소외 2에게 건넸기에 그 교부행위 자체가 횡령행위에 해당하고, 비록 피고인 1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동피고인 3이 그 약정 사실을 알고 그 때문에 위 약속어음들을 교부한 것이 아닌 이상 위 약정의 존재 여부는 횡령행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피고인 1은 피고인 2, 공소외 2 등과 이 사건 약속어음의 횡령행위를 공모하고, 이 사건 가계약 또는 본계약의 당사자 중 1인으로서 공동피고인 3에게 이 사건 약속어음들을 공소외 2 등에게 넘겨주도록 요구하고 일부는 직접 건네받는 등의 방법으로 그 실행행위의 주요한 부분을 분담함으로써 위 범행에 가담하였고, 피고인 1이 이 사건 약속어음들을 공동피고인 3으로부터 넘겨받음에 있어 케이티씨텔레콤을 위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피고인의 횡령의 범의 즉 불법영득의 의사는 인정된다고 하여 공동피고인 3의 업무상횡령 범행에 대한 피고인 1의 공동정범을 인정하고, 이에 관한 위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원심이 위 각 판단의 근거로 든 여러 가지 사정들 중에는 부적절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그 결론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원심은 피고인 1에게 설령 케이티씨텔레콤을 위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의사는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고, 그 주된 의사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하이라이프로 하여금 위 약속어음들을 이용하여 자금을 융통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피고인의 횡령의 범의 즉 불법영득의 의사는 인정된다고도 판시하였으나, 이는 부가적인 이유 설시에 불과하여 그 판단의 당부는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의 결론에 영향이 없다. 또 원심이 이른바 피고인 1의 공동피고인 3에 대한 관계에서 편면적 공동정범을 인정한 것도 아니다), 거기에 상고이유 제1 내지 3점의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공동정범과 업무상횡령죄의 범의나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나 심리미진에 의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제1 내지 3점에 대하여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할 것이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 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도2832 판결 , 2006. 5. 11. 선고 2003도4320 판결 등 참조). 또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의 공모는, 두 사람 이상이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가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각자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나, 그 공모의 판시는 모의의 구체적인 일시, 장소, 내용 등을 상세하게 판시하여야만 할 필요는 없고 의사합치가 성립된 것이 밝혀지는 정도면 된다 (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도2930 판결 등 참조). 한편, 형법 제30조 의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서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하였을 것이 필요하고, 여기서 공동가공의 의사란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함이 없이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832 판결 ,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대체로 같은 법리를 전제로 한 다음,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피고인 2는 케이티씨텔레콤의 약속어음들을 이용하여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하이라이프의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직접 케이티씨텔레콤을 인수하려고 하였다가 당시 하이라이프의 자금조달 업무를 돕고 있던 피고인 1이 이미 위 회사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피고인 1과 사이에 위 피고인이 케이티씨텔레콤을 인수한 후 회사의 약속어음들을 하이라이프에 제공함으로써 하이라이프가 위 약속어음들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로 사전 협의를 마친 점, 피고인 1 등은 위 사전 협의에 따라 하이라이프의 자금조달을 위한 목적으로 케이티씨텔레콤을 인수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가계약 및 본계약을 체결한 점, 피고인 1이 건네받은 케이티씨텔레콤의 약속어음들은 모두 그 직후에 제1심 공동피고인 공소외 6에게 전달되어 하이라이프를 위하여 사용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2 또한 이 사건 업무상횡령행위를 사전에 모의하고, 그 실행행위에도 일부 가담하였다고 보아 그 공동정범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에 관한 위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원심이 위 판단의 근거로 든 여러 가지 사정들 중에는 부적절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그 결론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건 업무상횡령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약속어음들의 보관자인 공동피고인 3이 위 약속어음들을 피고인 1과 공소외 2에게 교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피고인 1, 공소외 2나 공소외 6이 이를 교부받은 뒤의 실제 사용관계는 그 어음 횡령에 관한 공동정범의 성립 여부에는 영향이 없다), 거기에 상고이유 제1 내지 2점의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및 심리미진에 의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위 공모공동정범의 ‘공모’에 관한 대법원판례가 변경되어야 한다는 상고이유 제3점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2. 무고죄에 관한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1의 상고이유와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는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피할 수 없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같은 법리를 전제로 한 다음,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에 비추어 피고인들은 2005. 3. 10. 케이티씨텔레콤 발행 약속어음들을 하이라이프에서 사용하기로 약정하면서 그 어음금이 결제되지 못할 때에는 해당 약속어음들에 대하여 위·변조 신고를 하기로 사전에 모의한 후 위 약속어음들을 사용하다가 지급기일에 이를 결제할 수 없다고 보이는 경우 피고인 2나 공소외 6이 그 사실을 공소외 2에게 통지하여 공소외 2로 하여금 어음 위·변조 신고 및 허위의 고소장을 제출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되고,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들은 모두 이 사건 무고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본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 상고이유들의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및 심리미진에 의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제3, 4점에 대하여

(1) 무고죄는 국가의 형사사법권 또는 징계권의 적정한 행사를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고 다만, 개인의 부당하게 처벌 또는 징계받지 아니할 이익을 부수적으로 보호하는 죄로서, 무고죄에 있어서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은 허위신고를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이 그로 인하여 형사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그 결과발생을 희망하는 것까지를 요하는 것은 아니므로 고소인이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이상 그러한 인식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86. 8. 19. 선고 86도1259 판결 , 2005. 9. 30. 선고 2005도271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실제 고소를 한 공소외 2가 고소장을 접수하더라도 수사기관의 고소인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그 단계에서 수사가 중지되고 고소가 각하될 것으로 의도하고 있었고, 더 나아가 피고소인들에 대한 출석요구와 피의자신문 등의 수사권까지 발동될 것은 의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위 공소외 2와 공모하여 공소외 2로 하여금 그러한 허위 사실이 기재된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도록 한 이상 피고인들에게는 그 피고소인들이 그로 인하여 형사처분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또 그 고소장 접수 당시에 이미 국가의 형사사법권의 적정한 행사가 저해될 위험도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무고죄를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제3점의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무고죄에 있어서의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각 무고죄를 포괄적 1죄나 상상적 경합범이 아닌 실체적 경합범으로 판단한 것도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제4점의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무고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1에 대한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김영란 김황식(주심) 이홍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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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6.5.12.선고 2006노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