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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5도945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가혹행위)][공2005.7.1.(229),1092]
판시사항

검사 및 검찰수사관의 범죄혐의자들에 대한 폭행과 가혹행위가 직권을 남용한 과도한 물리력의 행사로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검사 및 검찰수사관의 범죄혐의자들에 대한 폭행과 가혹행위가 직권을 남용한 과도한 물리력의 행사로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피고인

피고인 1 외 2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박재영 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20일씩을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본형에 각 산입한다.

이유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2002. 10. 23. 14:00경 서울지방검찰청 1101호 조사실에서, 무술수사요원으로 채용되어 위 검찰청 강력부 검찰서기로 근무하던 피고인 3과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는 위 검찰청 강력부 검사로 근무하던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 1을 ' 공소외 1 살해사건'의 혐의자로 조사하면서, 피고인 3은 피해자 1이 범행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게 한 다음 손과 발로 피해자 1의 전신을 수회 때리고 차고, 소위 '원산폭격'을 시키고, 원심 공동피고인 1는 이에 가세하여 '원산폭격'을 하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다며 발로 엉덩이 부위를 걷어차고, 원심 공동피고인 1은 주먹으로 피해자 1의 머리 부위를 때리는 등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하여 피해자 1로 하여금 약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허벅지 타박상 등을 입게 하고, ② 같은 달 24. 11:00경부터 13:00경까지 사이에 위 검찰청에 파견된 송파경찰서 소속 경찰관인 피고인 2와 원심 공동피고인 1은 피해자 2를 ' 공소외 1 살해사건'의 혐의자로 긴급체포하여 호송하던 중 승용차 안에서 피고인 2는 피해자 2의 목을 누르고 주먹으로 머리 부위 등을 수회 때리고, 원심 공동피고인 1은 손바닥으로 머리 뒷부위를 수회 때리고, 같은 날 13:00경 위 검찰청 1101호 조사실에서 피고인 3과 원심 공동피고인 2에게 피해자 2의 신병을 인계하고, 피고인 3은 피해자 2가 범행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원산폭격'을 시키고, 수갑을 찬 채 드러눕게 한 후 양다리와 엉덩이를 들어 뒤로 젖혀 목과 머리로 버티게 한 후 엉덩이 위에 올라타 수회 누르고, 원심 공동피고인 2는 발로 엉덩이와 발목 부위를 걷어차는 등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함으로써 피해자 2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쇄골부위 타박상 및 손목부위 찰과상 등을 입게 하고, ③ 같은 달 24. 21:00경 위 검찰청 11층 조사실 입구 왼쪽에서 3번째 조사실(1145호실로 추정)에서, ' 공소외 1 살해사건'의 혐의자로 긴급체포된 피해자 3을 조사하던 중, 피고인 2는 피해자 3에게 수갑을 찬 상태에서 소위 '깍지끼고 엎드려 뻗쳐', '원산폭격' 등을 하게 하고, 무릎을 꿇게 한 후 발로 피해자 3의 허벅지 부위를 수회 밟고, 원심 공동피고인 1은 발로 피해자 3의 엉덩이 부위를 수회 걷어차는 등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함으로써 피해자 3으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전흉부 등 다발성타박상을 입게 하고, ④ 같은 달 25. 15:40경 위 검찰청 1101호 조사실에서, ' 공소외 1 살해사건'의 혐의자로 긴급체포된 피해자 4를 조사함에 있어, 피고인 3은 피해자 4로 하여금 '원산폭격'을 하게 한 다음 발 뒤꿈치로 피해자 4의 대퇴부, 장딴지를 찍어 짓밟고, 발과 주먹으로 등, 허리, 어깨 등을 차고 때리고, 원심 공동피고인 1은 '원산폭격'을 하고 있는 피해자 4의 대퇴부, 장딴지를 발로 걷어차고, 원심 공동피고인 2는 피해자 4에게 '원산폭격'을 시키는 등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함으로써 피해자 4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양측대퇴부좌상 등을 입게 하고, ⑤ 같은 달 25. 21:00경 위 검찰청 1146호 조사실에서 ' 공소외 1 살해사건' 및 ' 공소외 2 변사사건'의 혐의자로 긴급체포된 피해자 5를 조사함에 있어, 피해자 5가 범행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피고인 2는 피해자 5의 무릎을 걷어차 넘어뜨린 다음 무릎 등으로 이마, 팔 부위 등을 누르고, 원심 공동피고인 1은 이에 합세하여 오른쪽 무릎으로 피해자 5의 양쪽 허벅지 부위를 힘껏 누른 다음 피해자 5를 상대로 범행 가담 여부에 대하여 신문을 하고, 피고인 1은 같은 달 26. 01:00경부터 02:00경까지 피해자 5를 직접 조사하였으나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자 피해자 5를 무릎을 꿇린 상태로 원심 공동피고인 1에게 인계하면서 계속 신문하라고 지시하고, 원심 공동피고인 1은 같은 날 02:00부터 03:00까지 피해자 5를 조사하던 중 발로 피해자 5의 낭심 부위를 차고 발로 허벅지를 수회 밟고, 피고인 2는 같은 날 03:00경 피해자 5의 신병을 인계받아 무릎을 꿇린 상태에서 양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얼굴을 박게 한 채 발로 허벅지 부위를 수회 걷어찬 다음 허벅지 부위를 수회 밟고, 원심 공동피고인 2는 같은 날 05:00경 피해자 5의 신병을 인계받아 같은 날 08:00까지 조사하면서 발로 엉덩이 부위를 차고, 수갑을 찬 상태로 '엎드려 뻗쳐'를 시키는 등 피고인 2와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가 번갈아 가며 무수히 피해자 5의 전신을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하고, 피고인 1은 같은 날 08:00경 내지 08:30경 위 1146호 조사실로 내려와 살펴본 결과 피해자 5가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거동을 보이고 있었음에도 그를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의 조치 없이 피해자 5를 침대에 눕히고 그대로 내버려두었다가 같은 날 12:41경 피해자 5의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호흡곤란에 이른 것을 보고서야 급히 강남성모병원 응급실로 피해자 5를 후송하였으나, 같은 날 19:45경 위 병원에서 다발성좌상에 의한 속발성 쇼크 및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⑥ 같은 달 25. 21:00경 위 검찰청 1101호 조사실에서 ' 공소외 1 살해사건'의 혐의자로 긴급체포된 피해자 6을 조사함에 있어, 피고인 2는 피해자 6에게 수갑을 찬 상태에서 '깍지끼고 엎드려 뻗쳐'를 하게 하고, 발로 피해자 6의 다리, 허벅지 부위를 차고, 원심 공동피고인 1은 같은 날 03:00부터 05:00경까지 피해자 6를 조사하면서 손바닥과 주먹으로 피해자 6의 머리 등을 때리고, 발로 허벅지 부위를 차고, 이어 같은 날 05:00경 피고인 2는 피해자 6를 화장실로 끌고 가 얼굴을 가린 수건을 턱밑까지 내려 누르고 바가지에 담은 물을 피해자 6의 코와 입 부위에 부으면서 범행을 시인하도록 강요하는 등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함으로써 피해자 6로 하여금 약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안검부 타박상 등을 입게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제1심 증인 이한영(부검의)의 법정진술과 부검감정서의 기재를 종합하여, 피해자 5는 광범위한 좌상에 기인한 속발성 쇼크 및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의 연립 내지 합동에 의하여 사망하였을 개연성이 높다고 인정하고, 위 검찰청 1146호 조사실로 인치될 때까지 건강상태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피해자 5가 피고인 2와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로부터 폭행 및 가혹행위를 당한 후 사망한 점과 그 사체의 검시 및 부검을 통하여 인정되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5는 피고인 2 등의 폭행 및 가혹행위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인정되며, 피고인 1, 피고인 2와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는 장시간에 걸친 폭행 및 가혹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5가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관계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어떠한 행위가 위법성 조각사유로서의 정당행위가 되는지의 여부는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가려야 하고, 또 행위의 적법 여부는 국가질서를 벗어나서 이를 가릴 수 없는 것이므로, 정당행위로 인정되려면, 첫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법익과 침해법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7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해자들에 대한 이 사건 폭행 및 가혹행위는 피고인들 및 그 공범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자백을 강요하면서 일방적으로 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다만 피해자 2는 호송과정에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면서 고함을 지르고 몸부림을 치고, 1101호 조사실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인들은 피해자 5도 머리를 벽에 부딪히는 등 자해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동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가혹행위는 당시의 상황, 동기, 수단과 방법 등 제반 정황에 비추어 직권을 남용한 과도한 물리력의 행사로 평가함이 상당하고,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와 같은 공모에 대하여는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며(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도868 판결 , 2004. 4. 27. 선고 2004도482 판결 , 2004. 12. 10. 선고 2004도5652 판결 등 참조), 또 결과적 가중범의 공동정범은 기본행위를 공동으로 할 의사가 있으면 성립하고, 결과를 공동으로 할 의사는 필요 없으며, 그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으면 족한 것이다(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도172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이 ' 공소외 1 살해사건'을 수사함에 있어 혐의자가 인치되어 오면 피고인 3과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 등 무술수사요원 또는 파견경찰관인 피고인 2(이하 ' 피고인 3 등'이라고 한다)가 혐의자를 신문하여 혐의자가 자백하면 진술서를 작성하고 그 자백내용을 확인한 피고인 1이 박시우 등 검찰계장으로 하여금 조서를 작성하도록 역할을 분담한 점, 특별조사실에 인치되어 신문을 받은 모든 혐의자들이 폭행 및 가혹행위를 당한 점, 피고인 1은 특별조사실로 내려가 수사상황을 알아보거나 직접 그들을 신문하기도 하여 피해자들이 가혹행위를 당하였음이 역력한 모습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제재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피고인 3 등에게 혐의자를 적절한 물리력을 행사하여 심리적·육체적으로 제압한 다음 신문하여 혐의자가 범행을 시인하면 진술서를 받도록 명시 또는 묵시적으로 지시하였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 1과 피고인 3 등 사이에서 위와 같이 혐의자들에게 물리력을 사용하여 자백을 받아내기로 서로 공모하였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피고인 3 등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 내지 6항의 각 해당 피해자들에 대하여 모두 또는 일부가 함께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하거나, 순차적으로 폭행 및 가혹행위에 가세하는 방법으로 그 범행에 가담하였으므로, 피고인 1은 위 범행 전체에 관하여, 피고인 3 등은 자신이 가담한 독직가혹행위치사상 범행에 관하여 각 다른 공범자들의 행위에 대하여도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또 피해자 2에 대한 호송과정에서의 가혹행위 역시 피고인 2가 피고인 2에게 ' 공소외 1 살해사건'에 관하여 추궁하면서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서, 그 이후 1101호 조사실에서 피해자 2에게 가하여진 폭행 및 가혹행위와 함께, 혐의자에 대하여 물리력을 사용하여 자백을 받아내기로 하는 피고인 1과 피고인 3 등의 공모하에 이루어진 1개의 독직가혹행위치상 범행에 해당하며, 피해자 5에 대한 2002. 10. 25. 21:00경 인치된 직후의 가혹행위와 같은 달 26. 02:00 이후의 가혹행위 역시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 공소외 1 살해사건'에 관하여 추궁하면서 자백을 받아내려는 동일한 목적하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포괄하여 1개의 독직가혹행위치사의 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하여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씩을 본형에 각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윤재식 고현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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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5.1.21.선고 2003노3161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