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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3도3505 판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공2005.6.15.(228),995]
판시사항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0조 제2항 이 금지하는 '간여'의 의미

[2] 노동조합의 자문노무사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한 행위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0조 제2항 이 금지하는 간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0조 제2항 이 금지하는 '간여'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의 당사자의 자유롭고 자주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 당사자에 대하여 강요·유도·조장·억압 등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간섭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것이고, 그러한 간섭행위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를 강화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억제하는 것인지를 가리지 아니하며, 다만 사용자나 근로자의 자주적 의사결정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 상담·조언 등 단순한 조력행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2] 노동조합의 자문노무사가 노동조합이 이미 파업에 돌입한 상태에서 사업주를 비난하고 직장폐쇄가 불법이라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행위 등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0조 제2항 이 금지하는 간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노무법인 소속 공인노무사로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명칭 생략)병원지부(이하 '위 노조'라 한다)의 자문노무사로 선임되어 활동하던 중 위 노조가 2000. 9. 5. 09:00경부터 파업에 돌입하고 위 병원이 같은 날 10:00경부터 직장폐쇄를 단행하자, 위 노조의 쟁의행위를 지원할 정당한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 2000. 9. 6. 14:35경 병원측에 불리한 음해성 추측문건을 배포하여 위 노조측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생각으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인터넷 민주노총 홈페이지 "열린마당"란에 ' (명칭 생략)병원의 직장폐쇄는 불법입니다.'라는 제목 아래 ' (명칭 생략)병원장에게, 저는 공인노무사 (피고인 성명 생략)입니다. 제가 아무 힘도 없는 원장님에게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명칭 생략)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명칭 생략)병원은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지내 왔습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이유를 빼놓고는 언론에 회자되는 일없이 지내왔으니까요. (명칭 생략)병원은 지금까지 설립 이래 5년 동안 단 한차례의 임금인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병원보다 환자가 적은 것은 아닌데 직원수는 적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동광주병원이 적자라고 믿을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생기자 병원은 바로 임금을 체불하였습니다. 의사에게는 임금을 전액 지급하면서 노동조합원에게는 임금을 체불하였다고 하면 누가 좋게 생각하시겠습니까. 그리고 노동조합이 체불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자 병원은 경영설명회를 하여 적자라고만 하였습니다. 적자인 내역을 공개하라고 그렇게 노동조합이 요구하였으나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병원지분을 인수하여 등기하는 데 3,000여 만 원이 들었다고 하였다는데 지분을 인수하는 데 왜 병원돈을 사용합니까. 누가 보더라도 자기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병원돈을 사용하였다면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병원은 다시 5일날 임금을 체불하였습니다. 병원장님 혹시 환자 중에서 돈이 없어 병원비를 안내면 다음에 주십시오 하면서 퇴원시켜주나요. 아마도 돈 가져올 때까지 퇴원할 수 없다고 길길이 날뛰겠지요...이해합니다. 노동조합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했으면 당연히 임금을 지급하여야죠. 노동조합이 임단협을 타결하면 바로 주겠다고 한 것으로 보아 노동조합을 협박할려고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병원장님... 9. 5. 직장폐쇄를 하셨더군요. 병원에서 행한 직장폐쇄가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혹시 병원은 5일 누구누구가 파업에 참여하였는지 알고 있나요. 병원은 5일 스케줄을 제시하였나요. 병원은 노동조합이 5일 파업을 들어갈 것을 예상하여 조합원들을 모두 배제하였으며 스케줄 자체를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병원이 스케줄을 제시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어느 누구도 직장에 복귀할 수 없습니다. 병원에서 미리 근무를 제외하였으면서도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갔다고 하면서 직장폐쇄를 하였습니다. 5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이 몇 명인지 제시하여 주십시오.... 병원에서 행하는 직장폐쇄는 공격적이므로 당연히 불법입니다. 지금이라도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노사간의 교섭을 통하여 해결하십시오. 병원이 그렇게 불법으로 일관함으로 인하여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다면 나중에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법을 준수하여야 합니다. 무법천지가 되면 안된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2000. 9. 6. 노사관계가 하루 빨리 안정될 것을 기원하면서 공인노무사 (피고인 성명 생략)'이라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글을 게재하여 일방적으로 병원측을 비난하고 노조원들의 파업이 정당하다는 내용의 위 글을 모든 사람이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둠으로써 위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간여하고,

나. 같은 달 26.경 위 병원 1층 현관로비에서 점거농성중인 노조원들을 향해 파업 자제 구내방송을 하는 병원장에게 항의하여 위 방송을 중단시킨 상태에서 위 노조원들을 모아 놓고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강연을 하고, 위 강연이 끝날 무렵 노조원 중 1명이 (명칭 생략)병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지 여부를 피고인에게 묻자, 피고인은 '위 2000. 9. 6.자 회신 내용과 같으며 다른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쟁의행위에 돌입한 지 1시간만에 직장폐쇄를 단행함은 공격적 직장폐쇄로서 불법이고, 직장폐쇄가 불법인 경우 사업장의 점거는 불법이 아니다.'는 취지로 답변하여 위 노조의 쟁의행위에 간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병원의 임금인상 여부, 타병원 대비 직원수, 2000. 9. 5. 전후의 근무일정표의 작성주체 및 작성 여부 등에 관하여 위 병원측에 정확한 확인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위 병원의 직장폐쇄가 불법이라고 단정하여 위 공소사실 가.항과 같이 일방적으로 위 병원측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민주노총 홈페이지 열린마당란에 게재한 사실, 위 병원이 직장폐쇄를 단행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병원의 직장폐쇄가 불법이라고 단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뚜렷하지 않았음에도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나.항과 같이 점거농성장에 가서 쟁의행위와 관련한 일반 이론, 판례 등에 대한 강연을 하고 노조원 중 1명이 위 병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지를 묻자 '위 병원의 직장폐쇄는 불법이고 직장폐쇄가 불법인 경우 사업장 점거는 불법이 아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사실, 위 노조가 그 후 파업을 계속하여 2000. 12. 30.까지 위 병원 1층 현관을 점거하면서 연좌농성을 한 사실, 위 병원이 위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하여 정상적인 진료와 치료업무에 지장을 받아 외래ㆍ입원환자의 수와 병원수입이 절반 이하로 감소되고 그 결과 2000. 12. 31. 폐업을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의 위 각 행위는 공인노무사로서의 조력범위를 넘어 위 노조의 직장점거, 파업 등의 지속 여부에 관한 의사결정의 자주성을 침해할 수 있는 간여행위로 볼 수 있다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노법'이라 한다) 제40조 제1항 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는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자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같은 항 각 호에는 당해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 연합단체 또는 총연합단체, 당해 사용자가 가입한 사용자단체, 당해 노동조합 또는 당해 사용자가 지원을 받기 위하여 행정관청에게 신고한 자, 기타 법령에 의하여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자가 열거되어 있으며, 같은 조 제2항 에는 "위 각 호 외의 자는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에 간여하거나 이를 조종ㆍ선동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되어 있고, 노노법 제89조 제1호 에는 위 제40조 제2항 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처벌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노노법 제40조 제2항 이 금지하는 '간여'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의 당사자의 자유롭고 자주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 당사자에 대하여 강요ㆍ유도ㆍ조장ㆍ억압 등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간섭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것이고, 그러한 간섭행위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를 강화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억제하는 것인지를 가리지 아니하며, 다만 사용자나 근로자의 자주적 의사결정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 상담ㆍ조언 등 단순한 조력행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2도3453 판결 참조).

또한, 구 공인노무사법(2003. 12. 31. 법률 제70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에 의하면, 공인노무사는 ① 노동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관계기관에 대하여 행하는 신고ㆍ신청ㆍ보고ㆍ진술ㆍ청구(이의신청ㆍ심사청구 및 심판청구를 포함한다) 및 권리구제 등의 대행 또는 대리, ② 노동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한 모든 서류의 작성 및 확인, ③ 노동관계법령 및 노무관리에 관한 상담ㆍ지도, ④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한 노무관리진단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바, 공인노무사가 이러한 직무를 수행하는 범위에서는 공인노무사는 노노법 제40조 제1항 에 규정된 '기타 법령에 의하여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자'에 해당하여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당사자를 지원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공소사실이나 원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노조의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한 행위는 위 노조가 이미 파업에 돌입한 상태에서 인터넷 민주노총 홈페이지 열린마당란에 위 병원을 비난하고 위 병원의 직장폐쇄가 불법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과 위 병원 1층 현관에서 점거농성중인 노조원들을 상대로 쟁의행위와 관련한 일반 이론, 판례 등에 대한 강연을 하고 질문을 한 노조원에게 '위 병원의 직장폐쇄가 불법이고 직장폐쇄가 불법인 경우 사업장의 점거는 불법이 아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에 불과한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가사 위 글과 답변의 내용이 잘못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그릇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상담과 조언 등 일반적인 조력범위를 넘어서서 위 노조원들의 자유롭고 자주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간섭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특히 위 공소사실 나.항의 강연과 답변행위는 비록 그것이 점거농성장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위 노조의 자문노무사인 피고인의 직무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노조원들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상담과 조언을 고려하여 자유롭고 자주적으로 파업계속을 결정하고 이를 실행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위 노조원들이 자유롭고 자주적인 의사결정을 못하고 파업을 계속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노노법에 규정된 간여행위나 구 공인노무사법에 규정된 공인노무사의 직무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와 다른 판단을 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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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지방법원 2002.8.1.선고 2001고단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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