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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10. 27. 선고 2004도3919 판결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공2004.12.1.(215),1975]
판시사항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조 단서에 정한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의 의미

[2] 피고인의 대통령 후보자 가족의 전력에 관한 발언이 후보자비방 행위에 해당하나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조 본문에 해당하는 후보자비방 행위라 하더라도 적시된 사실이 진실에 부합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같은 조 단서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바, 여기서 적시된 사실이 진실에 부합한다 함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면 족한 것이고 세부에 있어 약간의 상위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반드시 공공의 이익이 사적 이익보다 우월한 동기가 된 것이 아니더라도 양자가 동시에 존재하고 거기에 상당성이 인정된다면 이에 해당한다.

[2] 피고인의 대통령 후보자 가족의 전력에 관한 발언이 후보자비방 행위에 해당하나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주광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한나라당 대전시 선거대책자문위원회 의장인 피고인이 제16대 대통령 선거에 관하여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노무현을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2002. 12. 10. 15:00경부터 17:00경까지 사이에 대전 중구 대흥동 소재 대전예식원에서, 그 곳에 참석한 한나라당 당원 등 약 200여 명을 상대로 연설을 하면서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 노후보 장인이 인민위원장 빨치산 출신인데 애국지사 11명을 죽이고 형무소에서 공산당 만세 부르다 죽었다 … 공산당 김정일이가 총애하는 노무현이가 정권 잡으면 나는 절대 못산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위 노무현 및 그 배우자를 비방하였다는 공소사실 대하여, 위 행사의 참석인원, 피고인의 직책, 연설의 동기와 경위, 내용 및 전후의 문맥 등을 종합하면 위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동인 및 그 배우자를 비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연설의 대부분이 진실한 사실이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직선거법'이라고 한다) 제251조 단서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볼 자료가 부족하고, 피고인의 연설의 동기, 목적, 내용, 표현 수단, 전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없어 위법성조각사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발언이 공직선거법 제251조 본문에서 정하는 비방행위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비방행위에 관한 사실오인·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피고인의 발언장소와 대상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발언을 녹음한 녹취록 또는 당시 피고인의 발언을 들었다는 내용의 법정진술이나 그러한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내지 제316조 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되고 달리 위 증거들이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배제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피고인의 발언 시기·경위·내용·대상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의 발언이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서 개정 전 공직선거법(2003. 2. 4 법률 제68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 제1항 제4호 , 제142조 에 의하여 허용되는 범위 내의 행위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도822 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후보자비방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통상적인 정당활동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그러나 나아가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에 의한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공직선거법 제251조 본문에 해당하는 후보자비방 행위라 하더라도 적시된 사실이 진실에 부합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같은 조 단서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바, 여기서 적시된 사실이 진실에 부합한다 함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면 족한 것이고 세부에 있어 약간의 상위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반드시 공공의 이익이 사적 이익보다 우월한 동기가 된 것이 아니더라도 양자가 동시에 존재하고 거기에 상당성이 인정된다면 이에 해당한다 ( 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도977 판결 , 2004. 6. 25. 선고 2003도742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장인인 공소외인이 노동당 창원군당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반동분자에 대한 조사 및 학살에 가담하는 등 좌익활동(소위 경남 창원군 진전면 치안대 활동사건)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위반·살인죄 등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사망한 사실이 대검찰청이 1973. 12. 20. 발간한 좌익사건실록 제10권에 기재되어 있고 2002. 4. 10. 개최된 제229회 임시국회에서 법무부장관의 답변을 통하여 공식적으로 확인되었으며, 그 무렵 국내 주요 일간신문에 동일한 내용이 보도되고 나아가 한 월간지에서는 위 학살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하여 당시 피살자가 11명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게재되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의 발언에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할지라도 전체적으로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이고 한편 피고인이 위 사실을 적시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키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대통령선거에 즈음하여 후보 가족의 좌익 활동 전력에 관하여 언급함으로써 유권자들이 적절하게 선거권을 행사하도록 자료를 제공하려는 공공의 이익 또한 인정되고 거기에 상당성도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위 법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할 수 없음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윤재식 이규홍 김영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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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2004.6.18.선고 2003노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