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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1다67768 판결
[보증금][공2004.2.15.(196),341]
판시사항

[1] 신용보증약관에서 면책사유로 규정한 '동의 없이 담보를 해지하였을 때'의 의미

[2] 신용보증부 어음할인대출시 받은 약속어음과 관련하여 대출은행이 소구권 보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신용보증약관상의 담보보전의무 위반으로서 면책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면책범위

판결요지

[1] 신용보증약관상 '신용보증사고 발생 후 기금의 동의 없이 보증부대출에 관련된 물적·인적 담보를 해지하였을 때'를 보증인의 면책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때의 '담보의 해지'란 담보계약의 해지뿐만 아니라 신용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했더라면 취득할 수 있었던 담보를 감소, 상실시키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2] 신용보증계약상 면책약관은 민법 제485조 가 정한 채권자의 담보상실로 인한 법정대위자의 면책사유와 범위에 관하여 신용보증인의 보증채무 면책요건을 완화함과 동시에 그 면책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당사자 사이의 특약인 점과 위 약관 제14조의 면책기준은 그 면책범위에 관하여 '물적담보 해지로 회수불능케 된 보증부대출액'이라고 하고 있어 그 문언의 취지상 담보해지와 회수불능액 사이의 인과관계를 전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면책약관이 적용되는 신용보증부 어음할인대출에 있어서 교부받은 약속어음과 관련하여 대출은행이 소구권 보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소구권이 상실된 경우, 신용보증인은 대출계약의 주채무자, 다른 보증인 등의 자력 유무에 상관없이 위 약관이 정한 물적담보 상실의 면책기준에 준하여 소구권의 상실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당연히 책임을 면하는 것이고, 이 때 소구권의 상실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금액은 원칙적으로 약속어음의 액면금액 전액이 되는 것이지 어음상 채무자의 인원수 중 소구권이 소멸한 소구의무자의 인원 수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이 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다만 소구권이 상실된 때에 그 소구의무자의 변제자력이 약속어음의 액면금액보다 부족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변제자력 상당액이 된다.

원고,상고인겸부대피상고인

파산자 주식회사 대동은행의 파산관재인 원고 1, 원고 2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주식회사 대동은행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석)

피고,피상고인겸부대상고인

기술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익현)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 판단

가. 원심이 인정한 기초사실

(1) 피고는 1997. 9. 9. 주식회사 대동은행(1998. 10. 23. 파산선고를 받았고, 이하 '대동은행'이라 한다)과 사이에 피보증인을 주식회사 대호물산(이하 '대호물산'이라 한다), 보증채무를 할인어음대출로 하는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기한 신용보증서를 발급하였다.

(2) 대동은행은 위 신용보증서를 담보로 1998. 1. 16. 대호물산에게 소외 1이 발행하고 소외 2와 대호물산이 각 순차로 배서한 액면 금 43,000,000원의 약속어음(이하 '이 사건 어음'이라 한다)의 할인 형식으로 어음의 지급기일 전날까지 연 1할 2푼의 선이자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대출하였다.

(3) 대동은행은 1998. 3. 12. 대호물산이 이 사건 어음을 환매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자 같은 날 피고에게 신용보증사고 통지를 하고, 1998. 6. 19. 위 신용보증계약에 기하여 피고에게 위 대출원리금의 상환을 청구하였다.

(4) 위 신용보증계약 당시에 계약 내용에 편입된 신용보증약관은 제13조 제2항에서 "보증부대출이 어음할인방식으로 실행된 경우에는 채권자는 보증채무이행을 받는 즉시 기금에게 당해 어음을 배서하여 교부하여야 합니다. 이 경우 당해 어음은 만기에 어음요건을 완비하여 제시되고 그 어음상의 권리가 유효하게 보전되어 있어야 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4조 제6호에서 "신용보증사고 발생 후 기금의 동의 없이 보증부대출에 관련된 물적·인적 담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지하였거나 포기하였을 때"를 면책사유의 하나로 규정하면서, 제15조에서 "기금의 면책범위는 기금이 정하여 채권자에게 따로 통지한 면책기준에 의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5) 한편, 그에 따라 정해진 면책기준에 의하면, 신용보증사고 발생 후 피고의 동의 없이 보증부대출에 관련된 물적담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실하게 되었을 때에는 회수 불능케 된 보증부대출액의 범위 내에서 면책되고, 인적담보 상실의 경우에는 대위변제할 금액을 기금과 주채무 연대보증인의 인원수로 나눈 금액 범위 내에서 면책되는데, 유가증권을 보증부대출에 대한 물적담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6) 원고는 이 사건 어음의 만기인 1998. 3. 31. 수취인란을 보충하지 아니한 채 백지인 상태로 지급제시하였다.

나.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대동은행이 이 사건 어음에 관한 소구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소구권을 상실케 한 것이 신용보증약관 제13조 제2항, 제14조 제6호의 물적담보 상실에 의한 신용보증 면책사유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는 회수 불가능하게 된 보증부대출액 범위 내에서 신용보증책임이 면책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어음의 배서인 2인에 대한 소구권은 상실되었지만 발행인에 대한 권리는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약속어음 액면금액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만큼 면책된다고 판단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고의 상고이유와 피고의 부대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가. 신용보증약관상 '신용보증사고 발생 후 기금의 동의 없이 보증부대출에 관련된 물적·인적 담보를 해지하였을 때'를 보증인의 면책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때의 '담보의 해지'란 담보계약의 해지뿐만 아니라 신용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했더라면 취득할 수 있었던 담보를 감소, 상실시키는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것인바 ( 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다35774 판결 참조), 위 법리와 함께 위 약관의 내용 및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대동은행이 위 약관 제13조 제2항 규정에 위반하여 어음상 권리를 보전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은 위 약관 제14조 제6호가 정하는 담보 상실에 따른 면책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다38296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수긍된다.

나. 그러나 원심이 이 사건 어음에 관한 소구권 상실이라는 사유만으로 피고의 보증책임이 면제된다고 판단한 것과 피고의 면책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어음금 전액을 발행인 및 소구의무자의 수로 나누어 소구의무자의 인원 수에 상응한 이 사건 어음 액면금액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 피고의 보증책임이 면제된다고 한 조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즉, 이 사건 면책약관은 민법 제485조 가 정한 채권자의 담보상실로 인한 법정대위자의 면책사유와 범위에 관하여 신용보증인인 피고의 보증채무 면책요건을 완화함과 동시에 그 면책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당사자 사이의 특약인 점과 위 약관 제14조의 면책기준은 그 면책범위에 관하여 "물적담보해지로 회수불능케 된 보증부대출액"이라고 하고 있어 그 문언의 취지상 담보해지와 회수불능액 사이의 인과관계를 전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과 같은 내용의 약관이 적용되는 신용보증부 어음할인대출에 있어서 교부받은 약속어음과 관련하여 대출은행이 소구권 보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소구권이 상실된 경우, 신용보증인은 대출계약의 주채무자, 다른 보증인 등의 자력 유무에 상관없이 위 약관이 정한 물적담보 상실의 면책기준에 준하여 소구권의 상실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당연히 책임을 면하는 것이고, 이 때 소구권의 상실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금액은 원칙적으로 약속어음의 액면금액 전액이 되는 것이지 어음상 채무자의 인원 수 중 소구권이 소멸한 소구의무자의 인원 수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이 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다만 소구권이 상실된 때에 그 소구의무자의 변제자력이 약속어음의 액면금액보다 부족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변제자력 상당액이 된다 할 것이다 .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에서 소구의무자인 소외 2가 소구권 상실 당시에 무자력이었는지 여부가 다투어지고 있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당연히 그의 변제자력 유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만일 그에게 변제자력이 없어서 그에 대한 소구권이 담보가치가 전혀 없는 경우라면 피고의 면책을 인정하여서는 아니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그 자력의 정도를 심리한 후 그 면책 범위를 확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면책약관의 취지를 오해한 나머지, 소구의무자인 소외 2의 변제자력에 관한 심리에 나아가지 아니한 채 피고의 면책을 인정하고, 그 면책범위에 관하여 별다른 근거도 없이 이 사건 어음 액면금액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신용보증채무가 면책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거기에는 신용보증약관의 해석을 그르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피고의 면책요건과 범위를 잘못 판단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 및 피고의 부대상고이유는 모두 그 이유가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유지담 이강국 김용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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