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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9. 2. 선고 2003다14348 판결
[부당이득금][공2003.10.1.(187),1948]
판시사항

구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에 대한 위헌결정 이후 부담금 등의 납부의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압류해제거부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부담금 등을 납부한 경우, 납부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구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1998. 9. 19. 법률 제5571호로 폐지)에 대한 위헌결정 이전에 부담금 등에 대한 수납 및 징수가 완료된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의 측면에서 부득이 과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시켜 그 반환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위헌결정 이후에는 국민의 권리구제의 측면에서 위헌법률의 적용상태를 그대로 방치하거나 위헌법률의 종국적인 실현을 위한 국가의 추가적인 행위를 용납하여서는 아니되므로, 위헌결정 이전에 이미 부담금 부과처분과 그 징수를 위한 압류처분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위헌결정 이후에는 부담금 등의 납부의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압류해제거부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부담금 등을 납부하게 된 경우 등 그 납부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납부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국제종합토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덕 담당변호사 김백영 외 2인)

피고,피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제1심판결의 사실관계를 그대로 인용한 다음, 이 사건 부담금 부과처분 및 압류처분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한 압류등기의 근거가 된 구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1998. 9. 19. 법률 제5571호로 폐지된 것, 이하 '택상법'이라 한다)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은 후 원고가 압류권자인 부산광역시 동구청장에게 위 압류등기를 말소해 줄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산광역시 동구청장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그 때문에 이 사건 토지의 매각이 무산되자, 이에 원고는 궁박한 상황에서 회사 갱생을 위하여 이 사건 토지의 매각이 급한 나머지 부담금 및 이에 대한 가산금(이하 '부담금 등'이라 한다)을 납부한 후 위 압류등기를 말소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였는바, 그렇다면 원고의 위 부담금 등 납부 및 피고의 그 수령은 원고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징수된 것으로서 실질에 있어서는 강제징수와 다를 바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수령한 부담금 등 합계 330,752,090원은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으로 이를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부산광역시 동구청장은 택상법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되기 이전인 1997. 9. 1. 및 1998. 2. 9.에 이 사건 부담금 부과처분 및 그 징수를 위한 압류처분을 하였는데, 위헌인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이라고 하더라도 취소소송의 제기기간을 경과하여 확정력이 발생한 경우에는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각 처분은 그 제소기간 도과로 인하여 확정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로부터 수령한 부담금 등이 바로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 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나아가 원고가 회사 갱생을 위하여 이 사건 토지의 매각이 급한 나머지 위 부담금 등을 납부한 후 위 압류등기를 말소하여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였으나 피고측이 위헌결정이 선고된 이후에는 압류해제를 거부한 이외에 독촉장의 발송 등 이 사건 부담금 등의 징수를 위한 어떠한 행위도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원고가 부산광역시 동구청장을 상대로 부동산압류해제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였다가 2000. 4. 4. 행정심판위원회에서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고 부담금 등을 자진 납부하였는바, 그렇다면 단지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매각을 추진하였으나 위 압류등기로 인하여 무산되었고 압류해제를 거부당하자 회사 갱생을 위하여 이 사건 토지의 매도가 급박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위 부담금 등 납부와 피고의 그 수령이 원고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징수된 것이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징수처분의 실행과 같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1항 은 "법률의 위헌결정은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를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75조 제1항 은 "헌법소원의 인용결정은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각 규정에 의하여 모든 국가기관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장래에 어떤 처분을 행할 때 위헌결정을 존중하여야 할 뿐 아니라 위헌결정된 당해 심판대상은 물론 동일한 사정하에서 동일한 이유에 근거한 동일 내용의 공권력행사(또는 불행사)를 하여서는 아니되는 의무를 부과받고 있다고 해석되는 점과 위헌결정으로 인한 국민의 권리구제와 법적 안정성의 조화 등을 감안하면, 택상법에 대한 위헌결정 이전에 부담금 등에 대한 수납 및 징수가 완료된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의 측면에서 부득이 과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시켜 그 반환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위헌결정 이후에는 국민의 권리구제의 측면에서 위헌법률의 적용상태를 그대로 방치하거나 위헌법률의 종국적인 실현을 위한 국가의 추가적인 행위를 용납하여서는 아니되므로 (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두4372 판결 참조), 택상법에 대한 위헌결정 이전에 이미 부담금 부과처분과 그 징수를 위한 압류처분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위헌결정 이후에는 부담금 등의 납부의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압류해제거부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부담금 등을 납부하게 된 경우 등 그 납부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납부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 .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회사 갱생을 위하여 이 사건 토지의 시급한 매각을 추진하였으나 위 압류등기로 인하여 무산되었고, 부산광역시 동구청장으로부터 압류해제를 거부당하여 행정심판까지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어 부득이 이 사건 토지를 매각하기 위하여 부담금 등을 납부하게 되었다는 것이므로, 사정이 그러하다면, 원고의 이 사건 부담금 등 납부행위는 부담금 등의 납부의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압류해제거부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그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부득이 변제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데에는, 위헌결정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이용우(주심) 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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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2003.2.6.선고 2002나7381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