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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의원면직무효확인등][공2003.6.15.(180),1254]
판시사항

[1]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의 의미 및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바라지는 아니하였으나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의사표시를 한 경우,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명예퇴직신청의 법적 성질 및 명예퇴직 신청 후 사용자의 승낙이 있기 전에 근로자가 임의로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2] 명예퇴직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 명예퇴직의 신청은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의 청약에 불과하여 이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이 있어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되기 전에는 근로자가 임의로 그 청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연욱 외 1인)

피고,피상고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의재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 소속의 '구조조정비상대책회의'가 1999. 1.경 인력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명예퇴직제도와 함께 순환명령휴직제도를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순환명령휴직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하여 기준을 정하였는바, 위 기준에 해당하여 내부적으로 순환명령휴직 대상자로 선정된 원고가 위 명예퇴직제도 및 순환명령휴직제도의 실시에 즈음하여 1999. 1. 15. 명예퇴직을 신청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것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명예퇴직을 바란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당시 상황에서 명예퇴직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스스로의 의사에 기하여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 법리 및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진의 아닌 퇴직의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위와 같이 원고가 1999. 1. 15. 피고에게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내용의 사직원을 제출한 다음 피고가 원고를 의원해직한다는 인사발령을 통보하기 이전인 같은 해 1. 22. 위 명예퇴직 신청의 의사를 철회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라는 전제 아래 변론에 나타난 이 사건 사직원의 기재 내용, 사직원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 의사표시 철회의 동기 기타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의 위 사직원 제출은 원칙적 형태로서의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한 것이라고 볼 것이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며, 이와 같은 경우 사직의 의사표시가 피고에게 도달한 이상 원고로서는 피고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정한 사유가 있는 자를 순환명령휴직 대상자로 선정하고 그 대상자가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기로 내부적인 결정이었다고 하더라도, 외부적으로는 일정한 경력이 있는 근로자 전원에 대하여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있고 그 명예퇴직신청자 가운데 결격사유가 있는 자를 유보한 후 고등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명예퇴직대상자를 정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이를 고지한 후 이 사건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사실, 원고는 자신이 순환명령휴직 대상자에 선정될 것을 예상하고 그와 같은 경우 휴직기간 경과 후 복직이 이루어지지 아니할 것을 우려한 나머지 피고에게 명예퇴직을 허락하여 달라는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사직원을 작성하여 제출하였을 뿐 피고로부터 원고가 순환명령휴직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이유로 명예퇴직을 종용받아 위 사직원을 제출한 것은 아닌 사실, 이 사건 명예퇴직 신청이 마감된 후 피고는 원래 순환명령휴직 대상에 해당되어 명예퇴직신청을 받은 자 가운데 대통령 사면을 받은 자 107명에 대하여 사면 전의 징계사유를 들어 순환명령휴직 대상자에 포함시키는 것은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비판이 일자 노사합의에 의하여 위 107명을 명예퇴직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여 해당 명예퇴직신청서를 반환하여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이 변론에 나타난 이 사건 사직원의 기재 내용, 사직원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원 제출 이후의 사정 기타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에 의하여 신청한 명예퇴직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 명예퇴직의 신청은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의 청약에 불과하여 이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이 있어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되기 전에는 근로자가 임의로 그 청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7. 7. 선고 98다42172 판결 ,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에 의한 명예퇴직의 신청을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의 청약이 아닌 해약고지로 보아 피고에게 그 신청의사가 도달한 이후에는 그 의사를 철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명예퇴직 신청의사의 법적 성질과 그 의사의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 은 명예퇴직이 아닌 일반적인 사직원 제출에 관한 사안으로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 적절하지 아니하다.

2.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윤재식 강신욱(주심) 고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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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2.1.22.선고 2000나5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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