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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3. 25. 선고 2002다64346 판결
[채무부존재확인][공2003.5.15.(178),1047]
판시사항

[1] 종합금융회사가 어음보관통장상에 '이 통장에 보관된 CP는 은행 또는 신용보증기금이 지급보증한 것으로서 당사가 만기일에 원리금을 지급하여 드리겠습니다.'라는 고무인을 찍고 대표이사 직인을 날인하여 교부한 경우, 보증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해석한 사례

[2] 구 종합금융회사에관한법률에 따라 종합금융회사의 업무를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재정경제원장관이 제정한 종합금융회사업무운용지침 제11조 제1항의 종합금융회사의 보증행위 제한규정이 효력규정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종합금융회사가 기업어음을 은행에 할인매출함에 있어 은행 명의로 어음보관계좌를 개설하고 어음보관통장을 발행하면서 그 통장에 "이 통장에 보관된 CP는 은행 또는 신용보증기금이 지급보증한 것으로서 당사가 만기일에 원리금을 지급하여 드리겠습니다."라는 고무인을 찍고 대표이사 직인을 날인하여 교부한 경우, 은행과의 어음거래로 위 통장에 보관하는 모든 기업어음에 대하여 그 원리금의 지급을 보증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해석한 사례.

[2] 구 종합금융회사에관한법률(1998. 1. 13. 법률 제55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에 따라 종합금융회사의 업무를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재정경제원장관이 제정한 종합금융회사업무운용지침 제11조 제1항에서 종합금융회사의 보증행위를 제한한 취지는 원래 영리법인인 종합금융회사의 업무는 그 회사의 자율의사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지만 종합금융회사의 업무가 갖는 공공성 때문에 일정한 경우 보증행위를 제한함으로써 종합금융회사의 건전한 경영 등을 도모하려고 하는 것이므로 이 규정을 이른바 효력규정으로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이 규정에 위반하여 보증행위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하나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상기 외 1인)

피고,상고인

파산자 한화종합금융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세계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임성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원심이, 파산자 한화종합금융 주식회사(아래에서는 "한화종금"이라고만 한다)가 주식회사 해태아이엔시(아래에서는 "해태아이엔시"라고만 한다) 발행의 이 사건 기업어음(CP)을 원고에게 할인매출함에 있어서 원고 명의로 어음보관계좌를 개설하고 어음보관통장을 발급하면서 그 통장에 "이 통장에 보관된 CP는 은행 또는 신용보증기금이 지급보증한 것으로서 당사가 만기일에 원리금을 지급하여 드리겠습니다."라는 고무인을 찍고 대표이사의 직인을 날인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것은, 위 통장의 발급 경위 및 문구의 내용, 위 통장을 통한 어음거래의 내역과 그 어음의 성격, 종합금융회사의 어음거래와 그 지급보증의 실태 및 그와 관련한 업무처리방식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한화종금이 원고와의 어음거래로 위 통장에 보관하는 모든 기업어음에 대하여 그 원리금의 지급을 보증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고, 한화종금의 위와 같은 보증의 의사표시가 그 권한 없는 담당직원의 무권대리행위에 따른 것이거나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2. 구 종합금융회사에관한법률(1998. 1. 13. 법률 제55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에 따라 종합금융회사의 업무를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재정경제원장관이 제정한 종합금융회사업무운용지침 제11조 제1항에서 종합금융회사의 보증행위를 제한한 취지는 원래 영리법인인 종합금융회사의 업무는 그 회사의 자율의사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지만 종합금융회사의 업무가 갖는 공공성 때문에 일정한 경우 보증행위를 제한함으로써 종합금융회사의 건전한 경영 등을 도모하려고 하는 것이므로 이 규정을 이른바 효력규정으로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이 규정에 위반하여 보증행위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다56116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한화종금의 이 사건 기업어음 원리금에 대한 지급보증행위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이 사건 원고의 청구가 보증책임을 묻는 것이라는 이유로 위 규정에 위반됨을 잘 알면서도 한화종금으로 하여금 이 사건 지급보증을 하도록 한 원고의 과실이 참작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3. 또 원심이, 원고가 1995. 11. 27. 한화종금으로부터 해태아이엔시 발행의 기업어음을 할인매입한 이후 그 만기일에 만기연장을 승낙하고 해태아이엔시가 발행한 같은 금액의 새로운 기업어음을 할인매입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기업어음의 할인거래를 계속하여 오면서 일부 기업어음이 만기일에 지급제시되거나 그 결제를 위한 자금이 수수되기도 하였으나 이 사건 기업어음 원리금에 대한 한화종금의 지급보증채무는 1995. 11. 27. 성립되어 실질적으로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존속되어 왔다는 이유로 한화종금의 이 사건 지급보증행위가 1997. 12. 10.에 있은 한화종금에 대한 영업정지명령 이후에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그것이 위 명령에 위배되어 무효라거나 파산법 제62조 제1호 · 제2호 · 제5호 에 따라 피고에 의하여 부인되었다거나 파산법 제95조 제4호 에 따라 원고가 위 지급보증채권으로써 한화종금의 원고에 대한 채권을 상계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4. 한편 원심이, 원고가 한화종금으로부터 이 사건 기업어음의 원본을 교부받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로부터 이 사건 기업어음의 원본을 교부받을 때까지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한 피고가 부담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주심) 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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