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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1다62114 판결
[파산채권확정][공2003.4.15.(176),901]
판시사항

파산선고 후에 파산채권자가 다른 채무자로부터 일부 변제나 배당 등을 받더라도 채권자는 파산선고시의 채권 전액으로써 계속하여 파산절차에 참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파산법 제19조 는 '수인의 채무자가 각각 전부의 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경우에 그 채무자의 전원 또는 수인이나 1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때에는 채권자는 파산선고시에 가진 채권의 전액에 관하여 각 파산재단에 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0조 는 '보증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때에는 채권자는 파산선고시에 가진 채권의 전액에 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파산선고 후에 파산채권자가 다른 채무자로부터 일부 변제를 받거나 다른 채무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 내지 파산절차에 참가하여 변제 또는 배당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에 의하여 채권자가 채권 전액에 대하여 만족을 얻은 것이 아닌 한 파산채권액에 감소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므로, 채권자는 여전히 파산선고시의 채권 전액으로써 계속하여 파산절차에 참가할 수 있다.

원고,피상고인겸상고인

주식회사 신한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임수 외 7인)

피고,상고인겸피상고인

파산자 한화종합금융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소외 1, 소외 2의 소송수계인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세계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현범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출자전환으로 인한 금 717,609,200원의 채무소멸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와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원고와 한화종합금융 주식회사(이하 '한화종금'이라고 한다)는 1996. 12. 16. 거래금액 50억 원, 기간 1996. 12. 16.부터 1998. 6. 16.까지(기간 분할시 자동연장), 할인이자 연 12.33%로 정하여 원고가 한화종금으로부터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이하 '기아자동차'라고 한다) 발행의 약속어음을 보증CP(기업어음)로 처리하여 할인매입하기로 하는 거래약정을 체결하였다.

나. 한화종금은 1996. 12. 16. 위 약정에 따라 기아자동차로부터 액면금액 50억 원, 발행일 1996. 12. 16. 지급일 1997. 6. 16.로 된 약속어음(이하 '제1어음'이라고 한다)을 할인율 연 12.36%에 매입하여, 같은 날 원고에게 할인율 연 12.33%에 할인판매하고, 제1어음의 만기가 도래한 1997. 6. 16. 기아자동차로부터 액면금액 50억 원, 발행일 1997. 6. 16. 지급일 1997. 12. 16.로 된 약속어음(이하 '제2어음'이라고 한다)을 할인율 연 12.36%로 매입하여, 같은 날 원고에게 할인율 연 12.33%에 할인판매하였다.

다. 한화종금은 제1어음과 제2어음을 원고에게 교부하지 않고 원고를 위하여 계속보관하였는데, 한화종금이 제1어음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약속어음보관증(갑 제7호증)에는 '담보CP'라는 기재가 있고, 매출계산서(갑 제8호증)의 배서보증인란에는 한화종금의 명판과 대표이사의 직인이 날인되어 있으며, 제2어음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보관통장(갑 제1호증의 1, 2)에는 제2어음이 담보부기업어음으로 표시되어 있고, 매출계산서(갑 제2호증)의 배서보증인란에는 한화종금의 명판과 대표이사의 직인이 날인되어 있다.

라. 기아자동차에 대하여 1997. 10. 24. 서울지방법원 97파8358호로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이 있었고, 1997. 11. 5. 위 법원으로부터 재산보전처분결정이, 1998. 4. 15.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이 각 있었다. 원고는 제2어음의 어음금과 지연손해금을 갖고 기아자동차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 참가하여 원본의 59.67%를 면제하고, 원본의 22.95%를 출자전환하며, 나머지 원본의 17.38%를 3년 거치 후 7년간 매년 균등분할상환 받기로 하는 정리계획안이 확정되어 기아자동차에 대한 채권액 중 22.95%에 상당한 금액은 기아자동차 주식 78,001주를 1주당 15,000원으로 계산하여 출자전환되었다.

마. 한편, 한화종금은 1997. 12. 10. 재정경제부장관으로부터 업무정지명령을 받고, 1998. 2. 17. 영업인가가 취소되었으며, 1998. 9. 18.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원고는 한화종금의 파산절차에서 제2어음의 보증으로 인한 채권 50억 원 및 이에 대한 만기 다음날인 1997. 12. 17.부터 파산선고일 전날인 1998. 9. 17.까지 275일간 원고 은행 소정의 신탁계정 연체대출금리에 의한 이자채권을 파산채권으로 신고하였으나, 피고가 1998. 11. 4. 채권조사기일에 원고가 신고한 위 채권 전액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

2. 먼저 피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한화종금이 원고에게 제1어음 및 제2어음을 판매하면서 어음발행인인 기아자동차의 어음상의 채무를 보증한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한화종금의 보증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였고 원고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한화종금의 보증과 관련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법률판단은 모두 정당하고 이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대리권의 범위 및 비진의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또한,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한화종금이 기아자동차의 제1어음 및 제2어음을 매수하여 원고에게 되팔면서 기아자동차의 어음채무를 보증하였다고 하여 파산법 제64조 제1호 또는 제5호 소정의 부인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이 규정 소정의 부인권에 근거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이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원심이 이 사건 원고의 청구가 보증채무에 근거한 것이라는 이유에서 피고의 과실상계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이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가.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가 기아자동차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서 채권액 중 22.95%에 상당한 1,170,026,339원에 대하여는 기아자동차 주식회사 주식 78,001주를 1주당 15,000원으로 계산하여 출자전환된 사실, 기아자동차에 대한 정리절차가 2000. 2. 16. 종결된 사실, 변론종결일 현재 위 회사의 주식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채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고, 원고는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의 주식 78,001주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사실 및 변론종결일에 가까운 2001. 7. 16. 현재 종가 기준으로 거래소에서의 기아자동차 주식의 시세가 1주당 9,200원인 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의 경우에는 원고가 출자전환으로 취득한 기아자동차의 주식을 매각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후 정리절차가 종결되고 기아자동차의 주식이 증권거래소에서 정상적으로 거래유통되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언제라도 출자전환으로 인수한 주식을 자유로이 처분하여 환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유 주식의 증권거래소에서의 시세에 상당한 금전적 만족을 현실적으로 얻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 원고가 출자전환으로 취득한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의 주식 78,001주의 평가액인 717,609,200원 범위 내에서 보증인인 한화종금에 대한 채권도 소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파산법 제19조 는 '수인의 채무자가 각각 전부의 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경우에 그 채무자의 전원 또는 수인이나 1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때에는 채권자는 파산선고시에 가진 채권의 전액에 관하여 각 파산재단에 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0조 는 '보증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때에는 채권자는 파산선고시에 가진 채권의 전액에 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파산선고 후에 파산채권자가 다른 채무자로부터 일부변제를 받거나 다른 채무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 내지 파산절차에 참가하여 변제 또는 배당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에 의하여 채권자가 채권 전액에 대하여 만족을 얻은 것이 아닌 한 파산채권액에 감소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므로, 채권자는 여전히 파산선고시의 채권 전액으로써 계속하여 파산절차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 2002. 1. 11. 선고 2001다64035 판결 ,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다24379 판결 각 참조).

따라서 원고는 한화종금의 파산선고일인 1998. 9. 18. 한화종금에 대하여 갖고 있던 채권 전액을 갖고 한화종금에 대한 파산절차에 참가할 수 있고, 원고가 기아자동차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서 원심 판시와 같은 출자전환으로 일부 채권의 만족을 얻은 것이 그 파산선고일 이후였다면 한화종금에 대한 파산절차에서 원고의 파산채권액에 감소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기아자동차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서 원고가 출자전환에 의하여 채권 일부의 만족을 얻은 것이 한화종금의 파산선고일 전인지 아니면 그 이후인지를 밝힌 후 그 선후에 따라 판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원과 다른 견해에서 위와 같이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파산법 제19조 제20조 의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의 주장은 정당하다.

4. 이어서 원고의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원고는 지연손해금과 관련하여 원고 은행 소정의 연체이율을 적용하거나, 한화종금 소정의 연체이율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한화종금의 보증채무에 적용될 지연이율은 주채무자인 기아자동차의 어음금채무에 적용되는 어음법상의 법정이율이라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출자전환으로 인한 금 717,609,200원의 채무소멸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새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와 원고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이용우(주심) 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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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1.8.23.선고 2001나9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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