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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2도2620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증재등)][공2002.9.15.(162),2163]
판시사항

[1] 사기죄의 성립 요건인 처분행위와 피기망자의 의미

[2] 용도를 속여 국민주택 건설자금을 대출받음에 있어, 기금 대출사무를 위탁받은 은행의 일선 담당 직원이 대출금이 지정된 용도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대출 신청액이 일정한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은행장이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있으므로, 은행장을 피기망자라고 보아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3] 은행으로부터 용도를 속여 국민주택 건설자금을 대출받으면서 대출금 중 일부로 같은 은행에 대한 기존 대출채무의 변제에 갈음하기로 한 경우, 대출금 전액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4] 처음부터 용도를 속여 대출받은 국민주택 건설자금 중 일부를 나중에 국민주택 건설자금으로 사용한 경우, 대출금 전액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 재산상의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서 처분행위라고 하는 것은 범인 등에게 재물을 교부하거나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부여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의미하고, 피기망자는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에 대한 처분행위를 할 권한이 있는 자를 말한다.

[2] 용도를 속여 국민주택 건설자금을 대출받음에 있어, 기금 대출사무를 위탁받은 은행의 일선 담당 직원이 대출금이 지정된 용도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대출 신청액이 일정한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은행장이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있으므로, 은행장을 피기망자라고 보아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3] 국민주택기금은 국민주택건설자금 등 주택건설촉진법 제10조의4에서 정한 용도 외로는 이를 운용할 수 없는 점, 관리규정은 한국주택은행장으로 하여 금 국민주택건설자금을 융자받고자 하는 민간사업자가 허위 또는 부정한 수단으로 자금융자승인을 받은 때에는 자금융자승인을 취소하도록 하고, 기금대출을 받은 자가 융자금을 주택건설자금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때에는 융자금을 일시에 회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국민주택건설자금을 융자받고자 하는 민간사업자가 사실은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용도를 속여 자금융자승인을 받아 국민주택건설자금을 대출받은 경우에는, 대출받을 당시 자금의 일부를 지급받는 대신 이로써 같은 은행에 대한 기존채무의 변제에 갈음하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대출금 전액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

[4] 국민주택건설자금을 융자받고자 하는 민간사업자가 처음부터 사실은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용도를 속여 국민주택건설자금을 대출받은 경우에는 대출받은 자금 중 일부를 나중에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대출금 전액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박태호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65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국민주택기금(이하 '기금'이라 한다)은 무주택서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 주거수준의 향상을 기하기 위하여 제정된 주택건설촉진법 제10조에 따라 정부가 정부출연금 등을 재원으로 설치한 것으로서, 같은 법 제10조의 4에서 정한 국민주택 건설자금 등의 한정된 용도를 위해서만 대출될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사실은 국민주택 건설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국민주택 건설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용도를 속여 대출받은 경우에는 대출받은 자에게 반환의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며, 또 기금 대출사무를 위탁받은 은행의 일선 담당 직원이 대출금이 지정된 용도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거나,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다음,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대출시마다 사실은 지정된 임대주택 건설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용도를 속여 대출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고 있다.

2.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 재산상의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서 처분행위라고 하는 것은 범인 등에게 재물을 교부하거나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부여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의미하고, 피기망자는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에 대한 처분행위를 할 권한이 있는 자를 말한다 할 것이며( 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도4193 판결 , 2001. 4. 27. 선고 99도484 판결 등 참조), 관계 법령 및 기록 등에 의하면 주택건설촉진법 제10조의3 제2항 에 따라 건설교통부장관이 기금의 운용·관리에 관한 사무를 한국주택은행(현재는 주식회사 국민은행으로 합병되었음)에 위탁하였고, 기금의 운용 및 관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건설교통부훈령인 국민주택기금운용및관리규정(이하 '관리규정'이라고 한다)은 국민주택건설자금 융자신청을 하고자 하는 민간사업자는 한국주택은행의 본점 또는 지점에 서류를 제출하여야 하며, 한국주택은행장은 민간사업자로부터 자금융자신청을 받은 때에는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관리규정은 한국주택은행장으로 하여금 관리규정의 범위 내에서 관리규정의 시행에 필요한 사항에 관한 세부시행규정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한국주택은행장이 제정한 세부시행규정에 의하면 기금대출 신청 금액이 100억 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은행장이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 및 위에서 본 사기죄에 관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기금 대출사무를 위탁받은 은행의 일선 담당 직원이 대출금이 지정된 용도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지점장이 이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피고인이 대출시마다 지정된 임대주택 건설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용도를 속여 대출받은 이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사기죄에 있어서 피기망자와 처분행위자 및 기망, 피기망자의 착오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또는 피해자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이 피기망자가 누구인지에 관하여 분명한 설시를 하지 아니하였음은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다 할 것이나, 원심이, 피고인이 국민주택 건설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국민주택 건설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용도를 속여 대출받아 이를 편취하였다고 함으로써 결국 원심도 기금 대출 승인 여부에 관한 권한을 가진 자를 피기망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못볼 바 아니므로 위 사유만으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기금은 국민주택건설자금 등 주택건설촉진법 제10조의4 에서 정한 용도 외로는 이를 운용할 수 없는 점, 관리규정은 한국주택은행장으로 하여금 국민주택건설자금을 융자받고자 하는 민간사업자가 허위 또는 부정한 수단으로 자금융자승인을 받은 때에는 자금융자승인을 취소하도록 하고, 기금대출을 받은 자가 융자금을 주택건설자금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때에는 융자금을 일시에 회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국민주택건설자금을 융자받고자 하는 민간사업자가 사실은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용도를 속여 자금융자승인을 받아 국민주택건설자금을 대출받은 경우에는, 대출받을 당시 자금의 일부를 지급받는 대신 이로써 한국주택은행에 대한 기존채무의 변제에 갈음하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대출금 전액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피고인이 대출받은 국민주택건설자금 중 피고인의 한국주택은행에 대한 기존채무 원리금의 지급에 갈음하기로 하고 한국주택은행으로부터 지급받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기죄에 있어서 재물의 교부 및 재산상의 이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국민주택건설자금을 융자받고자 하는 민간사업자가 처음부터 사실은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용도를 속여 국민주택건설자금을 대출받은 경우에는 대출받은 자금 중 일부를 나중에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대출금 전액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피고인이 대출받은 국민주택건설자금 중 국민주택건설자금으로 사용하였다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일부 금원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인정을 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 윤재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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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2002.5.13.선고 2002노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