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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1. 25. 선고 99다62838 판결
[공사대금][공2002.3.15.(150),553]
판시사항

[1] 업무집행조합원의 조합원 대리권에 관하여 제한약정이 있는 경우, 그 약정의 존재 및 이행에 대한 주장·입증책임의 소재

[2]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유탈한 때'의 의미

판결요지

[1] 민법 제709조에 의하면 조합계약으로 업무집행자를 정하였거나 또는 선임한 때에는 그 업무집행조합원은 조합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조합을 위하여 모든 행위를 할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 규정은 임의규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의하여 조합의 업무집행에 관하여 조합원 전원의 동의를 요하도록 하는 등 그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고, 그와 같은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조합의 업무집행은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있는 때에만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조합의 구성원이 위와 같은 약정의 존재를 주장·입증하면 조합의 업무집행자가 조합원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는 추정은 깨어지고 업무집행자와 사이에 법률행위를 한 상대방이 나머지 조합원에게 그 법률행위의 효력을 주장하기 위하여는 그와 같은 약정에 따른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있었다는 점을 주장·입증할 필요가 있다.

[2]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유탈한 때'라고 함은 당사자가 소송상 제출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판결에 영향이 있는 것에 대하여 판결 이유 중에 판단을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하고, 판단이 있는 이상 그 판단에 이르는 이유가 소상하게 설시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를 일일이 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아니하더라도 이를 위 법조에서 말하는 판단유탈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영원산업개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가재환 외 2인)

피고,상고인

피고(제1심 공동피고 2)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백 담당변호사 여상규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상우종합건설'을 경영하는 제1심 공동피고 1, '화일종합조경'을 경영하는 피고 및 소외 동방티엔씨 주식회사는 1997년 10월경 소외 주식회사 선광공사 등이 시행하는 제2차 인천항 수림대 조성공사를 공동으로 수급하기 위하여 공동수급체를 결성하면서 공동수급체의 명칭을 '상우종합건설'로 약정하고 제1심 공동피고 1을 공동수급체의 대표자로 선정한 다음, 1997. 10. 14. 주식회사 선광공사로부터 위 공사를 공사대금 2,649,800,000원에 공동으로 수급한 사실, 공동수급체의 대표자인 제1심 공동피고 1은 1997. 12. 1. 공동수급체의 대표자의 지위에서 원고와 사이에, 위 공사 중 조경식재 공사 부분(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에 관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또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위 계약을 맺은 사실, 원고는 그 후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하였고, 그 공사대금은 최종 정산과정에서 887,370,000원으로 확정되었는바, 원고는 그 공사대금 중 295,570,000원 상당은 제1심 공동피고 1 발행의 각 지급기일 1998. 6. 23., 액면 3,000만 원의 약속어음 2장, 지급기일 1998. 7. 3., 액면 5,000만 원의 약속어음 1장, 지급기일 1998. 7. 31., 액면 185,570,000원의 약속어음 1장으로 교부받았으나 위 약속어음이 모두 부도처리되는 바람에 위 공사대금을 지급 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공동수급체는 민법상의 조합으로서 제1심 공동피고 1은 그 업무집행자에 해당되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제1심 공동피고 1은 조합원인 피고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공사 하도급계약은 피고에게도 그 효력이 미쳐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하도급계약에 기한 공사잔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살펴보니,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또는 이유모순의 위법이 없다.

2. 원심은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결성 당시 제1심 공동피고 1과 사이에 공동수급체가 수급한 조경공사를 제3자에게 하도급 주는 경우 다른 구성원의 동의를 받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제1심 공동피고 1이 원고와 간에 이 사건 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피고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제1심 공동피고 1이 피고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제1심 공동피고 1과 원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공사 하도급계약은 피고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공동수급체 결성 당시 피고와 제1심 공동피고 1이 위 주장과 같은 약정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제1심 공동피고 1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줌에 있어 피고가 동의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민법 제709조에 의하면, 조합계약으로 업무집행자를 정하였거나 또는 선임한 때에는 그 업무집행조합원은 조합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조합을 위하여 모든 행위를 할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 규정은 임의규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의하여 조합의 업무집행에 관하여 조합원 전원의 동의를 요하도록 하는 등 그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고, 그와 같은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조합의 업무집행은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있는 때에만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참조), 조합의 구성원이 위와 같은 약정의 존재를 주장·입증하면 조합의 업무집행자가 조합원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는 추정은 깨어지고 업무집행자와 사이에 법률행위를 한 상대방이 나머지 조합원에게 그 법률행위의 효력을 주장하기 위하여는 그와 같은 약정에 따른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있었다는 점을 주장·입증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원심은, 이 사건 공동수급체 결성 당시 피고와 제1심 공동피고 1 사이에 피고 주장과 같은 약정이 있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제1심 공동피고 1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줌에 있어 피고의 동의가 없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을 피고에게 부담시키고 있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입증책임의 부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음이 명백하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주식회사 선광공사에서 제시한 공동수급체의 조건은 인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조경공사 업체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제1심 공동피고 1은 선광공사가 도급하는 수림대 조성공사 중 조경공사를 단독으로 시행할 능력을 갖추었으나 위와 같은 조건 때문에 인천 소재 조경사업자인 피고를 공동수급체에 포함시켜 수림대 조성공사를 도급 받은 사실, 그 결과 피고는 공사에 실제로 관여하지 않고 제1심 공동피고 1이 모든 공사를 관장하되 다만 공동수급체에 이름만 빌려주는 대가로 제1심 공동피고 1로부터 피고 명의로 된 공사지분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사실, 그리하여 피고는 이 사건 수림대 조성공사에 관하여 제1심 공동피고 1로부터 약속된 대가를 지급받는데 관심이 있었을 뿐 제1심 공동피고 1이 이 사건 하도급을 누구에게 주는가에 대하여는 별다른 이해관계를 가지지 아니하였으므로 제1심 공동피고 1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조경공사 중 일부인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주었고, 또한 공동수급체의 다른 구성원인 동방티엔씨 주식회사 단독으로 출자하기로 한 토목공사부분에 관하여도 1997. 11. 13. 원고와 사이에 체결된 하도급계약과 마찬가지로 '상우종합건설 대표 제1심 공동피고 1'의 명의로 소외 삼박토건 주식회사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등으로 제1심 공동피고 1은 공동수급체의 대표로서 그 업무집행을 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 1과 피고는 제1심 공동피고 1이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대가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다가 1998. 1. 16.경 이 사건 수림대 조성공사 중 조경공사를 제1심 공동피고 1의 전적인 책임하에 공사를 진행하기로 하되 제1심 공동피고 1은 피고에게 조경공사 중 피고의 지분으로 된 공사 부분의 25%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피고는 위 약정 체결시 원고가 1997. 12. 1.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조경식재공사를 시행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사실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심 공동피고 1, 피고, 동방티엔씨 주식회사는 위 공동수급체를 결성할 당시 그 대표자로서 제1심 공동피고 1을 선임한 후 공동수급체의 명칭까지도 제1심 공동피고 1이 경영하던 개인사업체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였고, 특히 피고와 제1심 공동피고 1 사이에서는 실제적인 공사의 시행이 피고의 간여 없이 전적으로 제1심 공동피고 1에 의하여 이루어진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는 제1심 공동피고 1과 공동수급체를 결성하여 수림대 조성공사를 수급 받을 때부터 공사에는 관여함이 없이 일정한 수익금만 받을 목적으로 공사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제1심 공동피고 1에게 위임하였던 것으로 보여지고, 이러한 포괄적 위임 속에는 위 하도급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피고의 동의에 따라 제1심 공동피고 1의 적법한 대리행위에 기하여 체결된 것이므로 본인인 피고에게 그 계약의 효력이 미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입증책임의 부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어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유탈한 때'라고 함은 당사자가 소송상 제출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판결에 영향이 있는 것에 대하여 판결 이유 중에 판단을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하고, 판단이 있는 이상 그 판단에 이르는 이유가 소상하게 설시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를 일일이 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아니하더라도 이를 위 법조에서 말하는 판단유탈이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0. 7. 6. 선고 2000재다193, 209 판결, 2000. 11. 24. 선고 2000다47200 판결 등 참조).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아도,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음을 발견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송진훈 윤재식 이규홍(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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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10.1.선고 99나2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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