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1다16678 판결
[보증채무금][공2001.8.1.(135),1590]
판시사항

[1] 신용보증기금과 은행 사이에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은행은 피보증인이 융자된 시설자금에 의하여 시설을 설치하는 즉시 이에 대하여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기로 하되 은행이 이에 위반하였을 때에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채무를 면제하기로 하는 특약을 한 경우, 특약의 목적 및 은행의 주의의무의 성질

[2] 은행이 신용보증기금의 구상권 확보를 위한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 사례

판결요지

[1] 신용보증기금이 은행에게 신용보증서를 교부하여 은행과 사이에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은행은 피보증인이 은행으로부터 융자된 시설자금에 의하여 당해시설을 설치하는 즉시 이에 대하여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기로 하고, 은행이 이에 위반하는 경우 신용보증기금은 은행에 따로 통지한 면책기준에 의하여 보증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특약을 하였다면, 위 특약의 목적은 보증인인 신용보증기금이 그 보증채무를 이행함에 따라 주채무자에 대하여 가지게 될 구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채권자인 은행으로서는 당해시설에 형식적인 양도담보권을 설정함에 그쳐서는 아니되고, 위 특약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신용보증기금이 그 보증채무의 이행에 따른 구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2] 은행이 신용보증기금의 구상권 확보를 위한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한빛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일 담당변호사 심훈종 외 4인)

피고,상고인

기술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명건)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그 판시의 인정 사실에 터잡아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용보증인으로서 주식회사 한일은행(이하 '한일은행'이라 한다)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원고에게 이 사건 신용보증원금 및 이에 대한 판시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한일은행이 이 사건 특약 및 민법 제485조에 의한 담보취득의무 내지 담보보존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한 피고의 면책항변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이를 배척하였다.

가. 이 사건 특약에 기한 항변에 대하여

(1) 이 사건 신용보증서의 "당해 시설 설치 즉시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 취득하실 것"이라는 이 사건 특약은 피고가 보증채무를 이행함에 따라 주채무자에 대하여 가지게 될 구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상의 채권자인 한일은행으로서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설치시설이 시설자금에 의하여 설치된 피보증인의 소유인지, 나아가 위 시설에 이미 제3자의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여 피고가 보증채무의 이행에 따른 구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2) 그런데 한일은행의 여신규정에는 감정평가결과 당해 시설물 등에 대한 감정평가회사의 감정평가액이 대출금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그 차액을 회수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그런데 한일은행은 이 사건 기계설비가 설치된 후 한국감정원에 그 감정평가를 의뢰하여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1996. 3. 11. 당시의 감정평가액이 금 45,021,000원에 불과하다는 감정평가서를 제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달 28일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를 취득하였을 뿐 소외 예정산업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로부터 감정평가액과 대출금액간의 차액을 회수하지는 아니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시설자금을 대출받아 이 사건 기계설비에 제대로 투입하지 아니하였거나 이를 유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와 같이 한일은행이 이 사건 특약에 따라 양도담보를 취득한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그 대출금액에 미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판시와 같은 또 다른 사정들 즉, 한일은행의 여신규정에 양도담보계약에 의하여 취득한 담보는 원칙적으로 견질담보로 운용하고 그 경우에는 감정평가를 생략할 수 있으며, 감정평가결과 당해 시설물 등에 대한 감정평가회사의 감정평가액이 대출금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그 사유가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차액을 회수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한편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사업계획과 시설소요금액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한일은행에게 이 사건 시설자금대출을 추천한 사실, 이 사건 기계설비는 소외 회사의 주문에 따라 그 공장의 지형과 특성에 맞게 상호연관시켜 제작·설치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설자금대출금이 이 사건 기계설비의 제작·설치자인 삼리기계 주식회사에게 전부 지급된 사실, 또한 이 사건 기계설비는 설치된 이후 정상가동되었고 그 당시 소외 회사의 신용도 양호하였던 사실, 이에 한일은행은 위 감정평가액과 대출금액의 차액을 회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여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만을 취득한 사실 등에 의하면, 한일은행으로서는 이 사건 특약 및 그 여신규정에 따른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민법 제485조에 기한 항변에 대하여

위와 같이 한일은행이 이 사건 특약 및 그 여신규정에 따른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를 취득한 이상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대출금액에 미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한일은행이 담보가치 보전을 위한 적정한 사후관리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로 담보를 상실·감소시킴으로써 피고의 법정대위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항변도 이유 없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한일은행에게 이 사건 신용보증서를 교부하여 한일은행과 사이에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한일은행은 소외 회사가 한일은행으로부터 융자된 시설자금에 의하여 당해 시설을 설치하는 즉시 이에 대하여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기로 하고, 한일은행이 이에 위반하는 경우 피고는 한일은행에 따로 통지한 면책기준(이 면책기준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다)에 의하여 보증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특약을 하였다면, 위 특약의 목적은 보증인인 피고가 그 보증채무를 이행함에 따라 주채무자에 대하여 가지게 될 구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채권자인 한일은행으로서는 이 사건 기계시설에 형식적인 양도담보권을 설정함에 그쳐서는 아니되고, 위 특약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피고가 그 보증채무의 이행에 따른 구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49942 판결 참조).

그리고 금융기관여신운용세칙(을 제10호증의 2) 제2조는, 금융기관은 여신취급 후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여신의 용도 외 유용 여부와 차주의 산업현황 및 자산변동상태 등을 파악함으로써 여신의 사후관리에 철저를 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일은행의 여신규정(갑 제15호증의 1, 2, 3) 말미에는 시설대취급시 유의사항으로, 당해 시설이 기계기구인 경우에는 형식·규격·용량 등 제반상황 확인에 특히 유의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나. (1)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제작 설치 직후의 한국감정원의 감정평가액은 금 45,021,000원으로서 시설자금대출금 금 300,000,000원의 15%에 불과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담보목적물이 기계설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설자금과 이 사건 기계설비의 제작설치 직후의 감정평가액의 비율에 비추어 볼 때 위 시설자금이 이 사건 기계의 제작 설치에 제대로 투입되었는지 의문이 간다고 할 것이다. 한국감정원도 이 사건 기계설비는 목재를 톱밥으로 분해하여 접착제 등을 첨가하여 가열, 이동, 압축, 고온처리 하는 자동화시설로서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것은 아니어서 시설비를 평가금액에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기계설비가 주문자의 의견에 따라 공장의 특성에 맞게 설치됨으로써 시설비가 상대적으로 높아서 감정평가금액이 낮게 나온 것이라는 소외 회사의 변명은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사업계획과 시설소요금액의 타당성 검토를 거쳤다고 하나 그 검토의 정확성은 기록상 알 수 없고, 이 사건 기계시설물이 기 제출한 소요자금명세와 일치하고 설치 후 정상적으로 가동되었다는 점 및 이 사건 시설자금대출금이 이 사건 기계설비의 제작 설치자인 삼리기계 주식회사의 계좌로 입금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의심을 불식하고 이 사건 시설자금 전부가 이 사건 기계 제작 설치에 투입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시설자금을 대출받아 이 사건 기계설비에 제대로 투입하지 아니하였거나 이를 유용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구상권 확보를 위하여 양도담보를 취득하는 한일은행으로서는 관련 여신규정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시설자금이 기계시설의 제작설치에 모두 투입되었는지, 그 시설이 소외 회사의 소유인지, 그 시설에 이미 제3자의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지 등의 점에 대하여 조사함으로써 피고가 보증채무의 이행에 따른 구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시설자금 대출은 피고의 신용보증서를 담보로 하여 먼저 이루어졌고 이 사건 기계시설에 대한 양도담보취득은 추가담보취득에 해당하는바, 한일은행의 여신규정(갑 제15호증의 1, 2)에 의하면, 양도담보계약에 의하여 취득하는 추가담보는 원칙적으로 견질담보로 운용하고, 그 경우에는 감정평가를 생략할 수도 있도록 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규정은 이미 피고의 신용보증서를 확보한 한일은행의 채권확보를 위한 양도담보취득이라는 측면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므로, 한일은행이 이 사건 특약에 기하여 피고의 구상권 확보를 위한 양도담보를 취득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가 하는 점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위와 같은 규정을 준수하였다는 것만으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 여신규정은 감정평가결과 당해 시설물 등에 대한 감정평가회사의 감정평가액이 대출금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그 차액을 회수함을 원칙으로 하고, 그 사유가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차액을 회수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회수를 하지 아니할 적당한 사유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이미 신용보증서를 확보한 한일은행의 채권확보라는 측면에서만 보아서는 아니되고, 피고의 구상권 확보라는 점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시설자금이 유용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성급히 단정하여 한일은행이 양도담보취득에 있어 이 사건 특약 및 그 여신규정에 따른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보아 피고의 면책항변을 전부 배척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이 사건 특약에 기한 양도담보취득의무의 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arrow
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1.2.8.선고 2000나54566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