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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법 1996. 3. 28.자 95느2952 심판 : 항소
[재산분할][하집1996-1, 407]
판시사항

[1] 재산분할시 재산의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 여부의 판단 기준

[2] 이혼 성립 전 사실상 별거가 시작된 당시의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그 기여도보다 많은 재산을 소비한 자의 재산분할청구를 배척한 사례

판결요지

[1]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생활 중에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분할하는 것이므로 공동의 노력 또는 기여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재산분할 역시 인정될 수 없고, 그와 같은 공동의 노력 또는 기여가 있었는지 여부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는지 여부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 공동생활의 실태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이다.

[2] 혼인관계가 형식적으로 이혼조정에 의하여 종료되기 전 이미 실질적으로는 부부의 일방이 최초로 가출한 때부터 별거를 계속하였고, 그 후 일시적으로 별거를 해소하고 동거하였으나 그 기간 동안에 서로의 재산 형성이나 유지에는 별다른 도움을 얻지 못하였고, 그 이후 그 일방이 다시 제2차로 가출함으로써 별거를 계속하여 온 경우,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그 이혼 성립시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부 공동생활이 유지되고, 따라서 그 일방이 상대방의 재산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할 여지가 있었던 제1차 가출시의 재산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정해야 한다는 이유로, 제1차 가출 당시 그 때까지의 기여도로 인정되는 것보다 많은 금액을 가지고 나가 이를 소비한 부부 일방의 재산분할청구를 배척한 사례.

참조조문
청 구 인

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세용외 1인)

상 대 방

상대방

주문

1.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심판비용은 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금 70,000,000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신분관계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 을 제4호증의 4, 1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청구인과 상대방은 1968. 5. 31.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의 부부로서, 그들 사이에 1남 1녀의 자녀를 두었다가, 1994. 2. 16. 이혼조정이 성립됨에 따라 이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현재 상대방 명의로 등기되어 있는 별지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은 청구인과 상대방의 혼인기간 중에 청구인이 부업으로 미용실을 경영하는 한편, 아파트를 전매하는 등으로 적극적인 기여를 하여 형성한 것이므로 상대방은 재산분할로서 위 부동산의 가액 금 160,000,000원 중 금 70,000,000원을 청구인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3. 판 단

가. 인정 사실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2, 을 제1, 3, 5, 6, 7호증, 을 제4호증의 6, 9의 각 기재, 증인 1, 2의 각 증언(위 각 증언 중 뒤에서 배척하는 부분은 제외)에 심문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상대방은 혼인 전부터 한양중학교의 교사로 근무하였는데, 청구인과 혼인하면서 월세방을 얻어 살림을 시작한 사실, 청구인은 혼인 전부터 미용실에 근무하였는데, 상대방의 월급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으므로 혼인 후에도 한 동안 미용실 근무를 계속하기도 하고 화장품이나 옷감장사 등을 하여 생계에 보태기도 한 사실, 그런데 청구인이 위와 같은 부업에 종사하면서 외출을 일삼게 되자 상대방은 청구인의 남자관계를 의심하여 수시로 청구인을 폭행, 구타하여 온 사실, 한편 상대방 역시 부동산 전매에 손을 대는 등 하여 돈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청구인과 상대방 사이의 딸인 청구외 1(1967. 12. 24.생)이 정신박약아인데다가 상대방이 간간이 도박에도 손을 대는 바람에 생활형편은 그다지 나아지지 아니한 사실, 그리하여 1986년경에도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아파트를 보증금 5,000,000원에 월세 금 30,000원에 세를 얻어 생활하고 있었던 사실, 그러다가 1986. 10.경에 이르러 상대방은 부동산 중개 및 전매업에 전념할 생각으로 위 한양중학교 교사직을 사직하고 그 퇴직금으로 금 18,000,000원을 수령한 사실, 그런데 청구인은 그 무렵 아는 사람의 권유를 받고 상대방의 위 퇴직금으로 미용실을 인수·운영하려고 한 사실, 이로 인하여 상대방과 다투게 되자 청구인은 상대방과의 혼인생활에 싫증을 느낀 나머지 상대방의 위 퇴직금 전액을 챙겨 가지고 집을 나온 다음 위 퇴직금을 가지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피부미용관리실을 개설·운영하면서 혼자서 생활한 사실, 그 후 원고는 1989. 5. 19.경 상대방으로부터 지난 일을 재론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각서를 받고, 위 피부미용관리실을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고 귀가하여 상대방과 함께 생활한 사실, 그러나 여전히 상대방과의 불화가 계속되게 되자, 같은 해 9. 11.경에는 상대방으로부터 11평형 아파트와 생활비로 월 금 500,000원씩을 지급받기로 하고 이혼하기로 약정하기에 이른 사실, 그러나 상대방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청구인은 같은 해 11.경 다시 가출한 사실, 청구인은 그 이래 피부미용관리실을 운영하면서 혼자서 생활한 채 상대방과는 별거를 계속하여 오다가, 1993. 2.경 상대방을 상대로 이혼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실, 그 소송 진행 중인 1994. 2. 16.에 이르러 앞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청구인과 상대방이 이혼하기로 하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된 사실, 한편 상대방은 청구인과의 별거 후인 1993. 4. 28.경 망 청구외 2로부터 상도제5구역주택개량재개발조합이 분양하는 이 사건 부동산의 수분양권을 매수한 다음, 농협중앙회 태릉지점으로부터 금 50,000,000원 가량을 대출받고 청구외 3로부터 금 45,000,000원을 차용하여 그 분양대금을 완납하고, 1995. 1. 10. 상대방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이 사건 심리 종결일에 가까운 1995. 11. 23.경의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는 약 160,000,000원 정도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증인 1, 2의 각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그 밖에 달리 반증은 없다.

나. 판 단

(1)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생활 중에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분할하는 것이므로 공동의 노력 또는 기여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재산분할 역시 인정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공동의 노력 또는 기여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는지의 여부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 공동생활의 실태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앞서의 인정 사실에 의하면, 청구인과 상대방의 혼인관계는 형식적으로는 1994. 2. 16.의 이혼조정에 의하여 종료되었으나, 실질에 있어서는 청구인이 최초로 가출한 1986. 10.경부터 별거를 계속하였고, 그 후 1989. 5.부터 같은 해 11.경까지 일시적으로 별거를 해소하고 동거하였으나 그 기간 동안에 서로의 재산 형성이나 유지에는 별다른 도움을 얻지 못하였고, 그 이후 청구인이 다시 제2차로 가출함으로써 별거를 계속하여 왔으므로 청구인과 상대방의 이혼에 따라 재산분할은 위 이혼성립시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부 공동생활이 유지되고 따라서 청구인이 상대방의 재산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할 여지가 있었던 제1차 가출시인 1986. 10.경의 재산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정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의 인정 사실에 의하면, 청구인과 상대방의 1986. 10.경의 보유재산은 월세방의 보증금 5,000,000원과 상대방의 교사퇴직에 따른 퇴직금 18,000,000원이 전부라고 할 것이고, 그 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청구인이 기여한 정도는 상대방과의 부부생활의 실태에 비추어 많게 보아야 50% 정도라고 할 것인데, 청구인이 위 재산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위 퇴직금 전액을 가지고 가출하여 소비하였으므로 결국 청구인은 그 기여도보다도 더 많은 재산을 가져 간 셈이므로 상대방에 대하여 더 이상의 재산분할을 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청구인은, 청구인의 부부공동생활 중의 기여가 밑바탕이 되어 상대방이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것이므로 이를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대방이 청구인과 별거를 시작한 훨씬 후인 1993. 4.경부터 1995. 1.경까지 사이에 대출금 및 차용금 등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 역시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위 부동산의 취득이나 유지에 청구인의 기여가 있었다고는 할 수 없으니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 및 유지에 청구인이 기여하였음을 전제로하여 그 재산분할을 구하는 청구인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심판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능환(재판장) 전현정 김학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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