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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1. 24. 선고 97다47651 판결
[매매대금][공1999.1.1.(73),1]
판시사항

[1] 도시계획법 제83조 제2항 후단이 재량규정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경우 헌법의 재산권 보장 및 평등조항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2] 주택조합들이 폐도부지를 신축할 아파트의 부지의 일부로 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은 후 아파트건설사업을 시행하면서 위 폐도부지를 점용한 경우, 행정청이 무단점유를 이유로 주택조합들에 대하여 한 변상금부과처분이 의무 없는 자에 대한 행정처분으로서 당연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도시계획법 제83조 제1항과 제2항은 사업시행의 주체가 행정청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옛 도로 등 종래의 공공시설을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할 것인지에 관한 행정청의 재량권 유무를 달리 규정하고 있는바, 따라서 도시계획법 제83조 제2항 후단의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다'는 규정은 같은 조 제1항과 제2항을 대조하고 같은 항 전단과 후단을 대조하여 볼 때 재량규정으로 해석되고, 달리 그 문언에 반하여 '무상으로 양도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기속규정으로 해석할 근거가 없으며, 위와 같은 해석이 헌법의 재산권보장조항과 평등조항에 배치된다고 볼 수 없다.

[2] 주택조합들이 폐도부지를 신축할 아파트의 부지의 일부로 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은 후 아파트건설사업을 시행하면서 위 폐도부지를 점용하여 왔는데 행정청이 무단점유를 이유로 주택조합들에게 변상금부과처분을 한 경우, 지방재정법 제87조 제1항이 공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하여 대부 등을 받은 경우에 납부하여야 할 대부료 상당액 이외에 2할을 가산하여 변상금을 징수토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무단점유에 대한 징벌적 의미가 있으므로, 위 규정은 국유재산에 대한 점유개시가 법률상 권원 없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고, 당초 국유재산에 대한 대부 등을 받아 점유·사용하다가 계약기간 만료 후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채 계속 점유·사용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바, 주택조합들이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은 이상, 주택조합들은 같은 법 제33조 제4항 제3호에 따라 같은 날 도로법 제40조에 의한 도로점용의 허가를 얻은 것으로 간주되므로, 주택조합들은 지방재정법 제87조 제1항 소정의 '다른 법률에 의한 사용허가를 받은 자'에 해당하여 법률상 권원을 가지고 점유개시를 한 자에 해당하므로 행정청은 위 주택조합들에 대하여 폐도부지의 점용으로 인한 변상금을 부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택조합들이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제1항에 의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이상, 같은 조 제4항 제1호에 의하여 도시계획법 제25조에 의한 실시계획의 인가를 받은 것으로 보며, 같은 조 제7항에 의하여 실시계획의 인가를 받은 자는 사용료 등이 면제되므로, 주택조합들에게는 변상금은 물론이고 대부료 납부의무도 없다 할 것이므로 행정청이 주택조합들에 대하여 한 변상금부과처분은 의무 없는 자에 대하여 한 행정처분으로서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할 것이다.

원고,피상고인

대전광역시 직장주택조합 외 23인

원고,피상고인겸상고인

충청남도청 직장주택조합 외 5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고영구 외 6인)

피고,상고인겸피상고인

대전광역시 서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산 담당변호사 김형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상고인들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은 그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원고들은 대전직할시(1994. 12. 20. 법률 제4789호 지방자치법중개정법률에 의하여 1995. 1. 1.부터 대전광역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하 대전광역시라 한다.) 관내 각급 기관의 무주택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각 기관별로 구성된 직장주택조합들로서, 1991. 4. 30.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같은법시행령 제32조의 규정에 따라 대전광역시로부터 대전 서구 (주소 1 생략) 외 65필지 면적 합계 90,097.5㎡ 지상에 총 1,980세대의 공무원아파트를 건립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아 1991. 6. 5.부터 1993. 6. 5.까지 위 사업을 시행하였다.

(2) 대전광역시는 위 사업계획을 승인함에 있어 ① 위 아파트 부지 중앙으로 흐르고 있는 갈마천을 사업신청지와 접한 부분까지 복개하여 준공 이전까지 시설물을 대전광역시에 기부채납할 것, ② 교통영향평가 승인에 필요한 면적의 도로를 개설, 포장하여 대전광역시에 기부채납할 것, ③ 피고 구 소유의 기존 도로에 대하여는 피고 구청장과의 협의조건을 준수할 것이라는 승인조건을 부과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구에서는 자신의 소유이던 종전 도로부지로서 아파트 부지로 편입된 대전 서구 (주소 2 내지 9 생략) 등 8필지 면적 합계 11,964.3㎡(이하 이 사건 폐도부지라 한다) 중 교통영향평가로 인하여 피고 구에서 확보한 도로면적인 600.7㎡ 상당의 면적을 공제한 11,371.86㎡의 감정평가액을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피고 구에게 지불하라는 승인조건을 부과하였는데, 위와 같은 피고 구의 승인조건은 원고들의 이의신청에 따라 1991. 11. 30. 공제할 면적을 종전의 600.7㎡에서 1,681.5㎡(원고들 소유의 토지로서 피고 구에게 기부채납 형식으로 회수된 토지면적에 해당한다.)로 확대하는 것으로 변경되었고, 다시 1992. 5. 30.경 그 공제방법을 면적기준이 아닌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폐도부지(위 11,964.3㎡)의 감정평가액에서 위 피고 구의 확보도로(1,681.5㎡)의 감정평가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피고 구에게 지불하는 것으로 변경됨으로써 결국 원고들은 원심판결의 별지 부동산 목록 기재 각 토지(이하 이 사건 매수토지라 한다)를 피고 구가 선임한 감정인의 평가액에 따라 유상 매수하고, 이 사건 폐도부지 중 이 사건 매수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폐도부지는 무상 양수하는 것으로 승인조건이 변경되었다.

(3) 원고들은 위와 같이 변경된 승인조건에 따라 1992. 8. 18. 피고 구로부터 이 사건 매수토지를 금 3,757,550,000원에 매수하고(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 그 대금을 1992. 9. 5. 완납하였다.

(4) 원고들은 또 당초 승인조건에 따라 ① 갈마천 복개도로 공사를 하여 이를 대전광역시에 기부채납하였는데 그 공사대금으로 금 1,125,280,842원 정도를 지출하였고, ② (주소 10 생략)외 9필지 면적 합계 5,096.4㎡의 도로를 개설하여 이를 역시 대전광역시에 기부채납하였는데, 그 토지구입 비용으로 금 3,239,973,000원 정도가, 도로공사비로 금 402,776,001원 정도가 각 소요되어 위 복개도로와 신설도로의 설치비로 합계 금 4,768,029,843원 정도가 소요되었다.

(5) 원고들은 위와 같은 부관부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은 후 법률규정상 폐도부지의 무상양도가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무상으로 양도받기 위하여 이 사건 폐도부지의 매수신청을 지연시켜 오면서 1991. 10. 15. 피고가 내세운 유상매수조건에 이의를 제기하여 원고들이 신설하여 대전광역시에 기부채납하는 공공시설의 설치비용과 상응하는 면적의 이 사건 폐도부지를 무상양도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자 위 (2)항 기재와 같이 공제면적을 600.7㎡에서 1,681.5㎡로 증가시키는 내용으로 승인조건 일부를 유리하게 변경받는 것에 만족하고는 1991. 12. 12. 전체 회의를 소집하여 피고 구의 유상매수 원칙을 수용하되 다만 공제하기로 한 토지에 대하여는 이를 단순 면적으로 공제받기보다는 토지의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하여 공제받기로 하는 방침을 세우고 그와 같은 방침이 관철되자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무상양도 가능성에 대한 검토와 상호 의견교환을 거친 후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피고는 원고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신설도로 중 피고 구가 기부채납받은 확보도로의 면적을 공제한 나머지 폐도부지만을 원고들에게 유상양도하였고, 원고들이 신설하여 피고에게 기부채납한 공원부지에 대하여는 그 대가로 피고 소유의 대지를 교환하여 주었다.

나. 도시계획법 제83조 제1항은 '행정청인 사업시행자'가 새로이 공공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공공시설에 대체되는 공공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는 종래의 공공시설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귀속되고 새로이 설치된 공공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행정청에 무상으로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같은 조 제2항은 '행정청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새로이 설치한 공공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행정청에 무상으로 귀속되며, 사업시행으로 인하여 그 기능이 대체되어 용도가 폐지되는 행정청의 공공시설은 사업시행자가 새로이 설치한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사업시행의 주체가 행정청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종래의 공공시설(예컨대 옛 도로)을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할 것인지에 관한 행정청의 재량권 유무를 달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제2항 후단의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다'는 규정은 같은 조 제1, 2항을 대조하고 같은 항 전단과 후단을 대조하여 볼 때 재량규정으로 해석되고, 달리 그 문언에 반하여 '무상으로 양도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기속규정으로 해석할 근거가 없으며, 위와 같은 해석이 헌법의 재산권보장조항과 평등조항에 배치된다고 볼 수 없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위 도시계획법 규정의 취지 및 위와 같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경위에 비추어 이 사건 매매계약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위 도시계획법 규정이 기속규정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착오의 취소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 도시계획법 규정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은 그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당초 이 사건 폐도부지는 지목이 도로였으나 원고들은 1991. 4. 30. 위 폐도부지를 신축할 아파트 부지의 일부로 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은 후 1991. 5. 8. 위 폐도부지를 아파트 부지로 사용하는데 용이하게 할 의도로 피고에게 위 폐도부지의 용도폐지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1991. 5. 9. 용도폐지처분을 하였으며, 1991. 6. 5. 위 토지들은 지목이 대지로 변경되었다.

(2) 원고들은 1991. 6. 5.부터 아파트 건설사업을 시행하면서 이 사건 폐도부지를 점용하여 왔는데, 피고 구는 이 사건 폐도부지의 매수신청을 최고하는 것과 병행하여 1991. 9. 9. 이래 수차례에 걸쳐 원고들에게 피고 구 소유재산으로서 용도폐지가 된 이 사건 폐도부지에 대하여 대부계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하고, 원고들이 이에 불응하자 1992. 8.경 원고들이 1991. 6. 5.부터 1992. 8. 18.까지 이 사건 폐도부지를 무단점유하여 왔음을 이유로 지방재정법 제87조 제1항같은법시행령 제105조에 근거하여 원고들에게 변상금 111,711,880원을 1992. 10. 17.까지 납부하라는 내용의 변상금 부과처분을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들은 1992. 9. 5. 위 변상금을 납부하였다.

나. 지방재정법 제87조 제1항이 공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하여 대부 등을 받은 경우에 납부하여야 할 대부료 상당액 이외에 2할을 가산하여 변상금을 징수토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무단점유에 대한 징벌적 의미가 있으므로, 위 규정은 국유재산에 대한 점유개시가 법률상 권원 없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고, 당초 국유재산에 대한 대부 등을 받아 점유·사용하다가 계약기간 만료 후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채 계속 점유·사용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누367 판결, 1993. 9. 10. 선고 93누1386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1991. 4. 30.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은 이상, 원고들은 같은 법 제33조 제4항 제3호에 따라 같은 날 도로법 제40조에 의한 도로점용의 허가를 얻은 것으로 간주되므로, 원고들은 지방재정법 제87조 제1항 소정의 '다른 법률에 의한 사용허가를 받은 자'에 해당하여 법률상 권원을 가지고 점유개시를 한 자에 해당하고, 따라서 원고들에 대하여는 이 사건 폐도부지의 점용으로 인한 변상금을 부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변상금 부과처분은 우선 이 점에 있어서 의무 없는 자에 대하여 한 행정처분으로서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제1항에 의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이상, 원고들은 같은 조 제4항 제1호에 의하여 도시계획법 제25조에 의한 실시계획의 인가를 받은 것으로 보며, 같은 조 제7항에 의하여 위 실시계획의 인가를 받은 자는 사용료 등이 면제되므로, 원고들에게는 변상금은 물론이고 대부료 납부의무도 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 변상금 부과처분은 이 점에 있어서도 의무 없는 자에 대하여 한 행정처분으로서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변상금 부과처분에 그 밖의 당연무효사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변상금 부과처분을 당연무효로 보고 원고들에게 반환할 것을 명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할 것이고, 거기에 상고이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행정처분의 당연무효에 관한 법리오해, 지방재정법 제87조 제1항의 법리오해,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피고의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들의 상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들 각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박준서 이돈희(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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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1997.8.12.선고 96나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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