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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6. 23. 선고 98도869 판결
[살인·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횡령·조세, 일부 인정된 죄명 : 조세범처벌법위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료법위반·농지법위반·건축법위반·폐기물관리법위반·조세범처벌법위반][공1998.8.1.(63),2038]
판시사항

[2] 건축주와 공모하여 무허가로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사용승인 없이 사용한 경우, 공동정범 성립 여부(적극)

[3]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효력이 그 결정 당시 계속중인 다른 사건에 미치는지 여부(적극) 및 그 경우 작성된 제1회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8조, 제1항,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 소정의 '사기 기타 부정행위'라 함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어떤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한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2] 건축주와 공모하여 무허가로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사용승인 없이 사용한 경우, 구 건축법(1995. 1. 5. 법률 제4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9조 제1호, 제8조 제1항 위반죄와 같은 법 제79조 제2호, 제18조 제3항 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

[3] 헌법재판소가 1996. 12. 26. 선고 94헌바1 사건의 결정에서 제1회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제도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 및 제5항 중 같은 조 제2항에 관한 부분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선고하였고, 이러한 위헌결정의 효력은 그 결정 이후는 물론 그 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중인 사건에도 미치므로, 그 경우 제1회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을 청구하여 작성된 증인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13인

상고인

검사 및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헌무 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변호인들의 상고이유(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가. 횡령에 의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피고인 1, 2, 3, 4, 5, 6)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한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실관계가 제1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면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법인체, 종업원 및 아가동산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피고인들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업무상 보관책임이 없는 자가 업무상횡령죄에 가공을 한 경우에는 단순 횡령죄로 처벌하여야 함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으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에 의하면 형법 제355조(단순횡령) 또는 형법 제356조(업무상횡령)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구별함이 없이 그 횡령으로 인하여 취득한 재물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하고 있으므로,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업무상횡령), 제355조 제1항(단순횡령), 제30조를 적용한 이 사건에 있어서, 가사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조세포탈에 의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피고인 1, 3, 5, 6)과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피고인 7 주식회사, 피고인 8 주식회사, 피고인 9 주식회사, 피고인 10 주식회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8조, 제1항,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 소정의 '사기 기타 부정행위'라 함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어떤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한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5도1301 판결, 1997. 5. 9. 선고 95도265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 3, 5, 6은 아가동산에서 운영하는 피고인 7 주식회사, 피고인 9 주식회사, 피고인 10 주식회사, 공소외 1 주식회사, 공소외 2 주식회사, 공소외 3회사 등 아가동산 산하의 기업체에 근무하는 아가동산 구성원 200명 가량에게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면서도 마치 임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허위로 경리장부를 작성하고, 무자료거래로 매출누락을 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포탈하기로 공모하여, 그 판시와 같이 종업원인 위 아가동산 구성원에게 지급하지도 않은 임금을 마치 지급한 것처럼 가장하여 가공의 비용을 손금으로 처리함으로써 법인의 소득을 누락시키고, 한편 위 회사의 실제매출액 중 무자료거래로 인한 매출액을 세무신고에 누락시키는 등 하여 세금을 포탈한 사실, 피고인 7 주식회사, 피고인 9 주식회사, 피고인 10 주식회사, 공소외 1 주식회사, 공소외 2주식회사는는 위 피고인 7 주식회사의 경리부장겸 다른 회사의 사실상 경리담당직원인 피고인 5가 그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세금을 각 포탈한 사실을 인정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를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고 보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9 주식회사와 공소외 3 회사 등 제조업체의 조세포탈액의 산출을 위한 과세표준을 산정함에 있어서 확정되지 아니한 제조비용을 무자료 매출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 채 이를 과세표준으로 삼은 원심의 조처도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제1심을 파기하고, 다시 심판하면서 원심 판시와 같이 공모하여 조세를 포탈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 분명한 이상, 거기에 이유불비 또는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위 피고인 7 주식회사 등 기업체들이 아가동산 내 구성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채무가 있으므로 이를 손금으로 처리한 것은 정당하다는 것이나, 기록에 의하면 종업원들은 위 기업체에서 무보수로 일을 한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위 법인체들이 종업원들에게 임금지급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임금지급채무가 있는 경우에도 위 기업체들이 실제로 임금을 지급한 때에 손금으로 처리할 수 있을 뿐이므로,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이상 이를 손금으로 처리할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사실을 전제로 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원심이 위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위 피고인 7 주식회사의 1992년도부터 1995년도까지, 위 피고인 9 주식회사의 1994년도, 위 피고인 10 주식회사의 1993년도부터 1994년도까지,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1991년도, 위 공소외 2 주식회사는 1993년도, 위 공소외 3 회사의 1994년도의 각 법인세, 농어촌특별세, 부가가치세 또는 소득세 등을 포탈한 행위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또는 제2호를 적용하여 처벌한 원심의 조처도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제2호 소정의 연간 포탈세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조세범처벌법 제3조 단서 소정의 감면규정은 임의적인 것이므로, 원심이 이에 따라 감면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10년 미만의 징역형 및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겁다는 사유는 법률상 상고이유로 되지 않는다.

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피고인 1, 2)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파기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라. 의료법위반의 점(피고인 11)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으며, 사실관계가 제1심의 판시와 같다면 그와 같은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거나 가벌성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마. 농지법, 건축법, 폐기물관리법위반의 점(피고인 1, 2)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그리고 건축법상 건축물이라 함은 토지에 정착하는 공작물 중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이 있는 것과 이에 부수되는 시설물, 지하 또는 고가의 공작물에 설치하는 사무소, 공연장, 점포, 차고, 창고를 말하는 것인바(건축법 제2조 제2호), 사실관계가 제1심의 판시와 같다면 그 판시의 유리하우스도 건축법의 규율대상인 건축물(지하 건축물)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무허가로 신축한 건축물과 사용승인 없이 사용한 건축물의 건축주는 피고인 1임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공모하여 위와 같이 무허가로 건축하거나 사용승인 없이 사용한 이상, 위 피고인들을 구 건축법(1995. 1. 5. 법률 제4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9조 제1호, 제8조 제1항 위반죄와 같은 법 제79조 제2호, 제18조 제3항 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 것 이므로(대법원 1983. 6. 14. 선고 82도506 판결, 1996. 5. 28. 선고 95도636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고, 원심이 가사 위와 같은 공범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항소이유로 지적을 하였는데도 원심이 판단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공동정범으로 처벌한 이상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공소외 4의 살해의 점(피고인 1, 2, 11, 12, 13, 14)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가 버린 폭행치사나 상해치사는 인정할 수 있을지언정 살인의 고의까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 혹은 미필적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유탈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공소외 5의 살해의 점(피고인 1, 11, 12, 13)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 혹은 미필적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 등이 없다.

헌법재판소가 1996. 12. 26. 선고 94헌바1 사건의 결정에서 제1회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제도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1973. 1. 25. 법률 제2450호로 신설) 제2항 및 제5항 중 같은 조 제2항에 관한 부분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선고하였고, 이러한 위헌결정의 효력은 그 결정 이후는 물론 그 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중인 사건에도 미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 이므로(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249 판결),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심의 판단을 비난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피고인 1, 2, 3, 4, 5, 6)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들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라. 조세포탈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피고인 2, 4)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범죄사실을 무죄로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고 위 피고인들이 피고인 1, 3, 5, 6 등의 조세포탈의 사실을 알고도 단순히 이를 묵인한 것만으로는 부작위에 의한 조세포탈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최종영 이돈희(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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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3.3.선고 97노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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