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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412 판결
[공제금][공1997.11.1.(45),3284]
판시사항

[1] 도로교통법상 주차와 정차의 구별 기준

[2] 운전면허 없는 화물차의 운전자가 그 화물차를 일시 주차시킨 상태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사고를 자동차공제약관상의 '무면허운전중에 발생한 사고'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도로교통법 제2조 제17호 제18호 의 규정에 의하면 운전자가 운전을 위하여 차 안에 탑승한 채 차가 움직이지 아니하는 상태에 이르거나, 운전자가 정지된 차에서 이탈하였지만 객관적으로 보아 즉시 운전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경우에 그 차의 정지 상태가 5분 이내이면 '정차'에 해당하고, 객관적으로 보아 운전자가 차에서 이탈하여 즉시 운전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차가 정지된 시간의 경과와는 관계없이 바로 '주차'에 해당한다.

[2] 자동차공제약관에서 말하는 '운전'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을 포함한다)'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적어도 '주차'는 '운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바, 화물차의 운행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화물차의 운전자가 사고가 없었더라면 일시 주차하였다가 다시 무면허 상태에서 화물차를 운전하여 최종 목적지로 진행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사정이 있다고 하여 주차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를 가지고 일련의 운행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공제약관에서 말하는 무면허'운전'중에 발생한 사고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피상고인

동해교통 주식회사

피고,상고인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주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관하여

도로교통법 제2조 제17호 는 '주차'라 함은 차가 승객을 기다리거나 화물을 싣거나 고장 그 밖의 사유로 인하여 계속하여 정지하거나 그 차의 운전자가 그 차로부터 떠나서 즉시 운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도로교통법 제2조 제18호 는 '정차'라 함은 차가 5분을 초과하지 아니하고 정지하는 것으로서 주차 외의 정지 상태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운전자가 운전을 위하여 차 안에 탑승한 채 차가 움직이지 아니하는 상태에 이르거나, 운전자가 정지된 차에서 이탈하였지만 객관적으로 보아 즉시 운전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경우에 그 차의 정지 상태가 5분 이내이면 '정차'에 해당하고, 객관적으로 보아 운전자가 차에서 이탈하여 즉시 운전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차가 정지된 시간의 경과와는 관계없이 바로 '주차'에 해당한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은 소외 1가 1994. 5. 12. 03:00경 이 사건 화물차를 운전하여 대전 유성구 방동 소재의 편도 2차선 도로를 원내동 쪽에서 논산 쪽으로 진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 지점에 이르러 위 화물차를 길가에 세워 두었는데, 마침 그로부터 약 2, 3분 후 소외 권혁근이 승용차를 운전하여 위 도로 2차선을 따라 진행하다가 앞에 세워져 있는 위 화물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위 승용차의 앞부분으로 위 화물차의 뒷부분을 들이받는 바람에 그 충격으로 사망한 사실, 당시 위 소외 1는 위 화물차를 세워 두고 동행하던 다른 2대의 화물차 동료들과 함께 밤참을 먹기 위하여 부근의 간이식당(이른바 포장마차)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고 있던 도중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 이 사건 사고 지점 옆의 라이온스 동산은 도로변의 휴식 공간으로서 넓은 주차 공간도 설치되어 있는 곳인데, 당시 소외 1를 비롯한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그들이 운전하던 차량을 그 공원 안 주차 공간에 주차시키려 하였으나 때마침 전기공사로 인하여 도로와 공원 사이의 경계 부분이 30-40cm 넓이로 굴착되었다가 임시로 메워져 있는 데다가 그날 내린 비 때문에 땅이 물러 화물차가 진입하다가는 바퀴가 그 곳에 빠질 우려가 있어서 부득이 그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길가에 차량을 세워 두고 공원 안에 있는 간이식당으로 가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소외 1이 이 사건 화물차를 세워 둔 목적과 경위, 예상 정지 기간, 즉시 운전 가능성 기타 여러 사정에 비추어 위 화물차는 사고 당시 주차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앞서 본 도로교통법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도로교통법상의 주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제2점에 관하여

이 사건 자동차공제약관에 의하면, 공제조합은 "공제체약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등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되(약관 제1항), "공제체약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약관 제10항 ①의 6)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운전'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을 포함한다)'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적어도 '주차'는 '운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화물차가 사고 당시 주차 상태에 있었다면,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위 공제약관에서 말하는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에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사고가 무면허운전중의 사고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면책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화물차의 운행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화물차의 운전자인 소외 1는 이 사건 사고가 없었더라면 일시 주차하였다가 밤참을 먹은 다음 다시 무면허 상태에서 위 화물차를 운전하여 최종 목적지로 진행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사정이 있다고 하여 주차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를 가지고 일련의 운행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 공제약관에서 말하는 무면허'운전'중에 발생한 사고라고 볼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최종영(주심) 정귀호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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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7.5.13.선고 96나5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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