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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6. 11. 선고 96누1504 판결
[산재보상보험료등부과처분취소][공1996.8.1.(15),2211]
판시사항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사업주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보험가입자로서의 보험료 납부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2]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

[3] 전국항운노동조합 산하 서울특별시농산물종합시장노동조합 소속의 근로자들과 이들을 파견받아 하역작업을 시켜 온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3. 12. 27. 법률 제46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 제6조 , 제19조 , 근로기준법 제14조 , 제18조 등의 관계 규정을 종합하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사업주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 즉,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자신의 근로의 대상으로 사용자로부터 금품을 받을 것을 목적으로 사용자와의 사이에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보험가입자로서의 보험료 납부의무가 있다.

[2]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전국항운노동조합 산하 서울특별시농산물종합시장노동조합 소속의 근로자들을 파견받아 사업장에서 하역작업을 시켜 온 농업협동조합중앙회와 근로자들과 사이에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없다고 본 사례.

원고,상고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기창)

피고,피상고인

근로복지공단 (변경전 피고 서울서부지방노동사무소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들에 의하여 농민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인 단위조합과 특수조합을 그 회원으로 하여 회원조합의 공동이익의 증진과 그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원고는 그 산하에 농산물을 구입 또는 판매하거나 정부양곡을 보관하는 사업장인 신촌사업장(고양창고, 사직슈퍼마켓 및 서대문전시장을 포함한다, 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사업장에는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산하 서울특별시 농산물종합시장노동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 한다.) 소속의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이라 한다.)인 소외 1(소외 2의 오기로 보인다.) 외 9인이 상하역 및 입출고의 작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은 매일 07:00경 출근하여 원고 소속 담당직원으로부터 당일의 작업지시를 받고 작업반장인 소외 2가 중심이 되어 상하차 작업을 실시하는데 작업내용은 실려오는 양곡을 하차하여 보관창고에 쌓아 놓았다가 다시 창고에 쌓여 있는 양곡을 하주의 차량에 실어주는 단순, 반복적인 작업이어서 그 수행과정에서 원고로부터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받지 아니하나 작업종료에 관하여는 원고의 작업종료의 지시 없이는 귀가할 수 없었던 사실, 위 소외 2는 1977년경부터 이 사건 작업장에서 계속 하역작업을 담당하여 왔고, 다른 하역작업자들도 마찬가지로 같은 장소에서 계속하여 하역작업을 수행하여 오고 있으며, 이 사건 사업장 중 고양창고의 경우에는 이 사건 원고가 설치한 운반장치(콘베이어)를 이용하여 하역작업을 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은 하역작업에 대한 대가로 매년 원고가 정하는 정부양곡 하역요율에 따른 상하차료 및 검근료를 지급받는데, 그 지급방식은 원고가 이를 일률적으로 관리하였다가 일정한 기간 동안 적립된 것을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에게 직접 지급하는 형식을 취하고, 이때 원고는 위 보수가 자유직업소득에서 발생하는 사업소득으로 보고 개정 전 소득세법 소정의 규정에 따라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소득세로 원천징수하는 한편,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은 각기 사업소득자로서 해당세무서에 종합소득세를 신고, 납부하여 온 사실, 또한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은 그들이 속한 소외 조합에 조합비로 7,500원을 납부하고, 이 사건 사업장 내에 설치된 노동조합사무실을 근로자의 대기실로 사용하고 있을 뿐 소외 조합이 하역작업자들에 대한 보수지급이나 작업지시에 관하여 일체 관여하지 아니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은 비록 원고와의 사이에서 정식으로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원고와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보험료 납부의무를 지는 사업주의 지위에 있으므로,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3. 12. 27. 법률 제4641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제3조 , 제6조 , 제19조 , 근로기준법 제14조 , 제18조 등의 관계 규정을 종합하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사업주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 즉,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자신의 근로의 대상으로 사용자로부터 금품을 받을 것을 목적으로 사용자와의 사이에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보험가입자로서의 보험료 납부의무가 있다 ( 당원 1995. 1. 4. 선고 94누9290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당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 1995. 6. 30. 선고 94도212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돌아가 원고와 하역작업자들 사이에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있는가에 대하여 보건대, 소외 조합 소속의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 중 하나로서 작업반장인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을 포함한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과 기록에 의하더라도,

(1)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은 소외 조합에 소속되어 원고의 요청에 따라 소외 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 파견된 자들로서, 원고와 사이에 개별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한 바 없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작업량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고 있고,

(2) 원고가 그들에 대한 채용, 인사이동, 해고 및 퇴직 등에 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거나 그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있다고 볼만한 자료가 전혀 없으며,

(3)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이 통상 07:00경 출근하는 이유는 출근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하역작업의 특성상 작업량을 예측하기가 곤란하므로, 작업이 있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 뿐으로 보이고,

(4) 원고가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에게 하였다는 작업지시의 구체적인 내용은 작업대상을 정하여 작업을 지시하고 작업종료를 통보하는 정도인데, 이는 이 사건 하역작업의 내용이 구태여 자세한 지시를 필요치 않는 단순, 반복적 업무인 점, 이 사건 사업장에서 농산물의 구입, 판매 또는 정부양곡의 보관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원고가 사업장 관리운영계획에 따라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에게 그 날의 작업대상과 작업내용을 개괄적으로 지적하고, 작업종료를 통보하는 것은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자로서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지시라고 보여지는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정도의 작업지시를 원고가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에 대하여 작업수행과정에 있어서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하였다고 할 수 없고,

(5) 또한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장기간 계속 근로를 하였다는 것은 이 사건 사업장의 작업물량이 계속 있었다는 사정에 기인하는 것일 뿐, 만일 이 사건 사업장의 작업물량이 없을 경우에는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로서는 소외 조합의 지시에 의하여 하역작업을 필요로 하는 다른 회사들의 사업장에서 근로하였을 것임은 그들의 지위에 비추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계속적인 작업을 근거로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의 근로가 원고 회사에게 종속된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며,

(6) 한편 원고가 상하차비 및 검근료를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에게 직접 지급하다가 이 사건 처분 이후인 1994. 8.부터 직접 지급하지 않고, 소외 조합에 소속된 작업반장인 위 소외 2에게 지급하여 그로 하여금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에게 분배시키고 있는 점(기록 92면, 위 소외 2의 진술서)에 비추어 원래부터 원고가 상하차비 등을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는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사무의 편의상 또는 소외 조합과의 약정상 소외 조합의 업무를 원고가 대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고,

(7) 원고는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이 자유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보고,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것이지 근로자로 보고 갑종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것이 아니며,

(8) 이 사건 사업장 내에 소외 조합의 사무실이 설치되어 있고, 위 소외 2가 작업반장의 지위에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소외 조합은 위 소외 2를 통하여 다른 하역작업자들의 작업을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의 근로제공의 형태, 작업비 지급의 형태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 사이에는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소외 조합으로부터 파견된 이 사건 하역작업자들과 원고와 사이에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있다고 보고,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료 납부의무를 지는 사업주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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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11.28.선고 94구2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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