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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35098 판결
[제명무효확인][공1996.4.15.(8),1090]
판시사항

[1] 회원제 체육시설이용계약의 성질

[2] 헬스클럽 규약상 시설주체가 연회비를 임의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경우, 연회비 인상의 한계

[3] 헬스클럽 시설주체의 연회비 인상이 합리적인 범위에서 이루어졌다고 보아, 그 연회비 납부를 거부하는 클럽회원에 대한 제명처분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회원제 체육시설이용계약은 체육시설의 주체가 다수의 회원을 모집하여 회원들로 하여금 각종 체육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원들은 그 대가로 대금을 지급하는 일종의 무명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바, 회원들이 계약 체결시 체육시설의 주체에게 지급한 일정금액의 입회보증금과 가입비 외에 그 계약에 따라 매년 지급하는 연회비도 위 계약상의 시설이용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2] 헬스클럽의 시설주체가 공과금, 물가인상 기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클럽시설 이용의 대가인 연회비를 임의 조절할 수 있도록 클럽규약에 규정되어 있다면, 일단 연회비의 인상 여부 및 그 인상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은 시설주체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시설주체가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임의로 연회비에 관한 사항을 정할 권한을 가진다고는 해석할 수 없고, 오히려 다수의 회원과 시설이용계약을 체결한 시설주체로서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만 그 연회비의 인상 여부 및 인상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헬스클럽 시설주체의 연회비 인상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것이 아닌 이상,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인상된 연회비의 납부를 최고하고 그 회비 미납 및 클럽의 질서 교란 등을 이유로 클럽시설이용계약을 해지한다는 의미에서 관련 회원들을 제명처분한 것은 정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동방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강순원 외 4인)

피고,상고인

유한회사 렌사 (소송대리인 이재후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피고는 ○○○○○○호텔이라는 상호로 관광숙박업 및 관광객이용시설업을 비롯하여 스포츠시설운영업을 경영하면서 ○○○○○○호텔 휘트니스클럽을 만들어 체육관, 사우나, 수영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회원을 모집하여 운영하여 오고 있는바, 원고들은 1988. 5.경 위 ○○○○○○호텔 휘트니스클럽의 정회원(가족회원, 10년제이었으나 후에 평생회원으로 됨)으로 가입하여 매년 소정의 연회비를 납부하고 위 시설 등을 사용하여 온 사실, 위 클럽 규약 및 세칙의 규정에 의하면, 위 클럽의 정회원은 위 규약 및 세칙 기타 클럽이 정한 사항을 승인하고 가입을 위한 소정의 신청 수속 절차 후 회비(입회비, 가입비, 연회비 및 세금)납입이 완료된 자로서(규약 제4조) 개인회원, 가족회원 및 법인회원의 3종류로 나누어지는바(세칙 제1조), 회원이 된 이후에는 연회비를 납부하여야 하고 연회비는 매년 1. 1.부터 12. 31.을 기준으로 적용되며 회원은 당해연도의 연회비를 전해 12. 31.까지 납부하여야 하는데 클럽은 공과금, 물가인상 기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연회비 등을 임의 조절할 수 있도록(규약 제10조)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클럽은 회원이 ① 회비를 포함한 클럽 및 호텔에 대한 회비를 미납하고 클럽의 납입 독촉에 따르지 아니하는 경우, ② 본 규약을 포함한 클럽의 결정사항을 위반하는 경우, ③ 회원증서 또는 카드를 대여한 경우, ④ 기타 회원의 행위로 인하여 클럽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질서가 교란된 경우에는 회원을 제명하거나 일정기간 회원으로서의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규약 제14조) 규정하고 있는 사실, 위 클럽의 연회비는 개인회원의 경우 1990년도 금 477,400원, 1991년도 금 554,400원, 1992년도 금 608,300원, 1993년도 금 651,200원으로 점차 인상되었으며, 가족회원의 경우 부부회원에 관하여는 1990년도 금 682,000원, 1991년도 금 792,000원, 1992년도 금 869,000원, 1993년도 금 930,050원으로, 자녀회원에 관하여는 1990년도 금 110,000원, 1991년도 금 127,600원, 1992년도 금 139,700원, 1993년도 금 147,400원으로 각 인상되었고, 법인회원의 경우에는 1990년도 금 954,800원, 1991년도 금 1,107,700원, 1992년도 금 1,215,500원, 1993년도 금 1,300,750원으로 인상되었는데, 1994년도에 이르러서는 개인회원의 경우 금 660,000원으로, 법인회원의 경우 금 1,320,000원으로 2% 미만 인상된 반면, 가족회원의 경우는 부부회원이 금 1,122,000원으로, 자녀회원이 금 264,000원으로 각 21% 및 76% 정도가 인상된 사실(할인율의 관점에서 보면 부부회원은 종래의 57% 할인에서 30% 할인으로 할인율이 낮아진 것이다.), 피고가 이처럼 1994년도의 가족회원의 연회비를 대폭 인상키로 결정하고 1994. 1. 6. 그 인상내용을 회원들에게 통보하면서 같은 달 31.까지 이를 납입하여 줄 것을 최고하자, 원고들을 비롯한 일부 회원들은 위 인상결정이 그간의 인상률에 비추어 지나치게 높은 것일 뿐 아니라 일반적인 인건비, 물가, 에너지요금 등의 인상률에 비추어도 합리성을 잃은 것이라고 항의하며 피고에게 그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1994. 1. 31.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94머188호 로 피고를 상대로 하여 연회비 부당인상을 이유로 조정신청을 하고(조정이 불성립되어 현재 본안소송이 계속중이다.) 같은 해 3. 23. 클럽측이 일방적으로 연회비 등을 인상할 수 있도록 규정한 위 클럽규약 제10조들이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을 위반한 것임을 주장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한 사실, 그러나 피고는 원고들의 항의 및 시정요구 등을 묵살하면서 1994. 2. 24. 다시 원고들을 비롯한 일부 회원들에게 연회비의 납입을 독촉하였고, 같은 해 4. 19.에는 같은 달 24.까지 연회비를 납입할 것을 독촉함과 아울러 이를 납입하지 아니하는 회원에 대하여는 1994. 4. 25.부터 클럽의 이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통고서를 발송한 사실, 그러자 원고들은 1994. 4. 23.에 이르러 1994년도 연회비로서 전년도의 연회비를 기준으로 자신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5%의 인상률을 가산하여 원고 1은 금 970,050원의 부부회원 연회비를, 원고 2는 금 1,284,235원의 부부회원 및 자녀회원의 연회비를 피고에게 각 입금한 후 위 클럽시설을 종전과 같이 계속하여 이용하고자 하였는데, 원고들이 같은 달 25. 위 클럽에 입장하려 하자 위 클럽종업원인 소외인이 클럽 방침을 이유로 이를 제지하였고 원고들은 이에 대하여 다소 난폭한 언동을 하면서 무단 입장하여 위 클럽시설을 이용한 사실, 이에 피고는 위 무단 입장 사건이 발생한 1994. 4. 25.자로 원고들의 행위가 위 클럽규약 제14조 제1항 및 제4항 소정의 회비미납 및 클럽의 질서 교란 등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위 클럽에서 제명한 사실, 한편 위 클럽과 같은 스포츠시설을 운영하는 호텔들의 경우 가족회원들에 대한 할인율의 범위는 최저 0%에서 최고 60%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나, 할인율을 갑자기 20% 이상 낮춘 경우나 1990년도와 1994년도의 할인율의 차이가 20%가 넘는 경우는 피고 이외에 인터콘티넨탈호텔(1991년도 변경, 24%)의 하나뿐이며, 1993년도의 임금상승률은 전산업 기준으로 12.2%, 공공요금 상승률은 8.3%, 에너지물가 상승률은 0.5 내지 6.4% 정도에 불과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클럽회원들은 모두 위 클럽의 규약, 세칙 기타 클럽이 정한 사항을 승인하기로 하여 가입된 회원들로서, 위 클럽규약 제10조에 의하면 연회비 등은 공과금, 물가인상 기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클럽이 임의 조절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위 클럽이 이에 따라 1990년도 이래 연회비를 계속하여 인상하여 왔던 점(특별히 이에 항의하는 회원들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위 1994년도의 인상된 연회비를 전액 납부하지 아니하고 클럽종업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클럽시설을 무단 사용한 것은 일응 위 클럽규약 제14조 제1항 및 제4항에 위배되는 행위라 할 것이나, 한편 위 클럽의 그 동안의 연회비 인상률이나 가족회원에 대한 다른 스포츠클럽의 할인율의 변동폭 및 1993년도의 임금이나 물가 등의 상승률 등에 비추어 볼 때 가족회원에 대한 위 클럽의 1994년도 연회비 인상률이 지나치게 높게 결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원고들을 비롯한 일부 회원들은 위 클럽의 위와 같은 인상 이후 위 클럽에 대하여 그 인상된 연회비를 납부하지는 아니하였으나 법원에 대하여 조정신청을 하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하여 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성의 있는 대응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일방적인 주장만을 고집하면서 1994. 4. 19.자로 연회비 미납시에는 클럽시설 이용을 제한한다는 통고를 하였고, 이에 원고들은 우선 자신들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연회비를 납입하고 위 클럽시설을 이용하려 하였으나, 위 클럽종업원이 클럽 방침을 이유로 이를 제지하자 흥분한 나머지 다소 난폭한 언동을 하면서 위 클럽시설에 들어가게 된 점 및 위 클럽규약 제14조가 회원들의 자격정지 및 제명에 관하여 규정하고는 있으나 그 사유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그 처분을 결정하기 위한 아무런 합리적인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위 사유는 엄격하게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보여지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원고들의 행위를 이유로 평생회원들인 원고들에 대하여 위 클럽시설이용계약을 해지하여 위 클럽회원 자격을 영구적으로 박탈하기로 한 이 사건 제명처분은 신의칙에 위반하여 위 클럽규약 제14조의 규정에 대한 적정한 해석을 그르쳐 이루어진 것으로서 당연무효라고 판단하였다.

(2) 일반적으로 회원제 체육시설이용계약은 체육시설의 주체가 다수의 회원을 모집하여 회원들로 하여금 시설주체가 설치한 각종 체육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원들은 그 대가로 대금을 지급하는 일종의 무명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바, 원고들이 피고와의 이 사건 클럽시설이용계약 체결시 피고에게 지급한 일정 금액의 입회보증금과 가입비 외에, 위 계약에 따라 매년 지급하는 연회비도 위 계약상의 시설이용의 대가라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공과금, 물가인상 기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이 사건 클럽시설 이용의 대가인 연회비를 임의 조절할 수 있도록 클럽규약에 규정되어 있다면, 일응 연회비의 인상 여부 및 그 인상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이 시설주체인 피고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피고가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임의로 연회비에 관한 사항을 정할 권한을 가진다고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고, 오히려 다수의 회원과 시설이용계약을 체결한 피고로서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만 그 연회비의 인상 여부 및 그 인상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피고가 이 사건 1994년도 연회비를 인상한 것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의 이 사건 클럽과 유사한 시설을 갖춘 서울시 내의 헬스클럽들의 경우 대체로 1994년도 개인회원의 연회비는 550,000원에서 1,304,600원, 부부회원의 연회비는 1,023,000원에서 2,145,000원, 자녀회원 1인의 연회비는 247,500원에서 858,000원 사이임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다른 헬스클럽들의 연회비 액수에 비하여, 피고가 정한 이 사건 1994년도 개인회원의 연회비 660,000원, 부부회원의 연회비 1,122,000원, 자녀회원의 연회비 264,000원이 부당하게 높은 액수라고 할 수는 없고, 다만 피고의 1994년도의 부부회원 및 자녀회원의 연회비의 인상률이 1993년도 보다 높아진 것은 처음부터 피고가 연회비를 다른 헬스클럽에 비하여 비교적 낮게 책정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여지므로, 1994년도 부부회원과 자녀회원의 각 연회비 인상률이 종전의 연회비 인상률이나 1993년도의 임금상승률, 공공요금 상승률, 에너지물가 상승률 등에 비하여 높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부당하게 이 사건 1994년도의 연회비를 인상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위와 같이 피고의 이 사건 연회비 인상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것이 아닌 이상,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인상된 연회비의 납부를 최고하고 이어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클럽시설이용계약을 해지한다는 의미에서 원고들을 제명처분한 것은 정당하다 고 할 것이고, 비록 원고들이 피고의 위 인상결정에 대하여 항의하며 피고에게 그 시정을 요구하고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하여 조정신청을 하였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연회비 등을 인상할 수 있도록 규정한 위 클럽규약에 대하여 심사청구를 한 바 있다는 사정이나 또는 원고들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연회비를 피고의 예금계좌에 입금하였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 피고의 해지권 행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클럽시설이용계약의 해지 또는 제명처분이 신의칙에 위배되어 당연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는 결과적으로 계약의 해지 및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김석수(주심) 정귀호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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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7.13.선고 94나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