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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2458 판결
[수산업법위반][공1995.12.15.(1006),3962]
판시사항

가.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6조 제4항 소정의 "사업의 이용"의 의미

나. 어촌계가 계원이 아닌 자로 하여금 어촌계 명의의 어업권을 행사케 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어업권의 임대차를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6조 제4항에서 허용하는 "사업의 이용"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다. 어촌계의 계원이 아닌 자로 하여금 어촌계의 사업을 이용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어촌계 명의의 어업권을 행사케 하고 그 대가를 징수할 수 있는지 여부

라. 계원이 아닌 자에게 양식어업권의 행사나 양식어장에의 입어를 허용하는 어촌계 어장관리규약의 효력 및 그 규약에 따라 체결된 어업권 행사 또는 입어 계약의 적법 여부

판결요지

가. 어촌계의 계원이 아닌 자에게 허용할 수 있는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6조 제4항 소정의 "사업의 이용"이라고 함은 어디까지나 어촌계가 당해 사업의 운영주체임을 전제로 하여 그 사업 운영을 원활히 할 목적하에 계원의 이용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원이 아닌 자가 당해 사업이나 시설을 이용함을 의미하고, 더 나아가 계원이 아닌 자가 그 사업의 운영주체가 되는 것까지 이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어촌계가 그 계원이 아닌 자로 하여금 어촌계 명의로 취득한 어업권의 일부를 행사케 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임료를 지급받기로 약정한 것은 어업권의 임대차의 실질을 갖는 것이고, 이와 같은 어업권의 임대차는 어업권자가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는 가운데 임차인의 의사에 따라 어업권이 행사되고 그 어업을 영위함에 의하여 생기는 이익은 차임으로 어업권자에게 지급되는 것 이외에는 모두 임차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그 운영주체의 변경을 가져오는 것이므로 이를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6조 제4항에서 허용하는 "사업의 이용"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 수산업법이 어업권의 임대차를 금지하고 있는 취지는, 적격성과 우선순위 등의 판단을 거쳐 자영할 의사가 있는 자에게 해당 수면을 구획·전용하여 어업을 경영케 하고 그 이익을 제3자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수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목적 아래 마련된 어업면허제도의 근간을 유지함과 아울러 어업권자가 스스로 어업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부재지주적 지대를 징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자영하는 어민에게 어장을 이용시키려는 데 있으므로, 어촌계의 계원이 아닌 자로 하여금 어촌계의 사업을 이용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어촌계 명의의 어업권을 행사케 하고 그 대가를 징수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어촌계 명의의 어업권에 대한 임대차를 사실상 널리 허용하는 셈이 되고, 이는 곧 어업권의 임대차를 금지하는 수산업법의 근본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라. 수산업법 제37조 제1항, 제38조, 제40조 제1항,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7조 제1항 제1호, 제2항의 각 규정을 종합하면, 어촌계가 가지고 있는 어업권은 당해 어촌계의 계원이 이를 행사할 수 있고, 계원이 아닌 자는 같은 법 제2조 제7호의 입어자에 해당하거나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7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준계원이 된 경우에만 공동어업권의 어장에 입어할 수 있으며, 어촌계의 어장관리규약에서는 위와 같이 계원이 어업권을 행사하거나 계원이 아닌 자가 공동어업권의 어장에 입어함에 있어서 기준이 되는 우선순위 등의 자격, 어업권의 행사방법과 입어방법, 어업의 시기, 어업의 방법, 행사료 및 입어료 기타 어장의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을 뿐이고, 또한 수산업법상 "입어"라고 함은 같은 법 제44조의 규정에 의하여 어업의 신고를 한 자로서 공동어업권이 설정되기 전부터 당해 수면에서 계속적으로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여 온 사실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인정되는 자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어업권원부에 등록된 자가 공동어업의 어장에서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는 것을 말하므로(같은 법 제2조 제7호, 제40조), 이는 공동어업권자의 어업구역에서 공동어업을 하는 경우에만 허용되고 이 사건과 같이 양식어업권자의 어업구역에서 양식어업을 하는 경우에는 허용될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계원이 아닌 자에게 양식어업권의 행사나 양식어업권의 어장에의 입어를 허용하는 어촌계의 어장관리규약은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그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이므로, 그 어장관리규약에 따라 체결된 어업권 행사 또는 입어 계약은 적법한 어업권의 행사나 입어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피 고 인

A

상 고 인

검 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2.7.29. 13:00경 전남 진도읍 남동리 소재 진도군 수산업협동조합 사무실에서 B 어촌계장인 공소외 C와 사이에 위 어촌계의 계원이 아니면서 위 어촌계의 어업권에 속하는 전남 진도군 D 동방 약 6,700m 해상의 해태어업권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어업권을 임대차의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함에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수산업법 제33조, 제37조 제1항, 제38조,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6조 제1항, 제4항, 제5항의 각 규정에 따르면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은 당해 어촌계가 정하여 관할청의 승인을 받은 어장관리규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어촌계의 계원이 행사할 수 있을 뿐 이를 타에 임대할 수 없으나, 다만 당해 어촌계원의 이익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는 그 사업의 일부를 그 계원이 아닌 자에게 이용하게 할 수 있으며, 그 경우 이는 당해 계원의 사업 이용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어 이를 임대차로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에 의하여 전남 진도군 B에 거주하는 주민 139명으로 구성된 B 어촌계는 위 D 동방 약 6,700m 해상의 해태양식장 50ha에 관하여 어업면허를 취득한 후 그 계원 7명으로 하여금 해태양식을 하게 해 왔고, 피고인은 위 B의 인근에 있는 E 어촌계의 계원으로서 수년 전부터 위 해태양식장의 일부에서 불법으로 해태양식을 해 온 사실, B 어촌계는 피고인의 요청으로 1992.7.26. 임시총회에서 어장관리규약을 의결함과 함께 위 어업면허지역 중 B 어촌계원이 어업권을 행사하지 않는 지역에 한하여 피고인과 공소 외 F에게 해태양식을 허용하기로 결의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1992.9.2. B 어촌계장인 소외 C와 위 어업면허지역 중 일부에 대하여 입어자는 피고인 외 1인, 입어시설량은 해태발 200책, 입어기간은 1992. 7. 30.부터 2년간, 입어료는 처음 1년간은 500,000원, 그 다음 1년간은 1,000,000원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임시총회에서 결의된 위 어장관리규약은 1992.10.1. 진도군수의 승인을 받은 사실 등을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과 B 어촌계와 사이에 체결된 위 계약은 같은 어촌계가 위 어장관리규약에 의하여 그 사업의 일부를 다른 어촌계원인 피고인에게 이용시키기로 하는 입어행사계약으로서 이를 임대차계약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6조 제1항이 그 제2호에서 어촌계가 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 중의 하나로서 "어업권의 취득 및 어업의 경영"을 들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에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계원이 아닌 자에게 어촌계의 사업의 일부를 이용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위 제1항 제2호의 경우를 특별히 제외하고 있지 않지만, 원심이 들고 있는 위 시행령 제16조 제4항에 의하더라도 어촌계는 정관에 미리 정함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계원이 아닌 자에게 그 사업의 일부를 이용하게 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 B 어촌계의 경우 그 정관에서 같은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을 계원이 아닌 자에게 이용 또는 행사시킬 수 있다고 정한 규정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어촌계의 계원이 아닌 자에게 허용할 수 있는 위 시행령 제16조 제4항 소정의 "사업의 이용"이라고 함은 어디까지나 어촌계가 당해 사업의 운영주체임을 전제로 하여 그 사업 운영을 원활히 할 목적하에 계원의 이용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원이 아닌 자가 당해 사업이나 시설을 이용함을 의미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계원이 아닌 자가 그 사업의 운영주체가 되는 것까지 이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와 같이 어촌계가 그 계원이 아닌 피고인으로 하여금 어촌계 명의로 취득한 어업권의 일부를 행사케 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임료를 지급받기로 약정한 것은 어업권의 임대차의 실질을 갖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어업권의 임대차는 어업권자가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는 가운데 임차인의 의사에 따라 어업권이 행사되고 그 어업을 영위함에 의하여 생기는 이익은 차임으로 어업권자에게 지급되는 것 이외에는 모두 임차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그 운영주체의 변경을 가져오는 것이므로 이를 위 시행령 제16조 제4항에서 허용하는 "사업의 이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수산업법이 어업권의 임대차를 금지하고 있는 취지는, 적격성과 우선순위 등의 판단을 거쳐 자영할 의사가 있는 자에게 해당 수면을 구획·전용하여 어업을 경영케 하고 그 이익을 제3자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수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목적 아래 마련된 어업면허제도의 근간을 유지함과 아울러 어업권자가 스스로 어업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부재지주적 지대를 징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자영하는 어민에게 어장을 이용시키려는 데 있다고 할 것인데, 원심의 판단과 같이 어촌계의 계원이 아닌 자로 하여금 어촌계의 사업을 이용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어촌계 명의의 어업권을 행사케 하고 그 대가를 징수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어촌계 명의의 어업권에 대한 임대차를 사실상 널리 허용하는 셈이 되고, 이는 곧 어업권의 임대차를 금지하는 수산업법의 근본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기록(공판기록 134면)에 의하면, 위 어촌계의 양식어업어장관리규약은 그 제3조에서 위 어촌계의 어업권은 그 어장에 인접한 지역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주소를 가진 당해 지구별조합의 조합원이 이를 행사한다고 규정하고, 그 제4조에서 어촌계는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의 어장에 대하여 어업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자와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 이상 3년 이내의 행사기간을 정하여 어업권의 행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위 어촌계의 계원이 아닌 자도 어촌계가 취득한 양식어업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을 알아볼 수 있으나. 수산업법 제37조 제1항, 제38조, 제40조 제1항,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7조 제1항 제1호, 제2항의 각 규정을 종합하면, 어촌계가 가지고 있는 어업권은 당해 어촌계의 계원이 이를 행사할 수 있고, 계원이 아닌 자는 같은 법 제2조 제7호의 입어자에 해당하거나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7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준계원이 된 경우에만 공동어업권의 어장에 입어할 수 있으며, 어촌계의 어장관리규약에서는 위와 같이 계원이 어업권을 행사하거나 계원이 아닌 자가 공동어업권의 어장에 입어함에 있어서 기준이 되는 우선순위 등의 자격, 어업권의 행사방법과 입어방법, 어업의 시기, 어업의 방법, 행사료 및 입어료 기타 어장의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이고, 또한 수산업법상 "입어"라고 함은 같은 법 제44조의 규정에 의하여 어업의 신고를 한 자로서 공동어업권이 설정되기 전부터 당해 수면에서 계속적으로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여 온 사실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인정되는 자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어업권원부에 등록된 자가 공동어업의 어장에서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는 것을 말하므로(같은 법 제2조 제7호, 제40조), 이는 공동어업권자의 어업구역에서 공동어업을 하는 경우에만 허용되고 이 사건과 같이 양식어업권자의 어업구역에서 양식어업을 하는 경우에는 허용될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계원이 아닌 자에게 양식어업권의 행사나 양식어업권의 어장에의 입어를 허용하는 위 어촌계의 어장관리규약은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그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위 어장관리규약에 따라 피고인이 위 B 어촌계와 체결한 이 사건 계약 또한 적법한 어업권의 행사나 입어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설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위에서 본 관계 법령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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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지방법원목포지원 1994.10.7.선고 93고단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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